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작년 11월에 본 것부터 기억나는 대로 스타트.
1. <교도관 나오키> ~5권
교조적이다. 엄청나게.-_-;
사형수를 다루는 작품들은 사형수에게도 결국은 인간적인 면이 있다는 걸 강조할 수밖에 없는 걸까? 물론 <그린마일>만 해도 왜 저 사람을 처형하는가 싶은 캐릭터의 반대편에 개색히 소리 튀어나오는 캐릭터를 둬 어쨌든 세상에는 죽일 놈이 있다는 듯한 씁쓸함을 남겨두긴 하지만... 어찌 됐든 나를 비롯한 독자들은 바깥에 살고 있으니 실제로 사형수들이 어떻게 남은 생을 보내는지 거죽이나마 알 도리가 없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사형수들처럼 결국 그들도 사람이기에 실낱만큼이라도 구제의 여지가 있는 건지 어쩌는 건지, 알 수 없다 이거다. 사람은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그것 때문에 폐지론을 지지하고 싶긴 한데 결국은 나오키가 그렇듯 피해자들 입장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잖은가. 인권의 경중을 논하는 건 우스운 소리지만 보다 위로를 받아야 하는 자가 피해자인지 사형이 언도된 가해자인지 물어보면 상식적으로 전자에게 더 동정심이 가는 거다. 물론 결국은 죽은 사람이 제일 불쌍한 거고 사형수도 마찬가지지만..
나오키만 폐지론과 존치론 사이에서 밤잠 설치냐, 나도 혼란스러워진다.;;;
<사형수 042>하고는 또다른 맛이다. 아무래도 그쪽은 진지하게 사형을 다뤘다기보단 교화 쪽에 중점이 가지.
2. <디그레이맨> ~8권
재미가 없다.
아니, 소재나 캐릭터(그렇지 뭐.. 요즘 만화나 대중소설이나 키워드는 캐릭터 모에지 뭐 -ㅅ-)도 괜찮고 이런저런 에피소드를 짜맞춰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데 왠지 재미가 없다. <블랙캣>이나 <헌터헌터>보다는 낫지만.....
나는 서사구조를 좋아한다. 뭔가 흘러가는 이야기가 있어서 이렇게 저렇게 플롯을 파헤치며 보는 걸 좋아한다 이거다. 그런데 이 작품은 뭐랄까, 전체적인 그림이 그려지지가 않는다. 그런 것 보다는 보아라! 느껴라! 캐릭터를 즐겨라! 라는 느낌이랄까. 아니 그러면 캐릭터를 즐기는 거라도 재미있어야는데 그렇게까지 느낌이 오진 않네.;
결국 스토리를 이끄는 건 캐릭터니까 캐릭터도 플롯만큼이나 중요하긴 한데, 이 작품은 그 캐릭터를 통해 스토리와 플롯을 파헤치며 보는 재미가 없다. 내가 설렁설렁 봐서 이 작품의 진짜 묘미를 못 깨우친 걸까. 하지만 하가렌이나 아이실드처럼 1회독만에 찌리릿하고 이거다 싶은 느낌은 아니 온다. 아무래도 내가 입맛이 또 변한 모양이다. 고딩 시절 쯤이었다면 이것도 꽤 재미있게 봤을 것 같은데. 하아...;
3. <개구리 중사 케로로> ~18화
말이 필요없지. -_-a 우연찮게 2기 끝부분의 한 장면 - 금색으로 번쩍번쩍하는 타마마 - 을 보고 이거 슬레 패러디냐? 로오나 강림씬이냐?! 라며 혼자 흥분해서 처음부터 다시 보자고 덤비긴 했지만... 지친다.; 웃기다가도 한참 웃기지가 않다.;; 결국 기브업.;;;
...그래도 기로로는 귀엽더라. 나츠미 마이 러브~ 키스미 텐더 앤드 홀드 미 포~에버~에버~에버~ (그건 38화인가야)
4. <은혼> ~35화
원작 말고 애니. 이 괴작(이란 건 원작과 애니 둘 다)을 대할 때면 정말이지 작가 이전에 역자들에게 온갖 찬사를 바치고 싶어진다. 이건 대체 우주 어디에서 꽂힌 센스냐고요. 이 내가 미친듯이 웃으면서 본 몇 안 되는 만화! 애니로 보니 그것도 제법 괜찮네. 작화붕괴도 없고~(아놔 애니실드 아놔 ;ㅁ;) 원작 스토리를 따라가면서도 적당히 오리지널을 넣는데 그게 또 나름대로 센스있고~ (아놔아 애니실드 스마트하지 않아 네놈들 모두 스마트하지 않아! ;ㅁ;)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화면과 소리를 그대로 받아들이며 보고 나면 너무 웃느라 기진맥진해서 하루에 다섯편 이상 보는 건 체력상 무리일 정도. 이 작가는 대체 어느 별에서 온 거야? 성우진도 하나부터 열까지 만점주고 싶다!
5. <홀리랜드> 13권
<군계>는 보다 보면 욕지기가 치밀어서 결국 던지게 되는데 이건 또 다르더라. 어쨌든 저는 착한 어린이라서 만화에 나오는 장면을 보면 따라합니다. ^_^* (...) 따라하다보니 왜 펀치 날릴 때 무릎을 그렇게 꺾는지 좀 알 것 같다. 그게 바닥을 차서 힘을 올려보내는 거였구나. 그런데 좀 힘드네.
......아니 중요한 건 그런게 아니고, 주먹질하는 작품치고 이렇게 뿌리 끝까지 '성실한' 이야기를 보지 못했기에 끌린다. 카미시로 유우, 삶을 대하는 태도가 정말 괜찮은 녀석이다.
6. <베가본드> 24권
빌어먹을 아저씨...가 아니라 미야모토 무사시가 드디어 사사키 코타로...아니아니 사사키 코지로와 만났다.-_-;;;;; 무사시는 다시 한번 정신적으로 한꺼풀 벗는구나.
요시오카 덴시치로가 어떤 결말을 맞을지 알기에 가족들과 한상에서 마지막 저녁을 먹는 장면이 참 찡하더라. 이것도 어찌 보면 천재와 노력하는 범재의 대결이고, 결말은 역사에 남은 대로 천재의 승리이긴 한데... 그런 죽음을, 나라면 받아들일 수 있을까? 죽음을 택하는 방식이 요시오카 덴시치로답긴 하지만...하긴, 본인이 납득할 수 있는 결말이 좋겠지. 가족과 문하생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을 이기적인 선택이라 해도, 그 이상으로 본인이 만족했다면야.
그렇군. 이번편을 관통하는 주제는 죽음을 받아들이는 태도인가.
7. <레인보우 2사6방의 7인> 14권
이거이거 이러다가 병정 장가가는 거 보겠네. 뭐 악당을 제외하면 만인에게 해피엔딩이지.(히죽)
그렇지만 좀 일이 쉽게쉽게 해결된 느낌이다. 그 빌어먹을 늙은이가 그렇게 재력이 있다면 어째서 변변한 변호사 하나 구하지 못하고 메그의 증언 한방에 당하는 거지? 아무리 빼도박도 못할 물증이 하나 있긴 하다 해도... 그리고 여론이 하나같이 메그를 옹호하는 분위기란 것도 좀 당황스럽다. 아니, 그래야 마땅하다는 데는 이론이 있을 수가 없다. 하지만 그토록 세상 사람들의 마음속에 양심이 있고 정의감이 넘친다면 네이버 찌질이 악플러야말로 있을 수가 없거든. 메그가 겪은 일이 오늘날 한국 어딘가에서 자행되었다고 기사가 뜨면 거기 달릴 댓글 중 30프로는 어떤 내용일지 불보듯 뻔해... 가혹하면서도 가혹하지 않구나, 너희들이 사는 세상.
8. <의룡> ~11권
감상은 한 마디 : 12권 언제 나와. -_-;;;
9. <블랙라군>
원작 말고 애니. 와시미네 패밀리 에피소드로 2기도 끝났는데, 이거 설마 여기까지만 애니화하는 건 아니겠지? 원작에선 로베르타 패거리..아니 패밀리가 돌아온다고?!!
<블랙라군>의 악당과 폭력은 참 묘한 느낌이다. 인간말종의 끝을 보자는 듯이 폭력은 여과없이 행해지건만(물론 그래도 공영방송에까지 뜨는 거니까 원작이든 애니든 적당히 보여주거나 암시를 주는 데서 끝내는 게 보통이지만 뭐시냐, 멀쩡하던 얼굴이 두드려 맞으면서 짓뭉개지는 장면 같은 건 역시 충격적이지..) 레비 측에서 폭력을 행사할 땐 윤발이 형님이 날아댕기던 그 시절 홍콩 느와르의 쾌감에다가 묘하게도 목이 메는 기분 - 어려운 말로 페이소스라고 하나 본데, 그런 것마저 느껴진단 말씀이다. 독자들은 결국 사람이 진짜로 총에 맞아 죽는 장면을 본 적이 없기에 레비의 흉내를 보고 멋없다고 말하는 꼬맹이들같이 환상을 가질 수밖에 없는 거려나(그런데 그건 작가도 마찬가지 아닌가..;).
시원호쾌하면서도 답답하다. 나는 어쩌면 평생 로아나프라를 이해하지 못할 지도.
10. <마탐정 네우로> 1권
추리물은 아니다. 단언하건대 추리물은 절대로 아니다. 이것은 네우로의 야코 이지메담이다(틀려). 일단 1권만 봤을 때는 계속 다음을 보고 싶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이것도 캐릭터물이란 느낌이 와서...-_-;;; 그래도 한번은 나온 데까지 봐주고 내 취향인지 아닌지 판단을 하는 게 좋겠지. <은혼>만 해도 1권은 별로였는데 10권쯤 나왔을 때 쭉 보고 나니 알아서 기게 되지 않았던가.
그나저나 네우로에게서 히루마의 향기를 느낀 건 나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