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왔습니다.

중얼중얼 2007. 12. 19. 21:15
한 표 행사하고 왔습니다. 투표용지를 준 분이 아직 어려보이는데 투표한다고 신기해 하시더라만.. 이거 기뻐해야 하나? =_=
(이 부분 착각했습니다. 16대 대선이 02년 12월이었네요. 03년 초에 뭔 선거를 했었지;)


지지하던 후보가 있었습니다. 바로 어제 배신당했지만요. 그 후보를 지지했던 건 본래, 당신 공약과 식견을 지지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앞으로 5년간 정치경험좀 쌓은 후에 다음 대선 때는 해내라고 격려하는 겸 딴나라당에 반대하기 위해서라도 -_- 라는 이유였습니다만...
그래도, 인간은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걸 믿고 싶습니다. 스스로도 자신이 어리석다 싶습니다만 좀 더 지켜볼 생각입니다.


그나저나 투표율이 참 안습이군요. 1번 후보 정치 관둬! 예상은 한 일이지만 씁쓸하네요. 이래놓고 당선자가 뭐 하려 할 때 당신 지지한 적 없다며 뻗대는 소리 해서야 설득력이 없을 텐데 말입니다. 아니 실은 투표를 했어도 당신 찍은 적 없다며 뻗대는 소리 해서는 안 되는 겁니다만 아무튼.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자신이 생각해서 선택할 권리를 포기해봤자, 그것이야말로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기권 또한 투표권을 행사하는 한 방법이니까 법으로 구속하지 않는 겁니다만, 기권표가 특정기준을 넘어가면 그 선거가 무산되는 식으로 뭔가 기권표만의 가치를 가지는 제도가 없는 상태에서는 그것이 정말 의미가 없지 않습니까. 대의제는 슈퍼맨 노릇할 사람 하나 뽑아놓고 그 사람한테 다 알아서 하라고 하는 게 아닙니다. 누군가의 당선은 어떤 형태로든 유권자 전원이 투표권을 행사한 결과이기에 그 책임 또한 유권자 전원에게 돌아간단 말입니다. 그러니까 세금 꼬박꼬박 낸 사람이라면 투표권 행사해서 그 값을 받아내야지요. 그런 의미에서 내년 총선 때는 좀 투표율이 높아졌으면 좋겠군요.

그 사람과 그 소속당을 지지하지 않는다 해도 '그 사람이니까' 반대하는 짓을 해선 안 되겠지요. 당선자께 미리 축하인사 드리고.. 5년간 같이 잘 좀 해봅시다. 하지만 운하는 포기하쇼. BBK는 확실하게 밝히쇼. 당신 찍은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이 딴나라당 지지자도 당신 지지자도 아닌데 지금 정권보다는 뭔가 낫지 않을까 다른 후보들보단 그나마 뭔가 있어 보이는 거 아닐까 싶어서 반쯤은 포기하는 맘으로 택해줬겠지. 내가 아는 사람들도 여럿 그랬으니까. 잊지 마쇼, 당선은 당선이고 매듭지어야 할 문제는 매듭지어야 할 겁니다. 지금 한국 사람들은 막걸리 고무신 돌렸다고, 누가 부탁했다고 찍어주곤 나랏님이라며 찍소리 못하던 순진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지금은 본가에서 가져온 팬텀 씨디와 유튜브질로 심신 정화 중입니다. 도중에 <Do you hear the people sing>이 묘하게 삘이 와서 무한 반복 중임다. 앞으로 이 노래 들으며 정말 복받쳐서 가슴을 치게 될 일은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바로 이번주에 딴나라당이 국회에서 저지른 범죄행위와 그에 대한 언론의 태도를 보고 딱 떠오른 게 자유행성동맹 멸망 직전 꼬락서니였다면 제가 망상의 세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 차라리 그런 거였으면 좋겠는데요. -_-a


p.s. 이번 대선은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재미없었음. DJ 때 노통 때는 진짜 재미있어서 끝까지 구경했는데.
p.s.2 대통령과 함께 4년을 같이 갈 이번 총선에서 딴나라당이 여당이랍시고 과반수 먹어버리면 전 버럭할 것임. 여소야대가 되는 한이 있어도 그 꼴만은 도저히 못 봐주겠음. 그 전에 어서 근혜공주랑 결별해서 당이 갈려버렸으면.(...)
Posted by 양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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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rbino 2007.12.19 21: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다녀왔습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저는 정치에 무지하고 무관심한 20대 답게 '이 후보도 저 후보도 다 미덥지 않아! 하지만 어느 후보가 뽑히는 꼴을 순순히 볼 수는 없고, 어쨌든 투표권을 포기하고 싶지도 않아!' 라는 마음가짐으로 모 후보를 찍었습니다. 역시 제가 뽑고 싶지 않았던 모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 되었지만 말이지요. (<-이상, 언제나 말로 제 무덤을 파는 1인의 주저리었습니다. ㅠ_ㅠ)

    여러모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그래도 저에게는 첫 번째 대선이었고, 이러니저러니 해도 이번 대선에서 뽑힌 사람이 5년 동안은 무슨 큰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대통령으로 있게 될 것은 틀림없으니까요. 그러니까 조금 더 희망을 가지기 위해서 노력해볼 생각입니다. (한숨)

  2. 견습기사 2007.12.19 22: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러쿵 저러쿵 해도 이제 한 배를 탄 처지이니 운하 따위 -_- 글러먹은 정책을 내놓지 않는 한에는 힘껏 지지해야 겠지요. 10년 만의 정권교체라고들 하는데, 그 10년은 제가 중고등학교에 대학생활까지 경험한 시기란 말입니다. 제멋대로라 해도 저 자신의 가치관이 대략 잡힌 시대와 다른 분위기를 바로 지금부터 경험하게 된 것이 저에게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3. oldman 2007.12.19 22: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처음부터 끝까지 비비케이 치킨만 이야기하니 재미가 당연히 없었죠.
    이제 밀어주었으니 열심히 안하면 그땐 제대로 까야죠. 그렇게 밀어주었는데 삽질하면 그거야말로 직무유기니 말이죠.

  4. 견습기사 2007.12.19 23: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약은 어디로 가고 네거티브만 일삼던 저 저..-_- 그렇지만 선거기간 중에 그런 위태로운 의혹을 받은 사람이 당선되는 게 놀랄 일은 아니었던 민심이 슬픕니다. 미국에선 꽤 높은 지지에도 불구하고 '겨우' 학생 시절 주차위반 딱지 벌금에 추궁당해 전전긍긍한 경우가 있지 않았습니까...
    네에, 그렇지요. 서울시장 시절부터 미운털이 박힌 양반이지만 그렇다고 누군가에게 '까이기 위해' 실책을 범하는 일이 일어나진 않았으면 합니다. 그래서 임기 말년에는 오히려 까는 소리가 줄었더란 평을 듣는 정권이 되길 바랍니다.

  5. ranigud 2007.12.20 08: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저 제발 공약을 [어겨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6. 견습기사 2007.12.20 12: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걸 위해서라도 총선이 중요합니다. 노통 수준으로 야당한테 물어뜯기는 건 바라지 않지만 야당이 뭉치면 제대로 반대표 압력을 가할 수는 있을 만큼 자리가 갈려야 할 텐데.. 어쨌거나 의원이 당에 기속되어 있는 우리나라에선 딴나라당 소속 의원이 당 정책과 자기 의견 다르다고 소신껏 표를 내는 걸 기대하기 어려울 테니까 말이지요.

  7. 지나가던이 2007.12.21 04: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배신한 사람이 M모씨라면 꼭 열받을 필요는 없다고 봐요. MB의 부정을 비판하고자 박통의 개인적인 축재없음을 얘기한 거니까요. 박통이 정치적으로 횡포를 저지른걸 지지한건 아니니까. 물론 박통은 전제적 군주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개인적 축재가 없어보이는게 장점이 될 수있냐고 타박할 수는 있습니다만.. 뭐랄까, 예전에 원희룡이 29만원에게 절했다는 사건보다 더 까일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합니다.

  8. 견습기사 2007.12.21 14: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화가 났다기보단, 기대와 실망은 비례한달까요. 어쨌든 저는 그 양반에게 표를 행사했고, 5년간 어떻게 하시는가를 대통령 및 여당의 행동과 같이 지켜볼 생각입니다.

  9. 두들라 2007.12.21 18: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죽어도 투표는 한다고 폐인모드로 과제하던 도중에 점심 거를 각오하며 투표한 저로선 투표율이 낮다는 게 충분히 예상한 일이지만 서글펐습니다.

    이제 대통령 당선자는 꿈(...)을 이루었으니 무협소설에 대한 꿈만 꾸지 않아줬으면 합니다. 에휴! 부디 내년 총선 때 견제와 균형이 실현되기를!

  10. 견습기사 2007.12.22 11: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울러 심코리아의 꿈도 꾸지 않았으면 합니다. -_-;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 봐선 야권이 민심을 잃은 게 너무 확실하니까 총선도 걱정스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