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나 말던가...
마속이 군령장을 썼건 쓰지 않았건 읍참마속의 고사는 마찬가지로 전해졌으리란 게 내 생각이지만. 나에게는 당시 촉나라 내부의 정치적인 공기놀이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썰이 가장 그럴듯하게 들린다.
*중국어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눈치껏 내용을 때려맞춰가며 적는 감상입니다. 드라마의 실제 내용과 어긋나거나 곡해할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자막이 너무 빨리 지나간 통에 내가 한자를 놓쳤나? 하후무가 한중에서 돌아가신 父의 복수를 갚겠다고 한 것 같았는데, 叔父겠지? 숙부인데 내가 잘못 읽은 것이겠지? -_-;;; 돈형도 하후연도 지나가는 엑스트라처럼 잠깐 나오고 말았는데 엉뚱한 하후무가 등장해 제법 긴 대사를 치니 대략 정신이 멍해진다. 등지도 캐스팅하지 않은 제작진이 하후무는 왜 데려온 걸까? 정말이지 알다가도 모를 사람들일세. -_-;;;
-자오도 떡밥은 빠지질 않는구나. 글쎄. 제갈량의 전략적인 목표부터가 장안만 먹으면 장땡, 거기서부터 결사대로 위나라 수도까지 쾌진격! 같은 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중원에서 장안 등등을 중심으로 결사대를 막는 동안 천수 등등 서량 쪽에 남은 위군이 성도로 닥돌하면 그야말로 버밀리온 회전 아냐. 본격적으로 위를 치기 앞서 옹양주부터 겸병하는 건 부가가 아니라 필수옵션이 아니었을까? 한나라의 마지막 진액을 쪽 빨아먹고 일어선 위나라가 황제의 목만 치면 무너질 만큼 체제가 허약한 것도 아니고 말이다. 위연은 무장이니까 닥돌부터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게다가 한신이라는 괴물의 사례가 있기도 하고) 거부당했다고 총사령관을 공공연히 겁쟁이 취급한 건 글러먹은 짓이라 생각한다.
글쎄... 위연 쪽에서 진심으로 제갈량을 디스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제갈량이 살아있는 동안에는 투덜거리면서도 충실하게 명령을 지켰고, 오장원 후에 양의와 삽질하며 한 언행을 보면 나름 북벌에 관해서는 제갈량을 따르긴 따른 것 같다. 다만, 이 사람은 결국 뿌리까지 유비 "패밀리"였고 유비 빠돌이 세대의 막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성향이나 취향이 제갈량 "체제"와는 잘 안 맞는 게 아니었을까 하는 이야기다. 누가 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실력으로나 성격으로나 관우의 다운그레이드 버전'이라는 평이 참 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운"그레이드란 게 중요하다. 나는 결코 관우와 제갈량이 대립했다는 떡밥을 밀 생각은 없다)
그러니까 유비 패밀리의 초기 멤버면서 관장에도 안 지는 빠돌이였던 조운이 참 여러 의미로 대단하다니까. 대체 이런 사람을 왜 못 까 안달일까? 깔 데가 없어서?;;;
-예고에서 피를 뿜던 백발노인은 사마의가 아니었네. 왕랑이었네. 어쩐지 이 타이밍에서 사마의가 피를 볼 리 없다 싶었다. 말발로 사람 하나를 잡다니 과연 융중키배러!(...) 그러고 보니까 연의의 제갈량은 이미 말 몇 마디로 주유를 분사시킨 전적이 있지?(...) 물론 실제로는 주유도 왕랑도 제갈량의 말발에 농락당해 죽은 게 아니지만, 마침 왕랑이 유비가 죽은 직후 제갈량에게 항복을 권하는 문서를 보냈고 1차 북벌이 있었던 해에 죽은 것을 이렇게 짜맞춰서 촉빠의 분노를 토해낸 작가에게 잘만 감정이입이 되고 있다. 누가 뭐래도 나본은 위대하다.(......)
-여기 제갈량은 처음부터 마속을 쓰는 걸 영 불안해하네. 조운이 마속을 편들어주니까 비로소 보내네? 자, 잠깐만! 이건 혹시 별 잘못이 없는 조운이 제갈량과 더불어 북벌 실패의 책임을 지고 강등된 걸 설명하려는 밑밥인가? 이러지 마... 마속이 죽고 얼마 안 되어 조운도 죽을 텐데 이 소녀 제갈량을 어디까지 지옥에 처박으려고...;;;;;
근데 강유는? 강유는?? 천수의 불운아는??? 조운과 강유가 일기토 뜨는 것까진 바라지 않았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오장원에서 끝난다 해도! 강유가 등장을 하긴 해야 할 거 아냐!;;; 나본이 왜 강유의 데뷔를 묘사할 때 조운과 일기토를 뜨게 하고 모략으로 제갈량이 뜨끔한 맛을 볼 뻔하게 했겠나? 유비 세대의 마지막 기둥인 두 사람은 곧 죽는다. 강유는 상징적인 의미에서 두 사람을 이어 얼굴조차 모르는 유비의 뜻을 이어갈 마지막 주인공이 아니었던가. 나본은 다 생각이 있어서 그랬다고. 그런 신 캐릭터를 얼굴조차 안 보여주고 곧장 가정 패배로 넘겨버리다니 이건 대체 뭥미?!!! 하후무 따윌 등장시킬 시간에 강유나 보여주지 그랬냐 이 나쁜 놈들아 OTL등장하긴 등장했구나. 그야말로 갑툭튀였을 뿐이지. 왜 내가 강유를 못 알아봤지?;
-예고를 보아하니 내일은 제갈량이 사기공갈을 쳐 사마의를 쫓아내는 걸로 시작할 모양이다. 어라? 그러려면 먼저 가정에서 장합이 불놀이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대사로라도 처리되었는데 내가 중국어를 몰라 놓쳤나?;;;
제갈량의 공성계는 나본의 뻥이지만 조운의 공성계는 레알이었다. 왜 뒤엣것은 스킵해버린 주제 앞엣것은 가정의 패배를 대충 밀어가며 보여주는지 모르겠다. 물론 식은땀에 푹 젖어 금을 타는 승상님은 소중하지만 나는 조조의 대군 앞에서 공갈을 치는 일신도시담의 호위장군이야말로 보고 싶었단 말이다. 한중전을 그따위로 찍은 건 이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두고두고 까줄 테다. -_-+++
그러고 보니까 조운이 한덕네 다섯부자를 하루아침에 참살한 것도 스킵됐군? 핫핫핫! 이거참! 핫핫핫! OTL
조만간 용의 부활이나 다시 볼래................................................................OTL
-내일은 마유상이 가겠구나. 어쩌면 조자룡마저...
그 다음 타자는 장준예다! 절대 제갈공명 아니다! 크핫핫핫! 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