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요 근래에는 <아이실드21>을 지른 후 계속 그것만 본지라 별달리 새로 본 작품도 없지만...;

1. 크로스 게임

여섯 시합의 전반은 수비들 노크 연습용, 작정하고 던진 7, 8, 9회는 합산해서 1실점.
코우의 이런 성적에 대한 댓글평들 :

"히로보다 더 잘 던지는 거 아냐? ㅋ"
"그 1실점은 히데오한테 맞은 거 아냐? ㅋ"

으하하, 그래서 아다치 선생 작품이 좋다. >_< 매번 이야기는 뻔하고(히카리의 어머니나 타츠야가 죽은 사건 같은 건 예외..일까) 그 캐릭이 그 캐릭인 굇수대행진이지만, 그런데도 재미있고 잔잔하단 말야. 같은 배우가 배역만 바꿔서 시리즈물에 출연한다고 생각하지 뭐. 알아 알아. 팬들 사이에선 다 그러려니 하는 거다. >_<

그렇지만 카즈야랑 히로는 속은 몰라도 겉은 안 닮았잖아. 어째서 코우는 겉까지 쿠니미 히로인 거냐아...; 그러니까 그 1실점을 히데오가 친거냔 말이 나오지. 나라면 9회에는 반드시 한방 날리는 히로가 친 거 아니냐고 하겠지만 키읔.

이러쿵 저러쿵해도 아다치 선생님! 당신의 초절정 개그센스와 스포츠물을 빙자한 순정물은 전문개그물보다도 웃기고 전문순정물보다도 알흠답습니다! ;ㅁ; 그런데 이번엔 <터치>와 <H2>를 넘어설 수 있겠습니까.


2. 블랙라군 2기

10월 신작에 블랙라군 2기가 있는 걸 뒤늦게 발견했다. 1기에서는 원작에서도 말이 많았던 흡혈귀 쌍둥이 에피소드가 왜 안 나왔을까 싶었는데 그 에피소드가 2기 시작하자마자 나오더라. 원작 볼 때는 발랄한 누님께서 열받을 대로 열받아 레비까지 날려버리려 든 기세등등함이 강렬했는데, 애니로 다시 보니 그녀가 그 아이들을 아주 약간은 동정했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 어른이, 세상이 만들어낸 그 아이들의 참혹한 운명에 대해 록 이상으로 평범한 일상을 살아온 나로선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그저.. 애니팀이 특별히 그 아이들에게 엔딩을 내어주며 연주한 레퀴엠을 생각할 뿐이다.

그러니까, 쌍둥이를 위한 레퀴엠을 빼면 엔딩이 1기와 같다. 오프닝 역시 1기 그대로다. 새로 뭘 하기엔 본편 작화만으로도 힘들었던 걸까.;;;

.....블랙라군 작화를 보다가 애니실드 작화를 생각하니까 까짓 엔딩 오프닝 안 바뀌면 어때, 눈물이 앞을 가리는구나. 원작의 색기와 사악함이 좔좔 넘치는 악마의 사령탑과 미소에서 상냥함이 진득하게 배어나오는 악마의 에이스를 돌려줘. 게다가 키드와 쿠리타와 무사시는 그런 냥반이 아니야아. ㅠㅠ


3. 사이버포뮬러 ZERO

신죠 나오키의 성우가 미도링이란 걸 자꾸 까먹게 된다. 나에게 있어 미도링은 제 2의 제르가디스니까.;;

(왜 원작이 미도링인데 제2냐고 묻지 마시라. 본인이 처음으로 성우에게 관심을 갖게 했던 슬레 1기에서의 최덕희&김승준 조합을 어떻게 잊으라고. OTL)

아니 신죠는 차라리 쉽게쉽게 갑정이입하며 보는데..; 그러니까 사포를 처음 봤던 옛적에는 슈마하나 카가같이 나 멋있는 놈이라고 대놓고 오오라를 풍기는 녀석들만 멋져 보였지만 지금은 여러모로 찬밥 신세인 신죠 역시 멋지고 괜찮은 녀석이란 걸 팍팍 느끼며 보는데...;

안지환 씨가 아닌 카가와 김일 씨가 아닌 란돌좀 어떻게 해줘! 제로면 TV판까지 합쳐 세번째 시리즈인데 아직도 원작의 목소리가 익숙해지질 않는다! 라스트 배틀의 그 격렬한 데드히트에서조차 저언혀 감정이입이 되지 않다니잇! OTL

세키 토시히코가 못 한다는 게 아니다. 안지환 씨가 너무 잘한 거다. 게다가 각인효과라는 것도 있으니까. 하지만 역시 까불거리는 겉과 달리 엄청 속깊고 고민 많은 카가라는 녀석을, 그게 블리드든 죠타로든간에 여린 느낌이 있는 고음의 목소리로 듣는 건 좀 느낌이 어색하다. 아놔... 안지환 씨 이러깁니까. OTL


4. <아이실드21> 206화

히루마. 신류지전 직후 한동안 등장이 뜸했던 게 억울했느냐. 요즘 서비스컷이 늘었구나. 그래서 이번 포인트는 안경인 것이냐? 그런 것이냐?;;;

뭐랄까, 진짜 사회자를 해치우고 뿅 하고 등장한 장면에서 까닭 없이 황록스포츠의 그 장면을 떠올려 버렸다.

"안쪽에서 스파이크좀 가져다 다오. 요이치~" "네, 점장님!"

이녀석은 유니폼을 입지 않았을 땐 뭔 짓을 해도 귀엽구나...;ㅁ;

아무튼 이런 깜짝쇼를 한 보람이 있어 아주 조금이나마 발리스타의 베일이 벗겨졌다. 신이 공격시에도 뛴다. 디펜스의 오죠가 공격도 보강한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이녀석은 '최강의 라인배커'지 러닝백이란 말은 들은 적이 없었지(달리 말하자면 최강의 러닝백은 관서든 어디든 따로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미다.. 그게 진짜 아이실드21일지는 알 수 없지만).

대전운 때문에 신류지전에서 모든 카드를 써버린 데이몬과 대등하게 싸우려면 발리스타를 공개해야 한다던 신은, 한편으로는 그 발리스타를 썼으면 오죠가 신류지를 이기고 데이몬과 붙었을 거라고, 그게 당연하다고 말하고 있다. 데이몬은 정말 죽을 고생해서 기적적으로 신류지를 이겼건만 뭐냐 그건. 왠지 허무해지잖냐(반대해석하면 신만은 데이몬이 신류지를 이길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는 소리도 되나..).; 어쨌거나 작전을 꽁꽁 숨겼으면 데이몬도 쉽게 이길 거란 의미가 되므로 러닝백으로서의 신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더불어 디펜스태클인 이카리에 대해 생각했다. 오타와라는 쿠리타가 상대해야 하니까 이쪽은 아무래도 쥬몬지가 상대해야 할 것 같은데.). 생각할 것도 없이 그건 달리는 횡포다. 벤치프레스 140kg인 신이라면 세나가 아니라 쿠리타가 태클을 걸려고 다가와도 그 속도까지 더해져 가비얍게 날려버릴 것 아냐. 아니 그 전에 벤치프레스 140이면 라인을 해도 된다고.;

한편으로는 신 세이쥬로라는 노력하는 천재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이녀석이 전력노출을 기꺼이 감수해가며 싸우고 싶어하는 세나는, 아니 데이몬은 대체 녀석에게 있어 무슨 의미를 가진 걸까. 역시 노는 천재 아곤과는 달라서 노력하는 범재들의 무서움을 아는 거야~ 라고 넘어갈 수가 없는 것이, 이거야말로 파고들 구석이 없다는 거다. 겸손한 천재라서 데이몬을 결코 깔보지 않았던 키드의 세이부가 결국에는 데이몬을 이긴 걸 생각하라(무사시가 늦게 합류해 초반 트라이 포 포인트에서 손해를 봤으며 온사이드킥은 다분히 악운이 작용한 거라 해도 진 거는 진 거다. 게다가 키드 자신의 각성도 좀 늦지 않았던가). 히루마는 키드와 아곤이 천재이기 때문에 가질 수밖에 없는 한계를 잘도 공략해냈는데 과연 신에 대해서는 어쩌려나. 설마 세나가 이 악물고 뛰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는 건 아니겠지. 세나의 무릎을 지켜주지 않으면 팬한테 혼나기 전에 마모리한테 구박받을 거다.(...)


그나저나 오죠와 데이몬은 은근히 포지션별로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어 있지 않던가. 이게 개인 대 개인 뿐 아니라 조합 대 조합으로도 성립하는 것 같다. 몬타는 일찍이 타카미&사쿠라바의 패스를 자신의 작은 키로는 저지할 수 없다고 인정한 적이 있다. 사쿠라바는 공격수니까 데이몬 공격 중에는 그래도 몬타의 부담이 덜하겠는데, 수비 시에는 사쿠라바에게 가는 공을 컷할 방법이 없으니 누구 등을 밟고 뛰든가 사쿠라바가 공을 잡기도 전에 태클을 걸어 넘어뜨리던가 잇큐를 이긴 방법으로 가야 할지도 모르겠다. 공을 잡아 옆구리에 끼는 순간을 노린 인터셉트 말이다. 그게 한두 번 통할 일이지 여러번은 안 될 거란 게 문제다. 게다가 히루마 전담 해설자인 타카미가 그에 대한 대책을 고려하지 않을 리가 없다. 사쿠라바 또한 범재인 자신을 인정하고 극복한 이상 천재 잇큐처럼 자존심 때문에 쓸데없는 짓을 할 리도 없고, 어떤 의미에서 몬타는 잇큐와 싸울 때보다 더 힘들겠다.;;

여름동안 오타와라, 사쿠라바, 신이 모두 업그레이드 되었으니 이녀석들을 상대해야 하는 쿠리타, 몬타, 세나는 정말 죽어나겠구나. 알 수 없는 건 히루마 대 타카미다. 히루마가 머리는 천재인 거야 세상이 다 아는 거고, 타카미는 천재는 아니지만 히루마의 트릭을 좌라락 해설할 정도의 능력은 있다(사후약방문이란 건 넘어가자). 두 녀석 다 신체능력은 별볼일 없으니 머리싸움과 패스의 정확도로 승부가 나겠는데, 이번에는 타카미가 천재 히루마의 한계를 공략할까? 아니면 애초에 지략으로 당해낼 수 없음을 인정하고 트릭이 통하지 않을 우직한 정면공격으로 갈 지도 모르겠다. 히루마가 쿼터백으로서 상대방을 인식하며 시합한 건 키드 밖에 없었는데 타카미의 경우에는 과연 어떠하려나. 설마 달릴 수 있는 쿼터백인 히루마는 달릴 수 없는 쿼터백 타카미도 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억지로 공을 빼앗으려나?;


구구한 억측 같은 건 뒤로 물리고, 히루마! 세나! 몬타! 쿠리타! 너희들의 능력을 보여다오! 오죠를 깨고 하쿠슈랑 붙어야지! 가오우를 김판석으로 만들면 안 돼! 오죠전이 끝이어선 안 된다! ;ㅁ;



 
Posted by 양운/견습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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