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니름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간결하게 적겠습니다.

 

 

저는 원작 웹툰이 연재될 당시 실시간으로 따라간 독자였습니다. 완결된 후에도 가끔 생각나면 정주행했고요. 근 1년간은 보지 않았습니다만, 대략적인 줄거리와 흐름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원작과 비교하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영화가 원작의 충실한 재현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불만이 적지 않을 거라 생각됩니다. 2시간을 조금 넘는 러닝타임에 맞추기 위해선지 여러 가지로 각색된 탓입니다. 특히 몇몇 중심 캐릭터에 대한 처리와 클라이맥스 부분의 연출에서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그 사람의 저택을 경호하러 불려나온 경찰들은 '적'이 아닌데 말이지요...

원작은 원작이고 영화는 영화라 생각하는 분들, 원작을 본 적이 없는 분들에게도 약간 아쉬움이 남지 않을까 싶습니다. 왜 극중 인물들이 저런 행동을 하는가, 왜 5.18이 현재진행형인가에 대한 묘사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느낌입니다. 주요 등장인물들 각각의 과거가 현재와 어떻게 이어지는지에 대해 원작은 시간을 들여 묘사했지만 영화는 그게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이 영화가 하마터면 26년이 아니라 30년, 혹은 32년이라는 타이틀을 달 뻔했다는 걸 생각하면 개봉된 사실 자체가 감사한 일입니다. 반대했다고 국군한테 국민을 죽이게 시킬 수 있던 시절과 달리 지금은 이런 창작물, 이런 표현이 나와도 직접적인 압박은 받지 않는 세상이 된 것에 감사하고요. 우리가 지금 누리는 것들 중 무엇 하나 대가를 치르지 않은 것이 없음에, 묵념합니다.

 

 

 

 

p.s. 작중 현재인 2006년에 곽진배가 해태 타이거즈 모자를 쓰고 다니는 게 깨알 같네요. 그때면 이미 기아 타이거즈인데 ㅎㅎㅎ 하긴 해태가 왕조 시절 전국구로 팬을 보유하긴 했지만 호남 지역에선 그 의미가 더욱 각별했겠지요.

 

p.s.2 트위터에 적은 감상 추가. 영화를 보고 뭐가 그렇게 간질간질 불편한가 했는데, 생각건대 초점을 맞추는 주제가 약간 달라진 느낌입니다. 원작은 시밸럼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죄해라 그러면 받아줄게 진짜 사죄를 하라고 썅ㅠㅠ 이었다면 영화는 뒈져라 머더러!!!!!! 이런 느낌... 그런 점에서 영화의 마실장 캐릭터 설정이 아쉽습니다. 진심.

 

 

Posted by 양운/견습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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