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에서 한창 신삼국 물량을 풀어놓던 무렵 관평의 팬을 자처하는 분이 잠시 갤에서 활동하셨다. 그분이 중웹 위키에서 퍼오곤 하던 관평의 기록에는 마지막 몇 줄에 조운빠를 뿜게 하는 대목이 있었다. 당시 중웹 위키의 관평글에는 그 썰의 출처가 적혀있지 않았다. 그래서 작성자들이 근거 없는 '썰'이라 판단했던 건지, 지금 가보면 지워져 있다.
허나 우리에게는 바이두가 있었으니.
바이두 원문 링크는 이쪽
첫째빨간펜 : 관평의 처 趙씨 (조운의 딸이라는 썰이 있다)
둘째빨간펜 : 여몽이 남군을 함락시켰을 때 조씨는 7살이던 어린 아들을 안고 고향? 시골? 로 도망쳤으며, 성을 "門"으로 고치고 숨어 살았다. 서진 때 오나라가 멸망된 후 다시 성을 "關"으로 회복했다.
쯤의 내용인 것 같다. 당시 위키에 적혀 있었던 게 바로 이 글이다. 근데 저 쭝국어 못하는 거 아시죠.(...)
다른 건 둘째 치고, 관평에게 처자가 있었다는 이야기는 출처가 야사 같은 게 아니라 관우의 67대손이라는 그 어른의 족보인 모양이다. 족보의 진위는 내가 따질 일이 아니다. 관우 밑에서 형주를 지키던 관평이 오의 뒷치기 때 전사한 것은 사실이다. 전장에 나갈 정도의 나이였다면 당시 관념으로 가정이 있는 게 정상(?)이다. 가족들이 관우와 관평의 죽음 후 사방으로 정보가 끊기면서 촉으로 도망치지 못하고 형주 어딘가에 숨어 살았다는 것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다만 관평의 아내가 趙씨라는 게 문제인데.;;;;
관우와 관평이 죽은 것은 219년 12월의 일이다.(오주전) 바이두에 오른 저 내용을 참이라고 전제했을 때, 219년 전몰할 당시 관평에게는 7살짜리 아들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게 만 나이든 음력나이든, 관평은 최소 211년 이전에는 결혼한 게 된다. 그때 관평이 10대였다면 190년대 초반 출생일 것이다. 딱 스물이면190년대 극초반 태생이다. 그보다 약간 더 있었다면 180년대 말까지도 올라갈 수 있다. 유비가 161년생이니 관우의 나이를 그 부근이라 짐작할 때, 관평은 관우가 아무리 젊어도 20대 후반 쯤이었을 때 태어났을 가능성이 높다.
문제의 조씨는 연령대가 어떨지 전혀 알 수 없지만, 여성에 대한 당대의 관념을 생각할 때 관평보다 어릴 가능성이 더 높다. 연상이라도 그리 크게 차이가 나진 않았을 것이다. 그럼 "일설"에 의하면 아버님 되신다는 조운에게 턴이 돌아간다. 팬심으로는 역시 장비와 비슷한 나이였다(160년대 후반)고 생각하고 싶다만.; 중요한 건 이 양반들한테 가족을 만들고 건사할 시기가 있었느냐다. 신야 이전까지는 유비 패밀리가 좀 험하게 대륙을 떠돌아 다녔으니 말이다. 특히 조운의 경우 본전대로 가면 유비가 공손찬을 떠난 190년대 초반부터 따른 것이 되고 별전을 따라가면 그때 헤어졌다가 유비가 원소에게 의탁한 200년부터 제대로 따른 것이 된다. 그 사이의 행적은 관우, 장비보다 더 묘연하다. 별전을 따라갈 경우 유비 앞에 나타난 조운이 자기 '자녀들'까지 딸린 가족을 데려왔다 해도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즉. 관평의 아내라는 조씨가 만일 조운의 딸이라면 하북에서 태어났을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다.
멘붕 오려는 나 자신을 위해 잠시 화제를 돌려서, 신야탈출, 장판파, 적벽대전 같은 스펙터클한 사건이 쾅쾅 터진 208년과 관평이 혼인했다고 추정할 수 있는 가장 늦은 시기인 211년 사이에 있었던 일을 정리하...려 했는데, 이게 하다보니 형주 떡밥으로 이어진다. 머리 아파서 못 하겠다. 무엇보다 촉서 쪽은 기록이 너무 적고 연도 정리조차 잘 안 되어있어 환장할 노릇이다. 하다못해 결혼동맹이 정확히 언제 이뤄졌나 정도는 적으란 말이다아아... 아직 주유가 살아있던 공안 시절에 유비가 강동까지 가서 손권을 직접 만난 일이 있다.(주유전) 강동에서 유비에 대해 어떤 취급을 했건 간에 유비 정도 되는 사람이 직접 손권을 만나러 가야 할 일이라면 역시 결혼동맹 정도의 거사는 있어야지 싶다. 그럼 그 일은 209년과 주유가 사망한 210년 사이일 거라 찍어놓고, 일단 퇴각한다.
참, 우리나라 위키의 관평 글에는 관평이 182년생이라고 누가 적어 놨던데 제발 이런 식의 출처 없는 정보 좀 함부로 등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p.s. 근데 강유 따라 답중전투 나간 광이는 전사했을 때 한 50대였다 쳐도 조운까지 입촉한 후에 태어난 게 되는지라. 게다가 '아문장'이라면 그보다는 젊은 연령대였다고 봐야겠지. 아무튼 망상에는 끝이 없음.(...)
p.s.2 관우는 형남4군 정벌 후 장강 이북에 주둔했다. 유비가 형주를 맡기고 입촉한 211년에도 그쪽에 있었을까? 아니면 장강 남쪽의 공안에 있었을까? 관우 본인은 계속 장강 북쪽에 주둔하고 같이 형주를 진수하게 된 제갈량이 임증에서 올라와 공안에 있었을까? 상산남자는 정확한 연령대가? 뭐라고 말 좀 해보쇼 진승조 이 양반아!
p.s.3 상산남자빠들이여 포기하기는 아직 이르다! 조씨에 대한 글에서 鄕이라는 글자를 시골이 아니라 '고향'으로 해석할 경우 조씨는 형주 출신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그럼 성만 같을 뿐 상산남자와는 관계 없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자기들끼리 인척 맺은 유관장+제갈마 카르텔에 조씨는 없었던 것인가 하는 아쉬움(...)이 살짝 남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