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벼라별 썰이 오락가락해도 흔들림없는 진실은 하나, 최고의 테크니션 레슬러 크리스 벤와는 이제 이 세상에 없다는 것입니다. 현재 아이실드 온리전 홍보글보다도 위에 걸려있는 벤와 (그리고 에디) 추모 짤방은 일주일간 올려둘 예정으로 작성했습니다. 해서, 다음주 화요일 자정까지 블로그 상단에 둡니다.


2.
애니실드 오리지날 스토리를 보고 있자면 좋아하던 것에 대한 애정이 갑자기 떨어지려는 기미를 느끼는 때가 있습니다. 자아 금주의 애니실드 111화 돌팔매질 들어갑니다.

아무래도 "초중교학생을 주시청계층으로 잡은 것이 명백한" 애니실드 입장에선 고교스포츠를 걸고 도박하는 걸 내보내긴 뭣할 터, 도부로쿠의 전재산이 걸린 도박을 금주(禁酒)로 대체한 건 나름 타당하다 생각합니다. 그럼 거기에 맞춰서 그 다음 씬도 조금 바꿔주던가. 마모리가 거기서 물통을 다 엎은 건 도부로쿠의 정신나간 도박액수에 기겁해서지 극심한 덜렁이라서가 아니건만 이건 뭐.=_= 하기야 애니실드 등장인물들 중에 제대로 된 놈이 있긴 하냐. =_= 뭐 그거야 애니실드의 평소 작태를 생각하면 또 또 저런다 하고 눈살 찌푸리고 말 일이었는데, 맨 마지막의 히루마모
(정확히는 마모리의 일방통행? -_-)가 사람 기분 싸늘하게 식히는군요. 리코가 대놓고 "코이비토(戀人)"랍니다 코이비토.... 얌마 고교생알바기자가 언제부터 선수들 가십거리나 조사하고 다닌겨! OTL 아니 그게, 여하간에 저는 히루마모 바보니까 좋아해야 할 말인데, 앞뒤 정황을 보고 보니 꺼림칙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제 신류지전 시작하는 이 심각한 와중에 제작진은 마모리에게 무지 바보스러운 짓을 시키지, 그러다 대뜸 엉뚱한 타이밍에 그런 걸 개그랍시고 찔러넣지, 허억 이건 무슨 마모리가 삼류순정만화여주인공인가효! 하고 끊어지는 비명이 절로 새나오더이다. 애니실드가 한 녀석은 은근한 왕따로, 한 녀석은 천연바보동인녀로 안티짓을 자행하고 있는 거야 비밀도 아니지만 정말이지.. 뭐랄까. 마모리 성우인 히라노 아야 씨도 뒤로 갈수록 마모리를 어딘가 덜떨어진 바보 느낌으로 연기하신단 기분이라 더더욱 참담해집니다. 사람보는 눈이 매서운 히루마가 155th down에서 괜히 폼잡으려고 그런 대사 친 줄 아나효. 아네자키 마모리는 "그런 여자가 아니야!"


3.
낮에 레크레카 님 댓글에 대한 답글로도 끄적였습니다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볼 때 히루마모 라인은 아이실드의 투 톱 주인공 및 여주인공 세 사람의 관계변화와 무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세나가 마모리 '엄마'로부터 독립할수록 마모리는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돌아가고, 데이몬 데빌배츠의 매니저 겸 총무 역할에 보다 무게중심이 옮겨지게 됩니다. 특히 전자의 상징적인 표현이 히루마모이며, 이건 또 마오 데빌배츠 이외의 녀석들에게도 차차 마음을 열어가는 히루마의 인간적인 변화와도 연결되지요. 히루마모는 단순히 숨은 주인공과 여주인공간의 커플링인 게 아니라, 간판주인공인 세나의 독립과 성장을, 그리고 숨은 주인공인 히루마의 변화를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세나의 경우엔 시합 단위로 성장이 눈에 보이고 또 설명되지만 히루마의 변화는 그야말로 물 흐르듯이 조용히 스리슬쩍 진행되기에 돌이켜보니 이전과는 좀 달라졌더란 식이지요. 그러니까 두 녀석 사이에 언제부터 썸씽이 발생한 건지는 작가들 빼면 아무도 알 수 없고요 ;ㅁ;). 그래서 저는 진정한 의미의 히루마모 라인이 시작된 건 205th down의 그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세나가 마모리에게 직접 커밍아웃한 반도전과,
'엄마'니까 여태까지 애들 걱정부터 앞섰던 마모리가
세나의 부상위험에도 불구하고  데빌배츠의 매니저로서 "꼭 이겨"라고 말한 신류지전.
(태양전 때만 해도, 세나가 억지로 밤바의 정면에 돌진하면서 1야드 벌었던 그 때 마모리는 사이드라인 밖으로 도망치라고 했었지요)

작가들이 둘이서 각각 서로를 졸업하고 각자의 위치를 확인한 두 시합을 거치고서야 그, 생각만 해도 미소가 번지는 아리따운 ;ㅁ; 씬을 보여준 건 그저 오피셜 커플링 버닝하는 사람들한테 이거 먹고 죽어버리라고 핵폭탄 던져줄 요량이었던 건 아니었고(사실 그런 의도도 다분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장면 콘티 넘길 때의 이나가키 씨 그리고 작화할 때의 무라 씨 둘 다 분명 사아카게 히죽거리고 있었을 겁니다 크릉 -_-!), 그 때가 되어서야 이 장면이 비로소 의미를 갖고 빛날 수 있기 때문에 조그만 히루마모 소재들을 뿌려오며 조심스레 준비작업을 해왔던 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물론 그 장면은 단순히 히루마모 라인만 담은 게 아니라 1학년들의 성장과 그들에 대한 히루마의 믿음, 그리고 여기 이르기까지 혼자 끙끙거려야 했던 녀석의 아픔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이야기와 감정들까지 한 번에 담아냈으니까 더더욱 빛이 났지만요. (애니실드는 이 장면도 어떻게든 망칠 거란 데에 만원 겁니다. 애니실드 1학년들은 선배들 없이 자기들끼리 큰 줄 알거든요. -_-)

제대로 된 작가는 그게 소설이든 영화든 만화든간에, 인물과 배경과 플롯을 설정할 때는 사소한 것 하나라도 통일된 논리와 흐름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치밀하게 계산하는 법입니다. 이른바 오피셜이라 칭해지는 커플들도 단지 '어울려서' '보기 좋아서' '짝이 맞아서' 맺어주는 짓 따윈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히루마모가 원작이 너무 로망이라 2차창작을 하기도 황송할 정도였던 것은 파고들수록 원작의 작은 주제 - 세나와 히루마라는 소년의 성장에 얽히는 탓이 아닐까 합니다. 이 지경이 되면 뭐, 다른 여지를 상상하려고 해도 원작의 흐름에서 벗어날 수가 없잖습니까. OTL

그러니까 애니실드의 저 억지 춘향이식 히루마모 따윈 인정할 수 없는 겁니다. 거기엔 견고한 논리의 지지도, 그저 마음으로 느낄 수밖에 없는 감동도 없습니다. 캐릭 이해가 잘 안 된 상태에서 그저 자기 자신을 한 쪽에 대입시켜 놓은 팬웍이라면야, 그건 문학이나 회화 같은 소위 예술의 하위분류가 아니라 팬들끼리 즐기는 '유희'에 불과하니까 그럴 수도 있다 하고 넘어가겠는데 말입니다. 원작자한테 저작권 일부 떼어받고 공중파 타는 애니가 저러면 어쩌냐고요 진짜. 아놔 또 복장 터질라 한다. 아놔. =_=

...그래도 난 히루마모 팬픽 한 번 그럴싸하게 써보고 싶어염. 이나가키 쌤 떡밥좀 뿌려주심 소원이 없겠어염. ;ㅅ;


4.
저작권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비친고죄로 바뀌는 바람에 여기저기서 난리가 났지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저작권 관련사항은 친고죄여야 한다고 보지만 --;; 우리나라는 그간 지적"재산권"에 대한 개념이 너무 희박해서 공유가 곧 공익인 줄 아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으니까 말입니다. 권리자 보호 차원에서 좀 정리를 할 필요는 있습니다. 여튼 자스락(일본의 음악쪽 저작권단체)이 오버스럽게 날뛴다, 그걸 우리나라에서 따라하면 어쩌냐는 포스팅을 본 게 바로 올초였는데 바로 이렇게 되어버린 건 세상사 요지경이란 생각만 들게 합니다.

친고죄는 형사피해자가 고소를 해야 경찰이 수사 들어가는 죄입니다. 달리 말해 피해자가 입 다물면 주위에서 뭐라 떠들든간에 조용히 묻혀버리는 거죠. 제일 가까운 예가 강간죄입니다. 비친고죄는 그 반대의 경우인 거지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 해도, 이게 반의사불벌죄도 아니니 범법사실 드러나면 속절없이 잡혀가야 합니다. 그렇고 그렇습니다.

해서 아이실드 미리니름은 좀 늦어질 예정입니다. 제 미리니름질도 엄밀히 따지고 보면 2차창작 영역에 속하는데, 그건 저작권법 위반올시다(저작권법에 명시된 지적재산권 중에는 2차창작물작성권이란 게 있습니다. 보통의 경우 원작자들은 회지나 동인지 수준의 팬덤 차원에서 발행되는 2차저작물은 오히려 광고효과가 높기 때문에 눈감아주거나, 베르세르크의 미우라 씨처럼 대놓고 허락하는 형편입니다만..).-_-;;; 그래도 줄글로 원작 설명에 벼라별 잡생각 첨부해서 끄적여놓은 걸 위법성 조각되는 그 '비평'에 해당한다고 우기면 웬만해선 눈 감고 넘어가주지 않을까 하고 참으로 고약하고 안일한 생각을 품고 있습지요. 그런데 제 미리니름질을 힘있는 분들이 눈감아준다 해도 말이지요, 원본을 일단 봐야 번역을 하든 의불폭주를 하든 미리니름질을 하든 할 터인데 그 쪽이 지금 움츠러들어서 말입니다. -_-;;; 당장 오죠전 결말이 궁금해서 아침에 일어난 때부터 안절부절 못하며 허둥거린 결과가 이렇기에 허탈하기 짝이 없습니다만 법이 잘못된 건 아니니 말입니다. 아 그러니까 어떻게 결판났냐고요 무지무지 궁금해 죽겠구만 점프는 두 주나 늦게 들어온단 말이오! 대원이 단행본만 제 때에 냈어봐, 나도 블로그 헤집고 다니면서 눈치 봐가며 연재분 보는 짓은 안 했다 뭐! ㅠㅠ



p.s. 토요일 방문자수가 금요일의 두 배를 찍었군요. 이건 심해온라인(...) 관련 포스팅에 추천댓글 달아서인가, 아니면 주말만 되면 미리니름 찾아 오시는 분들이 폭주하신 겐가. -_-;

p.s. 2 분명 간판주인공은 세나이건만 또다른 오피셜 세나스즈는 히루마모에 비해 좀 밀리는 편이지요. 이유가 여기 있었구만요. 스즈나는 분명 좋은 아이지만 마모리같은 역할비중이 없어서, 세나스즈가 터져도 그런갑다 정도의 기분이지 아이실드 전체 흐름이 걸려 더욱 사람 환장하게 하는 선배들같은 파괴력이 약하군요. 안 그래도 초회독 때 제일 눈에 띄는 캐릭터가 히루마인 판에;;;
Posted by 양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