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의 야구는 기본적으로 9시를 한참 넘겨서 끝난다. 헌데 드라마 <삼국>은 8시반에 시작한다. 게다가 근래의 갸야구는 럭키햄종이가 나오는 날 외엔 07년을 끊임없이 희구하는 끔찍한 짓을 하고 있으니- 드라마 시작하기 전까진 우리 서단장이 무실점으로 잘 막고 있었더랬는데 그새 뭔 일이 벌어진 건지 모르겠고만. 아직도 4아 하는 게 용하다 용해. 똑같이 빈타인데 시합에서 느껴지는 것이 다른 걸 보면 작년의 선발 로테이션과 김상사가 얼마나 굉장한 거였는지 새삼 감이 오는구만....-_-;;
그런 고로 요즘엔 드라마 감상에 스리슬쩍 야구 잡담을 끼워넣게 되었는데 모든 책임은 갸에 있습니다. 몬난눔들(...)
*중국어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눈치껏 내용을 때려맞춰가며 적는 감상입니다. 드라마의 실제 내용과 어긋나거나 곡해할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주유가 병부를 반납하고 앰한 여몽을 두드려 패가며 저기압 분위기를 풀풀 풍기는 이유를 모르겠다. 아무래도 손권과의 대화에서 주유의 속을 긁는 뭔가가 나온 모양인데, 글쎄, 어제자 방영분을 제대로 보지 못했으니 실상이 어떤지는 역시 감감 모르겠고.(...) 확실한 건 이 드라마의 손권과 주유가 중국어를 모르는 내 눈에도 참 미묘하다는 거. 손권이 주유를 존중하는 건 확실한데 그만큼, 또는 그 이상으로 경계하고 있다는 눈치가 간혹 보인단 말이지. 장소나 육손 같은 케이스가 있다 보니 가끔은 매체를 불문하고 주유-노숙-여몽의 대도독 라인이 단명한 게 그들에게는 다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대개 군주란 살아있는 영웅한테는 박해도 이미 죽은 영웅한테는 후하지 않던가.
근데 주유는 손책 이야기만 나오면 급격히 약해지잖아? 유언도 손책 이야기로 도배되어 있잖아? 손권은 아무튼 손책 동생이잖아? 안 될 거야...(...)
-여기서 주유를 향한 손권의 분노&신경질이 일단 진정되자 당장 노숙에게 낙뢰지점이 옮겨가는 상황을 보고 웃으면 되는 거냐. -_-;
이 드라마의 노숙이라면 단명할 만도 하다. 주유처럼 주군이 혈연의 정 비슷한 것이라도 느낄 여지가 있는 것도 아닌 데다, 노숙이 대도독 하던 시절은 유비 패밀리의 리즈 시절인지라 슬슬 불안감 느낀 손권이 장난아니게 볶아댈 터이다. 천하삼분의 가장 기본되는 전제는 조위가 너무너무 세기 때문에 유비와 손권이 손을 잡지 않으면 한쪽은 말아 먹힌다는 것이었다. 제갈량과 노숙은 각각 유비와 손가의 입장에서 천하삼분계를 내놓고 계산이 서로 맞아 떨어지니까 손을 잡았다. 노숙은 연의처럼 쓸데없이 사람이 좋아서 유비 패밀리와 친하게 지내자고 한 게 아니란 거다. 실제로 노숙이 살아있는 동안에는 적당히 관우를 윽박지르기도 했고, 타이밍 좋게 유비를 들볶아서 형주 남쪽의 군 셋 - 강릉 같은 노른자위는 아니지만 유비 패밀리가 실력으로 접수한 - 을 받아내기까지 했다. 헌데 노숙 사후 손권이 한 걸 보면 유비 패밀리에 대해 양보할 수 있는 범위로 노숙이 그은 선과 손권이 그은 선은 전혀 범위도 방향도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과연 노숙의 살아생전에 그 파울라인 문제로 두 사람간에 마찰이 전혀 없었을까. 이 드라마의 어둠에다크한 손권이 어떤 의미로 강직하기까지 한 이 노숙과 부딪친다면...... 에라 모르겠다. 관우의 형주 떡밥 자체가 내가 멋대로 떠들 수 있는 파울라인을 넘어가고말고. -_-;
-이것은 여태까지 내가 봐온 중에서 가장 파워풀하고 터프한 감로사 이벤트구나. 양 세력의 수장에 한쪽 수장의 모친까지 모셔놓은 자리에서 너무 쉽게 칼이 나오고 큰 소리가 터지는 거 아님? 저 친구는 아직 오하의 아몽인 걸까, 괄목상대는 거쳤고 다만 유비 패밀리에 대해 벌써부터 초강경파인 여몽일까?(...) 근데 이 드라마의 오국태께서 워낙 강맹한 분인지라, 난장판 따위에 전혀 쫄지 않는 내츄럴본투비엠페러를 보고 오히려 마음에 드신 모양이다. 과연 강동호랑이의 아내이며 소패왕의 어머니. 엿보던 손씨 아씨까지 낚인 건 덤이다.
감로사의 바위 십자베기는 나본이 손유연합의 동상이몽을 한방에 보여준 끝내주는 장면이라 생각한다. 그나저나 청강검이 참 별 장면에서 유용하게 쓰이네.
-이 유비는 왜이리도 시크하시냐. 손씨와 처음 합방하던 날 칼찬 시녀들을 보고 쫄아야 할 양반이 오히려 손씨와 신나게 칼질을 하는가. (와호장룡도 아니고ㅋㅋㅋ) 하긴 이 유비라면 이러는 게 맞을 것 같다. 도대체 두려움 따윈 없는 인물이니.
일단 칼을 나눠보자 손부인과 유비는 상당히 신혼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그러니까 와호장룡이냐고ㅋㅋㅋ) 유비가 애정표현을 하는 장면이 전혀 없는 미부인 감부인과는 비교가 안 된다.(...) 나중에 손부인이 아두를 데리고 강동으로 돌아가려 할 때 당시 파촉에 있던 유비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대된다.(...)
-강동에서 유비한테 보낸 으리꽝꽝한 선물들을 보고 이게 뭐야 이게 뭐야 휘둥그래지는 시골군인 조자룡은 나를 설레게 하누나 +_+ 글쎄, 연의에서라면 오십 평생을 하도 고생해서 가난에 찌든 유비가 해를 넘기도록 노곤노곤 녹아나야 하겠으나, 이 내츄럴본투비엠페러가 호락호락 넘어가줄지는.;; 그런데 예고에서는 무려 유비와 조운이 뭘 던지고 부숴가며 다투고 있다!!("돌아가염!" "싫어인마!") 여러 의미에서 다음화가 기대된다.;;;
아무래도 내일 방영분은 재방으로 보게 될 가능성이 높아서 좀 아쉽지만.....=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