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데이트 48543.2
베이조와 카다시아 간에 성립된 평화조약을 바탕으로 카다시아에서 과학자들이 파견된다. 그들의 임무는 웜홀을 통과해 알파 분면과 감마 분면의 통신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베덱 야카는 3000년 전의 어떤 예언이 지금 상황과 관련있다 해석하고 시스코에게 실험을 중단할 것을 주장한다. 두 명이었던 카다시안 과학자가 세 명으로 늘어나고 예상치 못한 혜성의 출현으로 웜홀이 붕괴될 위기에 처하는 등, 일응 예언이 실현되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들이 벌어진다. 잣지아의 충고를 들은 시스코는 계획했던 대로 실험을 계속하면서 웜홀을 보호해낸다. 그 과정에서 쪼개진 혜성이 웜홀 안에 남긴 흔적을 통해 양 분면 간의 항구적인 통신이 가능해진다.
-실험의 성공(?)으로 알파 분면과 감마 분면은 7만 광년을 뛰어넘어 통신이 가능해졌으며 베이조와 카다시아의 관계 또한 좋은 방향으로 일보를 내딛게 되었다. (카다시아 손님도 들어오게 될 거란 예측에 쿼크는 신났다.) 베덱 버라이얼의 목숨으로 이끌어낸 평화조약이 양국의 미래 뿐 아니라 알파 분면이 치르게 될 전쟁에서도 간접적으로 도움을 준 셈이라 생각하면 좀 묘한 기분이 된다. 한 사람의 목숨과 존엄에 이런 식으로 가격을 매길 수도 있겠구나. 쩝.
-오, 카다시안, 오 츤데레, 이 내츄럴 본 츤데레를 어찌 하나요 ㅋㅋㅋㅋㅋ 오브라이언 특유의 무뚝뚝한 태도가 카다시안 사이에서는 찐하게 작업거는 행동이라나. 문화차이 때문에 오해한 카다시안 과학자한테는 안 된 일이지만 나는 매우 쳐웃었다. ㅋㅋㅋㅋㅋ 두캇이 키라한테 툭하면 작업남의 행태를 보이는 것도 그런 선상에서 해석될 수 있는 건가? 키라는 언행이 일치하는지라 싫어하는 사람한테는 대놓고 엄하게 군다. 두캇이 그걸 일부러 츤츤거리는 거야 사실은 나한테 조금쯤 반한 거야 -_-* 라고 해석하며 혼자 씨이익 웃는 게 너무너무너무 잘 상상되어서, 아, 배, 배 땡긴다!;;;;;;;
-옵시디언단은 권력(과 그 횡포)이 큰 만큼 미움도 많이 받는 모양이다. 대조적으로 과학자들은 군부의 통제를 받는 월급쟁이들이지만 비교적 사고가 열려있는 모양이다. 군부와 옵시디언단이 대립하면 밥그릇 싸움이라 그게 그거지 싶은데, 과학자들이 옵시디언단에 반발하고는 이 상황에 대해 상관이 당연히 그들을 보호해줄 거라 믿는 걸 보면 이쪽의 대립은 좀 더 복잡한 게 있는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독재권력이 가장 먼저 탄압하는 것은 언론이고 마지막으로 손대는 게 학문이라는 말을 어디서 주워들은 것도 같은데...
-스카티와 오브라이언 같은 기관사들의 공통점은 일하는 데에 필요한 시간을 뻥튀겨 보고하곤 한다는 것이리라. "5시간은 걸릴 거구만요." "2시간 내에 끝내!" "알겄구만요." 그리고 짠~ 2시간 이내에 일은 끝난다. 함장은 마음이 놓이고 기관사는 능력있어 보이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그 뻥이 정말 심했던 스카티가 라포지에게 이실직고한 바에 의하면 이런 효과를 일부러 노리고 부풀려서 보고했다나 어쨌다나. 의심이 사실로 밝혀지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그래도 오브라이언 정도면 양심적으로 뻥튀기하는 거겠지. 나도 마감이 걸린 일에 이런 식으로 낚시질을 하면 유능해 보일까?(...)
-트렉의 세계에서 광속돌파가 가능한 것은 아공간 거품을 형성해 질량을 보정한 상태에서 어쩌고저쩌고... 하는 이야기를 어디서 들은 적이 있다. 이를 테면, 어떤 어뢰는 인공적으로 형성한 기포가 어뢰를 감싸도록 설계함으로써 그냥 쏘는 것보다 물 속에서 저항을 덜 받게 해 속도를 높인다고 한다. (그런 어뢰가 진짜로 있다면 항적이 드러날 테니 잠수함에선 못 쓸 듯?) 트렉의 워프항행은 그것과 비슷한 원리라는 것이다. 쪼개진 혜성 조각 사이에 런어바웃이 들어갔을 때 생성된 투명한 실드 같은 것이 그 거품이겠지.
나는 어디서 주워들은 건 있는데 제대로 아는 게 없는 거냐. 자아비판 좀 해야겠는데? -_-;;;
-정말 간만에 언급된 '특사'로서의 시스코. 제작진은 이 무렵에야 메인스트림에 The 시스코 사가를 쑤셔넣고자 고심하기 시작한 게 아닐까 의심된다. -_- 이번 에피소드의 맨 마지막 장면에서 베덱 야카가 언급하다 끊긴 트래코어의 네 번째 예언은 특사가 직면하게 될 불의 심판 운운하는 것이 벌써부터 심상치않다. 뭐 DS9에서 최종전의 최종전은 결국 웜홀 외계인들 문제로 귀착할 거라 이거겠지... -_-;
그건 나중의 일이고. 이번 에피소드에 언급된 트래코어의 세 번째 예언이 '이루어지는' 모양새를 보면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시스코가 야카의 해석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실험을 중단했다면 어떤 식으로든 그 혜성이 웜홀을 고스란히 붕괴시켜 해석대로 세 마리 독사=카다시안 공식을 성립시켰을 것이다. 반대로 해석을 무시하고 소신대로 행동했더니 이번에는 세 마리 독사=세 조각난 혜성 공식이 성립되었다. 시스코가 어떤 선택을 하든 해석하는 사람들은 상황을 예언에 짜맞춰 읽었을 거란 이야기가 된다.
예언을 들었기 때문에 그것이 실현되고 마는 경우는 비극에서 심심치않게 쓰인다. 마녀들의 예언을 듣지 않았어도 맥베스가 왕을 배신했을까? 오이디푸스가 버려지지 않았어도 자기 친부를 살해했을까?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지 예언 따위가 아니란 걸 제작진은 말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우리가 시간을 선형적으로 살기 때문에 미래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지만, 어쨌거나 지금 이 순간 살아가고 있는 시간은 '현재'라는 이야기겠지.
-그리고 베이조인으로서의 키라는 시스코를 '특사'로 믿고 있다는 게 드러났다. 그, 글쎄 여태껏 두 사람이 보여온 모습을 보면 1/3은 서로 시비를 걸며 싸워댔던 것 같기도 한데.;;; 베이조의 이익을 대표하는 장교로서는 연방을 대변하는 시스코에게 반발할 때가 있지만, 개인으로서는 그들의 신에 가장 가까운 -_-a 존재인 그를 쭉 우러렀던 모양이다. 잘도 둘을 구분하며 일해왔네. 그런 존재와 맨날 얼굴을 보면서도 그냥 애증의 상관으로 모실 수 있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