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누구에게 십자포화를 퍼부었을까~요? =_=
베이조의 수상으로 활동 중인 샤카가 회담차 정거장을 방문한다. 오도는 암살음모를 경계하는 한편 키라가 샤카와 가까워지는 것 때문에 신경이 곤두선다. 결국 오도는 두 사람을 지나치게 신경쓰다가 터보리프트에서 보안실수를 저지른다. 혼란스러운 감정 때문에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동안 키라는 샤카와 사귀게 되고 워프가 암살을 시도한 자들을 체포한다. 오도가 방에서 난동을 부리자 사정을 대략 짐작한 쿼크가 올라와 충고한다. 오도는 마음을 정리하기로 하고 이전처럼 일에만 집중하는 보안책임자로 돌아간다.
-DS9 공식음료 락타지노는 아마도 클링온 애호가인 잣지아가 퍼뜨린 것으로 추정된다. 클링온 커피는 어떤 맛일까?
-프로미나드의 상점주인들은 오도가 순찰하는 걸 보고 시계를 맞춘다. 오도가 무슨 칸트같은 철학을 가진 건 아니다. 체인즐링의 본성은 (가치판단은 배제한 채) 주위환경에 질서를 부여하는 것인데 정거장은 절대 뜻대로 굴러가는 동네가 아니다. 하여 정신없는 휴머노이드 외계인들한테 둘러싸여 사는 체인즐링이 제정신을 유지하기 위한 일종의 방어기제로서 자기 손이 닿는 범위에서는 질서를 부여하고자 한 노력의 산물이었다. =_=
그리고 그런 식으로 방어기제를 적용하려는 사회적응거부자 하나 더 추가요. 워프는 인간 양부모 밑에서 자라고 스타플릿에 입대한 클링온이다. 연방사회에 유일한 클링온(벨라나와 알렉산더는 혼혈이니 일단 논외)으로서 클링온 전통에 미친듯이 집착하는 한편 자기 손이 닿는 범위에서는 클링온 식으로 살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번에 오도가 충고한답시고 소개해준 '일상에 질서 부여하기'는 비슷한 처지인 워프에게도 유용한 정보였다. 트렉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 가장 비사교적인 인물 두 명이 여기에 있다네. 이들은 발 붙이고 사는 곳에서 영원히 이방인이기 때문에 스스로를 고립시킴으로써 지키고자 한다. 눈물겹다면 눈물겨운 거지 웃을 수는 없는 이야기다. 그래도 그렇지 반가워서 자주 들르는 칩에게 차갑게 굴어야지 다짐하는 워프나 그 계획에 진심어린 행운을 빌어주는 오도나...=_=
-예언 해석부터 농업정책에 이르기까지 자기 의견을 갖지 않은 베이조 사람이 어디 있음? 베이조 사람은 얼굴에 감정이 다 나오지롱- 베이조 사람들의 이런 점들은 심히 우리나라 사람들을 연상시킨다.(...)
샤카가 키라한테 고백하기에 앞서 오도를 붙잡고 절절거리는 상황은 오도 본인한테 매우매우매우 괴로운 시츄에이숀이다. 샤카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오도가 꽁꽁 숨겨온 본심이잖은가.(...) 내 생각인데, 그래도 오도가 이 시점에서 용기(...)를 내지 않아 다행이다. 내가 보기에 지금 시점의 키라는 여전히 버라이얼을 깊이 애도 중인지라 마음이 허하다. 그래서 샤카가 들이댔을 때 보다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 그러지 않고서야 나중에 그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간단히 헤어지겠냐. 6시즌 말에 오도가 벌인 거사는 치밀한 밑작업(?)을 거쳐 적시에 치렀기에 성공했다 여겨진다. =_=
-근데 샤카의 정치력은 역시 의심스럽다니까. 베이조가 예외적으로 연방가입절차를 간소하게 치러야 할 근거가 뭐냐고? 나는 이 에피소드를 처음 봤을 때 샤카의 고민을 듣자마자 바로 떠올렸는데? 하긴 샤카가 베이조의 모든 정치적 문제에 명답을 제시해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런 건 각부 관계당사자와 전문가들이 할 일이다. 수상으로서 샤카가 할 일은 대략적인 밑그림을 그림으로써 방향을 제시하고 그쪽으로 사람들과 중의를 모으는 것이겠지. 샤카라면 전시행정은 안 할 거다, 틀림없이.
-자유낙하하는 엘리베이터를 멈추려면 어느 정도의 물리력이 필요할까? 물리 따윈 뉴턴의 법칙도 생각 안 나는 내 머리론 대략적인 짐작조차 안 된다.; 하지만 엘리베이터 질량 + 어른 세 명 질량만으로도 필요한 힘이 절대 적지는 않을 듯하다. 체인즐링은 일반 휴머노이드보다 근력이 세다더니 과연 그런 모양이다.
-키라는 그간 오도에게 친구로서 호의를 보였다. 결과적으로 이번 에피소드는 오도 쪽에서 그 호의를 살그머니 확대해석했다가 좌절하는 내용이 되었다. 그 상징이 키라가 선물했던 식물이 든 양동이를 집어던진 행동일 테고. (양동이 떡밥!! 크아!!)
오도가 방 안에서 한 번 이성이 끊긴 다음 쿼크와 나누는 대화는 이 인물의 현 위치를 말로 확인해주는 느낌이었다. 고집불통에 심술궂고 염세적인데다 자기혐오가 쩌는 이 체인즐링이 지금 정거장에서, 알파 분면에서 찾을 수 있는 자리는 '치안관' 캐릭터 뿐이었다. 정거장 사람들은 그를 범죄자 잡는기계 경찰로 알지 그 이외의 캐릭터로는 상상조차 하지 않는다. 키라처럼 그나마 가까운 사람들조차 아직은 그 외의 얼굴을 알아채지 못한 시점이다. (오도의 언행에서 그렇게 티가 나는데도 키라 쪽에서 전혀 알아보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라 여겨진다) 키라와의 관계를 좁히는 건 요원한 일이고 동족에게 돌아갈 길은 자의적으로 막아버린 지금 오도가 매달릴 것은 키라와 동족 양쪽을 다 몰랐던 시절처럼 일 뿐이었다. =_=
쿼크와 절친이 될 수 있었던 건 그래서일지도. 쿼크는 웬만한 범죄와 물 밑으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당장 잡아넣진 못해도 항상 감시해야 할 대상이다. 싫어도 '일' 때문에 항상 눈 안에 둬야 하는 것이다. 그 관계가 10년 넘게 이어졌으니 친구가 되지 않으면 이상하겠지. 그래도 쿼크가 오도의 방 비번을 아는 건 놀랠 노자였다니까. -_-;
-이리하야 화요일 정기 데이트(?)는 파토나고 말았다.
이번 에피소드는 제작진이 결단을 내린 이래 2시즌 넘게 떡밥을 뿌려왔으니 슬슬 뭔가를 보여주리라 작심하고 제작한 것 같다. 정작 오도는 답지 않게도 내내 정신이 엉뚱한 곳을 헤매는 것 같다. 때문에, 찝찝하다. 키라와 오도의 관계는 간담을 다 보여주고 신뢰할 수 있는 친구임에도 어느 한 쪽의 과실 내지 죄 때문에 제3자가 섣불리 말을 꺼내선 안 될 것 같은 미묘한 긴장관계가 형성될 때 가장 제맛이 난다고 생각한다. 2x08(Necessary Evil)과 5x22(Children of Time) 같은 에피소드가 좋은 예다. 아니면 같은 바탕을 깐 상황에서 6x04(Behind the Lines)나 7x14(Chimera)처럼 오도가 체인즐링이라는 것 때문에 극단으로 치닫는 갈등을 일으키거나. 나 개인적으로는 키라는 공사를 불문하고 싸워야(투쟁해야) 캐릭터가 살며 오도는 (제작진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해야 캐릭터가 재미있어지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건가 싶긴 하다. 3x14(Heart Of Stone)나 이번 에피소드처럼 오도 혼자 난리가 나는 에피소드는 솔직히 좀 낯간지럽달까, 그렇다.;
어찌 됐거나, 여기서는 오도가 쿼크의 충고를 받아들여 포기함으로써 그의 외사랑이 일단락된 것처럼 보인다. 배우들의 반대 때문에 제작진이 키라와 오도를 이을까 말까 설왕설래한 탓이겠지. 5x22에서 확실하게 발판을 찍기 전까진 이대로 고고싱. =_=
-접힘글 위에 적어놓은 말 말인데, 내 보기에 실은 쿼크야말로 앰한 십자포화를 뒤집어쓴 것 같다.(...)
이슬_그거슨_진리.jpg
베이조의 수상으로 활동 중인 샤카가 회담차 정거장을 방문한다. 오도는 암살음모를 경계하는 한편 키라가 샤카와 가까워지는 것 때문에 신경이 곤두선다. 결국 오도는 두 사람을 지나치게 신경쓰다가 터보리프트에서 보안실수를 저지른다. 혼란스러운 감정 때문에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동안 키라는 샤카와 사귀게 되고 워프가 암살을 시도한 자들을 체포한다. 오도가 방에서 난동을 부리자 사정을 대략 짐작한 쿼크가 올라와 충고한다. 오도는 마음을 정리하기로 하고 이전처럼 일에만 집중하는 보안책임자로 돌아간다.
-DS9 공식음료 락타지노는 아마도 클링온 애호가인 잣지아가 퍼뜨린 것으로 추정된다. 클링온 커피는 어떤 맛일까?
-프로미나드의 상점주인들은 오도가 순찰하는 걸 보고 시계를 맞춘다. 오도가 무슨 칸트같은 철학을 가진 건 아니다. 체인즐링의 본성은 (가치판단은 배제한 채) 주위환경에 질서를 부여하는 것인데 정거장은 절대 뜻대로 굴러가는 동네가 아니다. 하여 정신없는 휴머노이드 외계인들한테 둘러싸여 사는 체인즐링이 제정신을 유지하기 위한 일종의 방어기제로서 자기 손이 닿는 범위에서는 질서를 부여하고자 한 노력의 산물이었다. =_=
그리고 그런 식으로 방어기제를 적용하려는 사회적응거부자 하나 더 추가요. 워프는 인간 양부모 밑에서 자라고 스타플릿에 입대한 클링온이다. 연방사회에 유일한 클링온(벨라나와 알렉산더는 혼혈이니 일단 논외)으로서 클링온 전통에 미친듯이 집착하는 한편 자기 손이 닿는 범위에서는 클링온 식으로 살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번에 오도가 충고한답시고 소개해준 '일상에 질서 부여하기'는 비슷한 처지인 워프에게도 유용한 정보였다. 트렉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 가장 비사교적인 인물 두 명이 여기에 있다네. 이들은 발 붙이고 사는 곳에서 영원히 이방인이기 때문에 스스로를 고립시킴으로써 지키고자 한다. 눈물겹다면 눈물겨운 거지 웃을 수는 없는 이야기다. 그래도 그렇지 반가워서 자주 들르는 칩에게 차갑게 굴어야지 다짐하는 워프나 그 계획에 진심어린 행운을 빌어주는 오도나...=_=
-예언 해석부터 농업정책에 이르기까지 자기 의견을 갖지 않은 베이조 사람이 어디 있음? 베이조 사람은 얼굴에 감정이 다 나오지롱- 베이조 사람들의 이런 점들은 심히 우리나라 사람들을 연상시킨다.(...)
샤카가 키라한테 고백하기에 앞서 오도를 붙잡고 절절거리는 상황은 오도 본인한테 매우매우매우 괴로운 시츄에이숀이다. 샤카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오도가 꽁꽁 숨겨온 본심이잖은가.(...) 내 생각인데, 그래도 오도가 이 시점에서 용기(...)를 내지 않아 다행이다. 내가 보기에 지금 시점의 키라는 여전히 버라이얼을 깊이 애도 중인지라 마음이 허하다. 그래서 샤카가 들이댔을 때 보다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 그러지 않고서야 나중에 그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간단히 헤어지겠냐. 6시즌 말에 오도가 벌인 거사는 치밀한 밑작업(?)을 거쳐 적시에 치렀기에 성공했다 여겨진다. =_=
-근데 샤카의 정치력은 역시 의심스럽다니까. 베이조가 예외적으로 연방가입절차를 간소하게 치러야 할 근거가 뭐냐고? 나는 이 에피소드를 처음 봤을 때 샤카의 고민을 듣자마자 바로 떠올렸는데? 하긴 샤카가 베이조의 모든 정치적 문제에 명답을 제시해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런 건 각부 관계당사자와 전문가들이 할 일이다. 수상으로서 샤카가 할 일은 대략적인 밑그림을 그림으로써 방향을 제시하고 그쪽으로 사람들과 중의를 모으는 것이겠지. 샤카라면 전시행정은 안 할 거다, 틀림없이.
-자유낙하하는 엘리베이터를 멈추려면 어느 정도의 물리력이 필요할까? 물리 따윈 뉴턴의 법칙도 생각 안 나는 내 머리론 대략적인 짐작조차 안 된다.; 하지만 엘리베이터 질량 + 어른 세 명 질량만으로도 필요한 힘이 절대 적지는 않을 듯하다. 체인즐링은 일반 휴머노이드보다 근력이 세다더니 과연 그런 모양이다.
-키라는 그간 오도에게 친구로서 호의를 보였다. 결과적으로 이번 에피소드는 오도 쪽에서 그 호의를 살그머니 확대해석했다가 좌절하는 내용이 되었다. 그 상징이 키라가 선물했던 식물이 든 양동이를 집어던진 행동일 테고. (양동이 떡밥!! 크아!!)
오도가 방 안에서 한 번 이성이 끊긴 다음 쿼크와 나누는 대화는 이 인물의 현 위치를 말로 확인해주는 느낌이었다. 고집불통에 심술궂고 염세적인데다 자기혐오가 쩌는 이 체인즐링이 지금 정거장에서, 알파 분면에서 찾을 수 있는 자리는 '치안관' 캐릭터 뿐이었다. 정거장 사람들은 그를 범죄자 잡는
쿼크와 절친이 될 수 있었던 건 그래서일지도. 쿼크는 웬만한 범죄와 물 밑으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당장 잡아넣진 못해도 항상 감시해야 할 대상이다. 싫어도 '일' 때문에 항상 눈 안에 둬야 하는 것이다. 그 관계가 10년 넘게 이어졌으니 친구가 되지 않으면 이상하겠지. 그래도 쿼크가 오도의 방 비번을 아는 건 놀랠 노자였다니까. -_-;
-이리하야 화요일 정기 데이트(?)는 파토나고 말았다.
이번 에피소드는 제작진이 결단을 내린 이래 2시즌 넘게 떡밥을 뿌려왔으니 슬슬 뭔가를 보여주리라 작심하고 제작한 것 같다. 정작 오도는 답지 않게도 내내 정신이 엉뚱한 곳을 헤매는 것 같다. 때문에, 찝찝하다. 키라와 오도의 관계는 간담을 다 보여주고 신뢰할 수 있는 친구임에도 어느 한 쪽의 과실 내지 죄 때문에 제3자가 섣불리 말을 꺼내선 안 될 것 같은 미묘한 긴장관계가 형성될 때 가장 제맛이 난다고 생각한다. 2x08(Necessary Evil)과 5x22(Children of Time) 같은 에피소드가 좋은 예다. 아니면 같은 바탕을 깐 상황에서 6x04(Behind the Lines)나 7x14(Chimera)처럼 오도가 체인즐링이라는 것 때문에 극단으로 치닫는 갈등을 일으키거나. 나 개인적으로는 키라는 공사를 불문하고 싸워야(투쟁해야) 캐릭터가 살며 오도는 (제작진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해야 캐릭터가 재미있어지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건가 싶긴 하다. 3x14(Heart Of Stone)나 이번 에피소드처럼 오도 혼자 난리가 나는 에피소드는 솔직히 좀 낯간지럽달까, 그렇다.;
어찌 됐거나, 여기서는 오도가 쿼크의 충고를 받아들여 포기함으로써 그의 외사랑이 일단락된 것처럼 보인다. 배우들의 반대 때문에 제작진이 키라와 오도를 이을까 말까 설왕설래한 탓이겠지. 5x22에서 확실하게 발판을 찍기 전까진 이대로 고고싱. =_=
-접힘글 위에 적어놓은 말 말인데, 내 보기에 실은 쿼크야말로 앰한 십자포화를 뒤집어쓴 것 같다.(...)
Posted by 양운/견습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