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30

어찌 사느냐면 2010.12.31 01:19
1.
이 포스팅을 작성하는 시각 기준으로 어제(12월 30일) 새벽 2시와 밤 9시에 박수 쳐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업뎃하는 게 없는데 설치하자마자 박수만 받고 있어서 놀랐습니다. 7할 이상은 혼자 놀기 위해 끄적거린 엉성한 팬픽들인데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게 부끄럽고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정말로 그 생각만 듭니다.;

2.
연말연시랍시고 친구들과 놀고 지금 들어왔습니다. 한번 틀어박히면 은둔형 폐인이 되는 저를 일부러 끌어내 바깥구경 시켜주는 친구들이 있다는 건 자랑, 그런 자리에서 술이 부족해 입맛만 쩝쩝 다시고 온 건 안 자랑.(...) 이건 끼니 때 반주가 없으면 아예 잡수시지 않던 할아버님으로부터 이어받은 것인지.(...)

3.
선동열 감독이 퇴진한 건 몰랐네요. 뿌리 깊은 삼빠 친구가 선감독의 5년 계약을 두고 한탄하던 게 바로 작년 이맘때 쯤의 일인데. 이 뉴스를 두고 삼빠가 아닌 제 입장에서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금년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이 화려하게 스윕당한 겁니다. 역시 그게 컸겠지요. 김응룡-선동열로 이어지는 해태st? 아니, 사실 그건 해태스럽다고 하기도 뭣하지만 어쨌든, 그런 방식은 삼성의 야구와 올드팬에 맞지 않다는 결론이 난 걸지도 모르고요. 어떤 사정이 있든, 일단 5년을 맡기기로 결정했다면 최소한 2년 3년은 넘기고 나서 평가를 해야 했던 건 아닌지 의아한 생각이 듭니다. 그 이상은 삼빠도 아닌 녀석이 할 수 있는 말이 없네요. 후임이 류중일 코치라니 옛 삼빠들에게는 기쁜 소식일 수도 있겠지요. 어찌 됐건 내년 시즌 삼성과 류감독의 건승을 빕니다.
그런데 솔직히 갸가 우승할듯.(...)

4.
주말이 가까워지면서 오지게 추운 날씨가 재래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날씨가 괜찮았던 오늘 돌아다닌 명동과 신촌 거리도 쌓인 눈이 얼어붙어 위험하다 싶으리만치 미끄러웠는데 이번 주말은 더욱 심각해지겠지요. 요 몇 주를 보면 우리나라 겨울철 날씨의 특징이라고 배운 삼한사온이 모처럼 그대로 들어맞는 것 같기도 하고, 근 10년간 겪은 겨울보다 더 춥다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추위가 곧 생존과 직결되는 사람들에게는 괘씸하게 들릴지 모르겠으나 저는 겨울이 겨울다워서 안심되고 즐거운 기분까지 듭니다. 겨울이 추울수록 보리농사가 풍년이었던 것은 자연의 이치였고, 선조들이 자연의 이치를 잘 따라간 예였지요. 도시생활은 자연의 이치 따위와는 무관한 것 같지만 지구라는 거대한 닫힌 시스템의 어딘가에서 일어난 변화는 결국 다른 곳에 영향을 주기 마련이고, 사람은 어떻게든 그 결과에 끌려가게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엘니뇨니 라니냐니 이상한 현상들이 일어나면서 무엇이 '정상적인' 기후인지도 헷갈리게 될수록 더더욱 교과서에서 배운 그대로의 날씨를 보고 싶어집니다.
조심조심 무탈하게 한 해를 마무리짓고 새해로 넘어갔으면 합니다. 우리 누구나.

Posted by 양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