그저 웃지요. 허허허허허;;;
스타데이트 48521.5
카다시아 국경에 인접한 베이조인 거주지를 방문하고 돌아오던 중 마퀴를 발견한 키라와 오도는 배를 추적해 지각이 불안정한 달에 상륙한다. 잠깐 갈라진 사이 키라는 스스로 자라나는 결정에 붙잡힌다. 결정이 목까지 자라자 키라는 떠나라 명령하고, 오도는 자신이 키라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며 불복종한다. 이어지는 대화를 통해 오도는 상대방이 키라가 아니라 여성 체인즐링임을 밝혀낸다. 여성 체인즐링은 오도가 알파 분면에 남은 이유를 키라 때문이라 보고 두 사람의 유대를 끊으려 한 것이었다. 오도는 진짜 키라를 구하지만 자신의 마음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성인식을 치른 노그는 페렝기의 전통에 따라 자신의 길을 정한다. 그것은 스타플릿에 입대하는 것이었다. 노그의 동기를 알 수 없었던 시스코는 아카데미 입학 추천장을 거절한다. 노그는 다른 종족이었다면 기술자로 성공했겠지만 페렝기 사회에서는 실패자에 불과한 아버지 롬처럼 살고 싶지 않아 스타플릿을 선택한 것이었다. 이유를 들은 시스코는 노그에게 기회를 주기로 결정한다.
-메인스트림에서 중요한 사건 두 개가 터졌다. 그 중 하나는 향후 우리은하 절반의 운명에 영향을 끼친다. -_-
그나저나, 영어가 짧은지라 I love you와 I'm in love with you의 차이를 모르겠다. 어감? 격식? 그냥 단어수의 차이? -_-; 혹시 아시는 분이 있다면 설명 부탁드립니다.
-하여, 오도가 드디어 자기 입으로 자빠졌음을 시인하였으나.(...) 그 말을 들은 사람이 키라가 아니었다. 문제는 오도의 용기가 거기서 끝나버린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아..... 우선 한숨 좀 쉬고. 진짜 키라 앞에서는 말로 표현하기는커녕 5시즌 말에 엉뚱한 놈(...)이 참다 못해 나서줄 때까지 티조차도 내지 않을 테지. -_-;;; 오도의 이 무한한 소심함 때문에 끄적이고 있는 내가 다 부끄러워진다. 분명 200년 뒤의 오도는 그 200년 동안 키라를 다시 만났을 때 칠 대사만 연구하고 살았을 거야. -_-;;;
이 에피소드에서 여성 체인즐링이 "네가 체인즐링인 한 네들은 안 됨." 쯤에 해당하는 일침을 놓은 것이 이후의 전개에 대해 일정한 부분에서는 설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긴 하다. 여성 체인즐링의 말은 체인즐링들의 일반적인 생각을 반영한 것이었다. 체인즐링과 휴머노이드는 결코 서로를 이해하거나 어울릴 수 없다, 라는. 이후로 오도가 맺는 대인관계를 쭉 보면 여성 체인즐링의 그 경고 내지 충고를 다른 체인즐링으로부터 직설적으로 지적당하기 전까지는 알면서도 애써 무시하지 않았을까 싶다. ('극복'으로 승화시킬 단계가 아니다, 아직은) 키라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그 점을 무의식중에 염려했을 가능성은 있다. 주된 원인이야 그놈의 소심함 때문에 그녀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면 아름다운 우정이라도 새기고파 ㅠㅠ 를 웅얼웅얼하는 마인드겠지만. 아오, 됐다.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마지막의 그,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를 중얼거리면서 오도가 지어보인 표정으로 게임 오버다. -_-;;;
랄까... 오도가 키라한테만 유독 살갑고 민감해지는 건 누가 봐도 명백하잖아. 말로 표현은 안 해도 태도가 미묘하게 달라지지 않냐고. 키라야 내내 다른 사람과 연애 중이었고 오도를 진심으로 친구라 생각했더랬으니 무엇을 보든 딴 생각을 할 수 없었겠거니 선해해줄 수 있다. 왜 스타플릿 사람들은 그 잣지아조차도 알아채지 못한 걸까. 트로이 여사와 쿼크는 오도가 살짝 민감해지는 걸 한 번 본 걸로 딱 눈치 깠더랬고 심지어 로뮬란들은 오도를 직접 보지 않고도 핵심을 짚어내더구만.(...)
-칩이 죽을 고생하는 또다른 이야기인 2x25(Tribunal)에서는 누명을 쓰고 카다시아의 재판장에 끌려간 오브라이언을 위해 오도가 나서서 변론을 해줬더랬다. 그 후로 두 사람이 친해졌다는 징조는 직접적인 장면보다는 오도와 다른 인물의 대화 중에 언급되는 형식으로 나타나곤 했다. 오브라이언이 오도에게 추리물과 로맨스 소설을 이것저것 빌려준 것이 일단 기본적으로 알려진 것이다.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그가 가끔 오도와 홀로스윗에서 카약을 탄다는 게 밝혀졌다. 시스코가 야덕인 만큼 오브라이언은 카약 덕후이다. 그래도 그 양반이 바시어와 카약을 탔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는 듯한데. -_-; 어쨌거나 이것은 저 비사교적인 오도 역시 나름대로 인간관계를 조금씩 넓혀왔다는 뜻이리라. 한 사람한테 너무 집중되어서 다른 사람들과는 상대적으로 얕은 모양이지만.
오도의 정식이름인 '오도이탈'은 카다시아어로 '아무것도 아님(nothing)'을 뜻한다. 그 이름을 들을 때마다 자신이 이 알파 분면에서 nothing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던 그가 지금은 키라를 중심으로 정거장 사람들과 유대를 쌓고 '오도'라는 이름을 가진 하나의 인격 자체를 긍정하고 있다. DS9을 처음부터 본 시청자들이라면 그 이상의 설명이 없어도 이것이 그의 캐릭터에 상당히 큰 의미를 가진다는 걸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알파 분면에서나 드디어 만난 동족들 앞에서나 물 위의 기름처럼 겉도는 아웃사이더를 모두 봐왔으니까. 그리고, 이후의 그가 어떤 형태로든 바뀌게 될 거란 것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게 장편물의 장점이고 묘미이리라.
-"체인즐링은 결코 다른 체인즐링을 해치지 않는다." 3x02(The Search, Part II)에서 언급되었던 떡밥이 두 번째로 언급되었다. 강조할수록 떡밥의 향내는... 강화된다. -_-!
-한편에서는 노그가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본격적으로 페렝기 사회에 반기를 들어버렸다. 내 생각인데, 혹시라도 VOY 이후 시대가 배경인 새 시리즈가 나온다면 거기선 페렝기 출신 스타플릿이 반드시 몇 명 등장할 것 같다. 노그라면 함장까지는 충분히 해내리라 예상된다. 스타플릿에서 이름을 날리는 페렝기 함장이 등장하고 나면 페렝기식 자본주의/가부장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페렝기 남녀들이 인생의 선택지에 스타플릿을 포함시키게 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노그는 분명 심사숙고 끝에 자기 자신의 행복을 위해 가장 좋은 길을 택한 거지만, 쿼크같은 보수적인 페렝기들 입장에서는 절로 페렝기 문명의 멸망 운운하는 한탄이 나올 수밖에 없는 노릇일 것이다.
-2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롬은 대놓고 바보 멍청이 취급당했다. 빨대도 구부릴 줄 모른다느니 호수에 빠뜨려도 물 한 컵 뜨지 못할 거라느니 혹평이 장난이 아니었더랬다. 그 빨대 운운하는 발언이 나온 에피소드에서는 롬이 그 정도로 바보이기 때문에 바의 물질재생기를 고쳐놓지 못했을 거라는 게 쿼크의 주거침입을 추측해내는 근거가 될 정도였지 않은가. 그러던 롬의 캐릭터가 바뀌기 시작한 게 2x08(Necessary Evil)이었다. 그 에피소드 잡담 때는 내가 좋아라하는 키라와 오도에 헤롱거리느라 롬에 대해 끄적이는 걸 깜빡했지만;; 아무튼 그 시점부터 롬이 환골탈태 수준으로 변신한 것 같다. 노그를 제이크 대신 -_- 스타플릿에 보내기 위해 빌딩에 들어가면서 롬의 캐릭터도 덩달아 발전한 게 아닐까 의심된다. 초기의 롬과 노그는 개랙이 그랬던 것처럼 게스트스타에 배역의 이름도 뜨지 않을 정도로 지나가는 조역에 불과했더랬으니까. 결과적으로는 개랙을 발전시킨 경우처럼 매우 잘한 선택이라고 본다. 롬과 노그의 이야기가 있음으로 인해 쿼크의 내부에서 다른 종족과 부대끼며 온화해진 부분과 끝까지 페렝기답고자 하는 눈물겨운 고집의 충돌이 보다 현실감을 얻지 않았는가. 게다가 여태껏 소악당 무리로만 묘사되던 페렝기의 세계가 인간세상과 마찬가지로 사람 사는 곳이란 걸 묘사해내는 것도 롬과 노그같은 비주류적인 인물들로 인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쿼크나 브런트같은 진짜배기 페렝기들만 득시글해서야, 그 동네에도 당연히 있을 낙오자와 반항아들은 스파르타 식으로 나가 죽어서 없어지기라도 한 것처럼 비현실적이지 않겠는가? 결론은? 쿼크네 가족들 만세!
-여성 체인즐링 역의 살로메 젠스는 알고 보니 TNG와 ENT에도 나왔다. 내가 DS9을 먼저 열심히 판 후 두 시리즈를 봤기 때문에 첫눈 첫목소리에 엇 그 사람! 하고 알아볼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절대 알 수 없었겠지. 맨날 얼굴에 무슨 가면같은 걸 뒤집어쓰고 나오니 말이야. VOY에도 출연했는지는 모르겠다. VOY는 TOS를 뗀 직후 넘어간 시리즈라 그런 것까지 살필 바탕이 전혀 없었다.; 어쨌거나. 트렉은 워낙 양이 방대하다 보니 조연 돌려쓰기로도 유명한데, 이런 걸 찾아내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다. 두캇과 패리스가 TNG에 나타나고 우리의 웨이윤이 200년을 거슬러가 ENT에 출몰하는 걸 보다 보면 절로 내 입가가 찢어지더라. 낄낄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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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데이트 48521.5
카다시아 국경에 인접한 베이조인 거주지를 방문하고 돌아오던 중 마퀴를 발견한 키라와 오도는 배를 추적해 지각이 불안정한 달에 상륙한다. 잠깐 갈라진 사이 키라는 스스로 자라나는 결정에 붙잡힌다. 결정이 목까지 자라자 키라는 떠나라 명령하고, 오도는 자신이 키라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며 불복종한다. 이어지는 대화를 통해 오도는 상대방이 키라가 아니라 여성 체인즐링임을 밝혀낸다. 여성 체인즐링은 오도가 알파 분면에 남은 이유를 키라 때문이라 보고 두 사람의 유대를 끊으려 한 것이었다. 오도는 진짜 키라를 구하지만 자신의 마음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성인식을 치른 노그는 페렝기의 전통에 따라 자신의 길을 정한다. 그것은 스타플릿에 입대하는 것이었다. 노그의 동기를 알 수 없었던 시스코는 아카데미 입학 추천장을 거절한다. 노그는 다른 종족이었다면 기술자로 성공했겠지만 페렝기 사회에서는 실패자에 불과한 아버지 롬처럼 살고 싶지 않아 스타플릿을 선택한 것이었다. 이유를 들은 시스코는 노그에게 기회를 주기로 결정한다.
-메인스트림에서 중요한 사건 두 개가 터졌다. 그 중 하나는 향후 우리은하 절반의 운명에 영향을 끼친다. -_-
그나저나, 영어가 짧은지라 I love you와 I'm in love with you의 차이를 모르겠다. 어감? 격식? 그냥 단어수의 차이? -_-; 혹시 아시는 분이 있다면 설명 부탁드립니다.
-하여, 오도가 드디어 자기 입으로 자빠졌음을 시인하였으나.(...) 그 말을 들은 사람이 키라가 아니었다. 문제는 오도의 용기가 거기서 끝나버린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아..... 우선 한숨 좀 쉬고. 진짜 키라 앞에서는 말로 표현하기는커녕 5시즌 말에 엉뚱한 놈(...)이 참다 못해 나서줄 때까지 티조차도 내지 않을 테지. -_-;;; 오도의 이 무한한 소심함 때문에 끄적이고 있는 내가 다 부끄러워진다. 분명 200년 뒤의 오도는 그 200년 동안 키라를 다시 만났을 때 칠 대사만 연구하고 살았을 거야. -_-;;;
이 에피소드에서 여성 체인즐링이 "네가 체인즐링인 한 네들은 안 됨." 쯤에 해당하는 일침을 놓은 것이 이후의 전개에 대해 일정한 부분에서는 설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긴 하다. 여성 체인즐링의 말은 체인즐링들의 일반적인 생각을 반영한 것이었다. 체인즐링과 휴머노이드는 결코 서로를 이해하거나 어울릴 수 없다, 라는. 이후로 오도가 맺는 대인관계를 쭉 보면 여성 체인즐링의 그 경고 내지 충고를 다른 체인즐링으로부터 직설적으로 지적당하기 전까지는 알면서도 애써 무시하지 않았을까 싶다. ('극복'으로 승화시킬 단계가 아니다, 아직은) 키라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그 점을 무의식중에 염려했을 가능성은 있다. 주된 원인이야 그놈의 소심함 때문에 그녀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면 아름다운 우정이라도 새기고파 ㅠㅠ 를 웅얼웅얼하는 마인드겠지만. 아오, 됐다.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마지막의 그,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를 중얼거리면서 오도가 지어보인 표정으로 게임 오버다. -_-;;;
랄까... 오도가 키라한테만 유독 살갑고 민감해지는 건 누가 봐도 명백하잖아. 말로 표현은 안 해도 태도가 미묘하게 달라지지 않냐고. 키라야 내내 다른 사람과 연애 중이었고 오도를 진심으로 친구라 생각했더랬으니 무엇을 보든 딴 생각을 할 수 없었겠거니 선해해줄 수 있다. 왜 스타플릿 사람들은 그 잣지아조차도 알아채지 못한 걸까. 트로이 여사와 쿼크는 오도가 살짝 민감해지는 걸 한 번 본 걸로 딱 눈치 깠더랬고 심지어 로뮬란들은 오도를 직접 보지 않고도 핵심을 짚어내더구만.(...)
-칩이 죽을 고생하는 또다른 이야기인 2x25(Tribunal)에서는 누명을 쓰고 카다시아의 재판장에 끌려간 오브라이언을 위해 오도가 나서서 변론을 해줬더랬다. 그 후로 두 사람이 친해졌다는 징조는 직접적인 장면보다는 오도와 다른 인물의 대화 중에 언급되는 형식으로 나타나곤 했다. 오브라이언이 오도에게 추리물과 로맨스 소설을 이것저것 빌려준 것이 일단 기본적으로 알려진 것이다.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그가 가끔 오도와 홀로스윗에서 카약을 탄다는 게 밝혀졌다. 시스코가 야덕인 만큼 오브라이언은 카약 덕후이다. 그래도 그 양반이 바시어와 카약을 탔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는 듯한데. -_-; 어쨌거나 이것은 저 비사교적인 오도 역시 나름대로 인간관계를 조금씩 넓혀왔다는 뜻이리라. 한 사람한테 너무 집중되어서 다른 사람들과는 상대적으로 얕은 모양이지만.
오도의 정식이름인 '오도이탈'은 카다시아어로 '아무것도 아님(nothing)'을 뜻한다. 그 이름을 들을 때마다 자신이 이 알파 분면에서 nothing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던 그가 지금은 키라를 중심으로 정거장 사람들과 유대를 쌓고 '오도'라는 이름을 가진 하나의 인격 자체를 긍정하고 있다. DS9을 처음부터 본 시청자들이라면 그 이상의 설명이 없어도 이것이 그의 캐릭터에 상당히 큰 의미를 가진다는 걸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알파 분면에서나 드디어 만난 동족들 앞에서나 물 위의 기름처럼 겉도는 아웃사이더를 모두 봐왔으니까. 그리고, 이후의 그가 어떤 형태로든 바뀌게 될 거란 것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게 장편물의 장점이고 묘미이리라.
-"체인즐링은 결코 다른 체인즐링을 해치지 않는다." 3x02(The Search, Part II)에서 언급되었던 떡밥이 두 번째로 언급되었다. 강조할수록 떡밥의 향내는... 강화된다. -_-!
-한편에서는 노그가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본격적으로 페렝기 사회에 반기를 들어버렸다. 내 생각인데, 혹시라도 VOY 이후 시대가 배경인 새 시리즈가 나온다면 거기선 페렝기 출신 스타플릿이 반드시 몇 명 등장할 것 같다. 노그라면 함장까지는 충분히 해내리라 예상된다. 스타플릿에서 이름을 날리는 페렝기 함장이 등장하고 나면 페렝기식 자본주의/가부장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페렝기 남녀들이 인생의 선택지에 스타플릿을 포함시키게 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노그는 분명 심사숙고 끝에 자기 자신의 행복을 위해 가장 좋은 길을 택한 거지만, 쿼크같은 보수적인 페렝기들 입장에서는 절로 페렝기 문명의 멸망 운운하는 한탄이 나올 수밖에 없는 노릇일 것이다.
-2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롬은 대놓고 바보 멍청이 취급당했다. 빨대도 구부릴 줄 모른다느니 호수에 빠뜨려도 물 한 컵 뜨지 못할 거라느니 혹평이 장난이 아니었더랬다. 그 빨대 운운하는 발언이 나온 에피소드에서는 롬이 그 정도로 바보이기 때문에 바의 물질재생기를 고쳐놓지 못했을 거라는 게 쿼크의 주거침입을 추측해내는 근거가 될 정도였지 않은가. 그러던 롬의 캐릭터가 바뀌기 시작한 게 2x08(Necessary Evil)이었다. 그 에피소드 잡담 때는 내가 좋아라하는 키라와 오도에 헤롱거리느라 롬에 대해 끄적이는 걸 깜빡했지만;; 아무튼 그 시점부터 롬이 환골탈태 수준으로 변신한 것 같다. 노그를 제이크 대신 -_- 스타플릿에 보내기 위해 빌딩에 들어가면서 롬의 캐릭터도 덩달아 발전한 게 아닐까 의심된다. 초기의 롬과 노그는 개랙이 그랬던 것처럼 게스트스타에 배역의 이름도 뜨지 않을 정도로 지나가는 조역에 불과했더랬으니까. 결과적으로는 개랙을 발전시킨 경우처럼 매우 잘한 선택이라고 본다. 롬과 노그의 이야기가 있음으로 인해 쿼크의 내부에서 다른 종족과 부대끼며 온화해진 부분과 끝까지 페렝기답고자 하는 눈물겨운 고집의 충돌이 보다 현실감을 얻지 않았는가. 게다가 여태껏 소악당 무리로만 묘사되던 페렝기의 세계가 인간세상과 마찬가지로 사람 사는 곳이란 걸 묘사해내는 것도 롬과 노그같은 비주류적인 인물들로 인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쿼크나 브런트같은 진짜배기 페렝기들만 득시글해서야, 그 동네에도 당연히 있을 낙오자와 반항아들은 스파르타 식으로 나가 죽어서 없어지기라도 한 것처럼 비현실적이지 않겠는가? 결론은? 쿼크네 가족들 만세!
-여성 체인즐링 역의 살로메 젠스는 알고 보니 TNG와 ENT에도 나왔다. 내가 DS9을 먼저 열심히 판 후 두 시리즈를 봤기 때문에 첫눈 첫목소리에 엇 그 사람! 하고 알아볼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절대 알 수 없었겠지. 맨날 얼굴에 무슨 가면같은 걸 뒤집어쓰고 나오니 말이야. VOY에도 출연했는지는 모르겠다. VOY는 TOS를 뗀 직후 넘어간 시리즈라 그런 것까지 살필 바탕이 전혀 없었다.; 어쨌거나. 트렉은 워낙 양이 방대하다 보니 조연 돌려쓰기로도 유명한데, 이런 걸 찾아내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다. 두캇과 패리스가 TNG에 나타나고 우리의 웨이윤이 200년을 거슬러가 ENT에 출몰하는 걸 보다 보면 절로 내 입가가 찢어지더라. 낄낄낄
Posted by 양운/견습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