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9 앞에 갑자기 나타난 로뮬란 워버드와 카다시아 전함들이 웜홀을 건너 감마 분면으로 향한다. 그들의 목적은 파운더들의 고향행성을 직접 공격해 그들을 전멸시킴으로써 도미니언을 붕괴시키려는 것이었다. 스타플릿은 베이조와 정거장 수비에 중점을 두고 관망하는 태도를 취하지만 시스코는 오도를 구하기 위해 직속명령을 어기고 디파이언트를 출동시킨다. 개랙은 테인의 신뢰를 얻기 위해 오도를 고문하면서 괴로워한다. 그 과정에서 오도가 동족들에게 돌아가고 싶어한다는 것이 밝혀진다. 오마리언 성운에 도착한 연합군이 행성을 공격한다. 그러나 파운더들은 그곳에 없었다. 로뮬란 대표인 로박은 사실 체인즐링으로, 그가 테인의 계획을 역이용한 것이었다. 대기하던 짐하다 전함들의 공격으로 연합군이 무너진다. 로박의 도움을 받아 런어바웃으로 탈출한 오도와 개랙은 디파이언트에 의해 구조된다. 정거장에 돌아온 개랙은 이전처럼 재단사 일을 계속하기로 한다.
-잘 나가던 시절의 개랙은 정보를 캐내기 위해 고문하는 것을 즐기고 단지 목소리가 기분 나쁘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음해하려 들 만큼 성격이 나빴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권력을 즐길 줄 알았다고 해야 하려나? (아빠한테 그런 것만 배우지 마!) 그랬던 사람이 지금은 과거의 행적을 후회하고 지인을 자기 손으로 고문하는 걸 혐오하고 있다. (오도를 자기 손으로 고문한 것은 테인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냉혹한 로뮬란이 고문하게 만드느니 차라리 내가, 라는 심정이었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그가 일전에 놓아보내준 나티마 랭은 군부의 통치와 옵시디언단의 공포가 필요없는 카다시아를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인물이었다. 오도가 개랙의 적은 파운더가 아니라 이나브런 테인이라고 강조하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정답이다. 개랙은 이미 옵시디언단에 적응할 수 없는 사람이 되었으니까.
개랙이 정거장에서 추방생활을 한 3년 동안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으로 변한 건지 궁금하다. DS9에 등장하는 모든 카다시안 중에서 가장 존경할만한 인물로 묘사되는 게모어가 대놓고 그를 뒤통수 칠 못된 악당으로 평가한 게 바로 이번 시즌 초반의 이야기 아니었던가.
-3x01, 3x02에서 처음 소개된 이래 참 오랜만에 등장한 에딩턴이 사고를 쳤다. 시스코가 직속명령을 무시하고 출동하려 하자 일부러 동승해서 은폐장치를 고장내다니. 에딩턴이 자기 소신에 대단히 충실한 사람이라는 걸 보기 좋게 증명하는 장면이다. 대체 누가 레미즈를 제대로 읽지도 않고 발장으로 비유한 거야? 이 친구는 앙졸라라니깐?
-짧은 시간이었지만 디파이언트가 제대로 전투를 보여주었다. 작은 만큼 스피디한 짐하다 전함들 사이에서 총알을 피하는 격투가처럼 슉슉 몸체를 틀며 페이저 캐논을 콰과과과광! 엔터프라이즈 같은 거대한 우주선들은 화력과 방보가 훨씬 좋지만 이런 기동은 할 수 없다. 아름답다 아름답다 디파이언트 -_-b 이번 에피소드에서 선보인 함 대 함 전투는 6시즌부터 실컷 보게 되리라.
음, 이런 전투씬은 트렉답지 않다는 것과는 별개로 재미있는 건 재미있는지라.(...)
-토드먼 제독은 옵시디언단 & 탈 시야 연합군의 패전을 울프359 전투에 비견했다. 울프359 전투는 연방과 보그의 첫 전투로 보그에 납치당한 피카드가 로큐터스로 개조되어 스타플릿을 박살낸 사건이었다. (시스코가 졸지에 아내를 잃고 홀아비가 되어 앰한 피카드한테 억하심정을 품게 되었던 그 전투다.) 그 경우에는 보그 쪽에서 알파 분면에 쳐들어온 것이었다. 이번 경우에는 알파 분면에서 감마 분면으로 건너가 보그 같은 짓(종족 하나 끝장내기)을 하려다 박살난 것이다. 토드먼이 양쪽 세계의 첫 전투라는 의미와 보그 같은 짓이 벌어졌다는 의미 중 어느 쪽에 더 무게를 싣고 말한 건지는 알 수 없다. 아마도 전자겠지. 토드먼으로 대표되는 스타플릿은 이번 일에서 자신들이 제3자라는 걸 빌미로 강 건너 불구경만 했지만 내심 옵시디언단 & 탈 시야의 행동을 지지했으니까.
감마 분면 웜홀 앞에 건설된 베이조인들의 정착지를 박살내는 식으로 먼저 시비를 건 쪽은 도미니언이었다. 도미니언 입장에서는 그것이 자위권 행사였지만 알파 분면에서는 도발행위로 간주되었고, 베이조 내지 연방과는 관계 없는 카다시아 & 로뮬러스조차 위기의식을 가지게 되어 먼저 행동하기에 이른 것이다. 카다시아는 웜홀이 대문 바로 앞이기라도 했다. 로뮬러스와 웜홀 사이에는 연방이 있는 데다 로뮬러스의 본진이 베타 분면 쪽인데 왜 이 뾰족귀 녹혈인들이 이렇게 민감하게 구는 건지 모르겠다. 실제로 도미니언 전쟁이 터졌을 때 로뮬러스 측은 시스코가 개랙을 통해 공작하기 전까지 옆집에서 불이 나든 쥐어터지든 나 몰라라 하지 않았던가? 이건 탈 시야를 끌어낸 이나브런 테인의 능력에 경의를 표해야 하는 건가? -_-;
-"체인즐링은 결코 다른 체인즐링을 해치지 않는다." 3x02(The Search, Part II)와 3x14(Heart of Stone)에서 언급되었던 떡밥이 세 번째로 언급되었다. 강조할수록 떡밥의 향내는... 강화된다. -_-!!
체인즐링이 동족을 해치지 않는 것은 그들이 이성적이거나 동족애가 특별해서는 아닌 것 같다. 대연결이 체인즐링이고 체인즐링이 대연결이다. 대연결 안에서 정신과 육신을 한데 뒤섞어 지내는 동족들은 누구나 자기 자신이나 마찬가지겠지.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라는, 인류사에서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무시당해온 교훈은 적어도 대연결 안에서는 지켜지는 게 당연한 개념이리라. 3x02와 3x14에서 오도가 그 '예외'를 저지르려는 것처럼 폼을 잡아 여성 체인즐링을 곤란하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아직 대연결을 제대로 경험한 적이 없어서 그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도 중요한 이유가 될 것 같다. (그리고 그 경우라면 여성 체인즐링은 대연결에 돌아가서 자기가 잘난 줄 아는 이 질풍노도 꼬꼬마를 어찌 하면 좋나효 하고 한숨을 푹푹 쉬어댔을지도 모를 일(...)) 자아, 어찌 됐든 같은 대사가 삼세판 터져줬다. 이제는 플래그의 실현을 기다릴 뿐.(...)
-아앗, 개랙의 눈두덩이에 멍이, 시커먼 멍이!!! 말 안 듣는 사람을 기절시켜서라도 끌고 나와야 할 상황이었다지만 멍이 들게 만들 건 없었잖아..; 분명히 어느 정도는 감정이 실린 일격이었을 거야. 오도가 은근히 뒤끝이 있다니까.(...)
앤드, 두 사람이 디파이언트 함교에 나타나자마자 곧장 오도한테 가는 소령님은 나를 살짝 설레게 하고. -_-* 근데 소령님 눈에 개랙은 안 보인 거요? 이래서야 개랙이 자신을 암살하고 싶어할 사람 명단에 키라를 올리는 게 농담으로 들리지가 않잖아 ㅋㅋㅋ
-스타플릿 사람들은 좀 괴상한 취향이 있는 것 같다. 함장이 된 대령들은 제독으로 승진하길 거부한다. 모 제독의 경우에는 계급이 깎여 대령으로 돌아가니 더 신나 하더란 예도 있다. 이게 커크나 피카드 같이 모험과 탐험 위주로 업무를 수행해온 함장들의 특성인지 아니면 일반적인 특성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함장들이 제독 자리를 거부하는 심정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문제는 한술 더 떠 대령 진급을 거부하던 모 중령이다. -_-;;; 솔직히 풍채만 놓고 보면 라이커가 엔터프라이즈의 함장으로 보이는지라. 그걸 풍기는 분위기만으로 제압해버릴 수 있는 피카드는 과연 위대하다.(...) 그게 중요한 건 아니고. 직속명령을 어긴 시스코에게 또 이러면 군사재판에 회부하거나 진급시켜 버리겠음 -ㅅ- 이라니 무슨 처벌이 이따위람. 그런데 시스코의 목표는 함장이 아니라 제독인지라(마퀴 편에서 언급되었다) 그런 걸로는 협박이 성립되지가 않는다. =_=
어쨌거나... 시스코의 대인배스러움이 이런 데서는 황망하리만치 번쩍거린다. 내 부하 한 명을 구하기 위해 명령 따위 어겨주겠음! 이라니;;; 물론 시스코에게는 만에 하나 옵시디언단 & 탈 시야가 실패할 경우 스타플릿(알파 분면)에 가장 먼저 상황을 보고하겠다는 명분은 있었지만, 외형적으로 명령불복종임에는 변함이 없다.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테인이 선수를 치는 바람에 꼼짝없이 제3자가 된 연방 측에서 그 당사자들의 행동 및 결과를 관찰보고할 스타플릿이 필요하긴 하던 터라 눈 감아준 것으로 생각된다.
커크나 피카드 같은 역사적인 대인배들이라면 후방의 명령에 무조건 따르기보단 현장에서 가장 적합한 판단을 할 줄 알고 부하들을 아끼는 이런 함장을 보다 높이 평가하겠지만, 윗사람들 보기에는 여전히 곤란할 것 같다. 게다가 시스코의 명령불복종은 이걸로 끝이 아니란 말이지. 이것도 능력인데. 쩝.
-마지막, 검댕이 묻은 거울 앞에서 개랙과 오도가 나누는 대화에 대한 감상은 예전에 끄적인 적이 있으니까 패스. 이번 연작 에피소드를 훌륭하게 마무리하는 장면이었다.
-이번 패배로 옵시디언단과 탈 시야가 무너졌다. 카다시아는 이로 인해 크게 바뀌게 된다. 도미니언 전쟁을 전후해 카다시아에서 산 사람에게는 그때가 정말 스펙타클했던 시절로 기억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