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구글을 배회하다 이런 걸 발견했다.





오토메 게임이라는 모양인데 일단 삼국지가 베이스다. 주인공은 관운장. BL게임은 아니다. 관우가 여성이니까. 제작자들은 왜 이렇게 기획했을까? 물론 관성대제는 남자가 반하는 남자인지라 역사적으로도 맛깔스러운 이야기가 많긴 한데, 여러 의미에서 상념이 뭉글뭉글 솟는다. 특히 조조를 본 순간에는 더이상 뿜기는 걸 참을 수 없었다. 으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각설, 이런 물건을 발견했을 때 내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조씨와 제갈씨부터 검색하고 보는 것이다. 그랬더니 미친 듯이 잘생긴 놈이 하나 걸려나오지 않겠는가.





분위기만 봐선 귀하게 큰 귀공자인데 글쎄, 물론 왠지 그런 이미지가 잘 어울리는 양반이긴 하다. 나도 싫지 않아.(...)


저기 적힌 인터뷰를 대충 읽어보니 조운과 관우가 유비군 고참으로서 오래도록 동고동락한 것 치고 특별한 접점이 없다는 걸 제작자들도 인정하고 시작한 모양이다. 그래도 공략캐로 등장시킨 건 어쨌거나 저쨌거나 "유비군에는 당연히 조운이 있어야지ㅇㅇ" 라는 게 주된 이유인듯. 근데 누가 누구의 형님/오라비 캐릭터라고?;;;;;;;;;;;;;
이런 2차 창작물에서 재미를 더하기 위한 설정을 가지고 일일이 태클을 건다면 참으로 쪼잔하다 하지 않을 수 없겠으나 바로 이 부분에서 격하게 뿜고 포스팅까지 지르는 걸 보면 나는 역시 한 마리 더러운 상산남자빠다. 관우보다 연상인 조운이라니 한중까지는 멀쩡한 청년무장으로 묘사되던 양반이 겨우 10년 뒤의 북벌로 넘어가면서 갑자기 시간을 달려 일흔 노장이 되는 연의가 아른거리더란 말이다. 나녀석아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자. 진삼4 조운전 엔딩을 기억하자!(...) 뭐 사실 관우 하면 형님 이미지인지라, 거기에 맞춰 유비와 장비가 애가 되었다면 연상으로서 의지가 되는 캐릭을 등장시켜 줘야 균형이 맞을 것이다. 스토리 짜는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고민 좀 했겠지.
좀 더 구글링을 하다 조운과 관우의 대화 중 한 장면으로 여겨지는 스샷을 찾아냈다. 거기서 조운이 쓰는 인칭대명사는 오레/오마에였다. 오레는 그렇다 쳐도 관우를 오마에라고 부르는 조운이라, 으음 뭐랄까 신선하긴 신선한데;;;;;;
아, 아무튼 종족차별 쩌는 저쪽 세계관에서 유일하게 종족차별을 안 하는 '인간'이라는 설정이라 하니 갑자기 흐뭇해졌다. 그러하다. 나의 상산남자는 어디서나 인격자요 대인배여야 함이 옳다.



대인배면 뭐하냐 여기서도 유관장 바깥에서 겉도는 삘이구만. 이래서 내가 융중남자를 포기할 수 없다.(...)





p.s. 말 나온 김에. 누가 조운이 158년생이라고 멋대로 갖다 붙인 위키글이 수정됐으면 좋겠다. 이전에는 168이라 적혀 있더니 그새 10년을 더 당겼구만. 생년은 그냥 물음표 처리해주쇼 그게 가장 정확하니 -_-; 우리나라의 위키에서 삼국지 관련으로 찾아볼 때 유독 조운에 대해서는 요상한 내용이 자꾸 등재되는 것 같다. 근거 없는 내용이나 오류가 당당히 적혀있을 때는 내 낯이 다 뜨거워진다. 첫째로 정사 연의 구별좀 해주시고 기록상 근거가 없는 내용은 썰이라고 붙여주란 말요;;;

p.s.2 조조가 공략캐로 등장한 이상 당연히 오관돌파까지는 진도 나가리라 예상된다. 게임의 시작점은 황건난이 터지는 184년 무렵인데 200년을 배경으로 잡는 오관돌파까지 다룬다고 가정하면 어라 싶긴 하다만, 어차피 게임이니까 그런 거 따질 리 없다. 여튼 오관돌파도 한다면 190년대 후반에 벼라별 일이 다 일어나는 서주가 중요한 무대로 등장하겠지 싶다. 실제로 190년대 후반 유비군의 주요활동무대도 서주였고. 무엇보다도 관우로 장료를 공략하려면 백문루는 필수 아니겠는가.
그러니 194년 서주에서 봇짐 싸들고 피난가던 낭야소년이 고양이들+상산남자와 조우하는 사건 같은 걸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p.s.3 근데 저쪽 세계관 기준으로는 종족차별하는 돈횽이 상식인인 게 맞음. 게임 안에서 종족차별이 얼마나 심하게 일어나는지는 발매되고 나야 알 일이겠으나,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저 조운은 대인배가 아니라 괴짜겠지.


Posted by 양운/견습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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