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로 어제의 무예갑 앞에서 내가 몸둘바를 몰라 뿜었던 분노를 다른 것으로 해소하려는 포스팅이 아니다. 불펜 ㅅㅂ

삼국지에서 서기 208년을 전후해 일어난 일들은 여러모로 요란하다. 제갈량이 등용되었고, 장판파에서 적벽으로 이어지는 싸움은 천하삼분의 시작이며, 조인과 주유가 강릉에서 치고받는 동안 손오연합으로 뒷문을 대충 잠근(그랬다고 생각한) 유비 패밀리는 형남을 정벌해 입촉의 기반을 다졌다. 촉빠의 관점을 제하고 보더라도 하나같이 중대한 사건들이다.(랄까 이 시기의 굵직한 일마다 유비 패밀리가 끼지 않은 게 없었다는 것이 더 정확한 듯하지만.)
그리고 소소하지만 촉빠의 관점에서 무시할 수가 없는 사건(?)이 있었던 무렵이기도 하다. 바로 황충의 등용이다. 이게 왜 흥미로운 거냐면, 공식적으로는 이른바 오호대장이 한 번이라도 한 곳에 모여있던 적이 없기 때문이다. 파성넷의 관장마황조전 번역을 기초로 오호대장의 연도별 위치를 짚어보니,


 

관우

장비

조운

황충

마초

208

장판. 적벽. 형남

형주

형주

형주

귀순. 형주

옹주? 량주?

209

 

 

 

 

 

 

210

주유 사망

 

 

 

 

 

211

입촉. 마초의 난

 

 

 

212

유비, 유장 공격

 

 

 

 

한중

213

 

 

(촉?)

(촉?)

 

 

214

유비, 성도 공략

 

 

 

 

귀순. 촉



대충 이렇게 되는 것 같다.
관우는 죽을 때까지 쭉 형주에 붙박힌다. 때문에 유비 패밀리의 네임드가 거의 모두 동원된 한중공방전에서도 오호대장은 전원이 참가하진 못했다. 또, 마초는 유비가 파촉 공략을 마칠 무렵에야 들어오기 때문에 그 전까지는 오호대장 덱 자체가 완성될 수 없다. 그렇지만 연의에서 오호대장을 본 독자라면 그 포쓰 때문에라도 전원이 한 자리에 모여 말머리를 나란히 하고 돌격하는 씬을 한번쯤은 상상해보지 않았겠는가.


왼쪽부터 마초, 조운, 관우, 장비, 황충


아직 황영감님의 얼굴이 공개되지 않았던 시절에 대만의 화봉팬들은 벌써 이런 짤을 합성하고 있었다. -_-b

중앙의 관장조야 유비를 따라 초년부터 고생하는 멤버들이니 당연하지만, 본격적으로 활약하려면 아직(관우가 안량을 벤 직후인 2010년 8월 현재 연재분 기준으로, 아직 ^0^) 멀고도 먼 황충과 마초가 이미 소개되었다. 보너스 페이지에 오호상장이니 오대장이니 같은 소리를 늘어놓은 적도 있다. 그렇다면 진모 역시 오호대장이 한 곳에 우글거리는 걸 보고 싶다는 욕망을 갖고 있는 게 틀림없다. 왜냐면 진모는 삼덕의 더러운 욕망의 결정체요 대변자니까!(...)
아무리 화봉요원이라 해도 저 지구를 파괴할 것 같은 굇수들이 말머리를 나란히 하고 돌격하는 연출은 불가능할 수 있다. 역사상 그럴 전투가 없으니까. 그렇다고 작가가 꾸며낸 가상의 도적떼 같은 잡몹을 상대로 오호대장이 출동하면 도적떼가 불쌍해서 어떻게 보나. 하지만 다섯 명 전원이 한 자리에 모여 대면하는 정도의 이벤트는 가능할지도 모른다. 관우가 형주 바깥에 나갈 일이 없다고? 그럼 나머지를 형주에 모으면 되지. 그런 망상으로 돌아보면 209년과 210년이 매우 신경쓰인다. 황충이 합류함으로써 관장조+황 덱이 형주에 집결한 데다, 약간의 픽션을 말이 되도록 가미한다면 마지막 카드인 마초까지 형주로 보낼 수 있다. 조조가 형주 정벌을 앞둔 208년에 마등을 입조시키기 때문이다.
헌제가 동승에게 내린 의대 속의 밀조는 마초의 행보와 관련해 꽤 맛난 양념이 될 수 있다. 동승 등이 모두 살해당하는 와중에도 살아남았던 마등이 어떤 이유에선지 중앙으로 불려갔다. 마초를 제외한 마씨 일족 전체가 조조의 손아귀에 들어간 상황에서 마등이 그 조조를 상대로 끝까지 버텨내면서 슬슬 세력을 키워가는 또다른 '생존자'와 손을 잡지 않으면 누구와 잡겠나? 게다가 화봉의 국수장군(...) 마등은 제법 야심이 있는 사람이다. 진모가 마등에게 아무 꿍꿍이도 지우지 않고 중앙으로 보낼 리 없다. 여기서 마등이 유비와 손잡고 조조를 뒷치기하고자 모종의 작당을 하고 그 보증으로 마초가 은밀히 형주까지 출장온다는 식으로 상상할 수도 있지 않나? 뇌까지 근육인 화봉의 마초가 이 동맹에 삘을 받아 성급하게 난을 일으켰다가 엉망진창으로 꼬여 마씨 일족이 박살나고 방황 끝에 유비에게 귀순하게 되더란 식으로 상상하면 안 된다는 법이 어디 있나? 어차피 화봉은 픽션이 반인데.(...)
그렇게 해서 오호대장이 전원 한 자리에 모이면 군장을 갖추지 않더라도 포쓰만은 이미 천ㅋ하ㅋ정ㅋ벅ㅋ 이겠지? 게다가 그 자리엔 우리의 폭풍간지 봉추선생과 7기님녀석도 있을 거란 말씀이야. 정정해야겠다. 이건 우ㅋ주ㅋ정ㅋ벅ㅋ의 포쓰다.(...)

글쎄, 조운 대 여포 조운 대 장료 장료 대 손책 같은 드림매치가 팡팡 터지는 게 화봉요원이다 보니 이런 망상도 하게 되네.(...)

Posted by 양운/견습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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