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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라도 대입을 준비중인 분이 이 잡담을 보실 것을 고려해 이 자리를 빌어 말씀드립니다. 자신의 개성과 존재감에 어지간히 자신감을 갖고 있지 않다면 귀찮아도 오티와 새터는 전출하십시오. 아웃사이더가 되는 두 가지 길 중 하나는 새내기 때 인맥을 만들 시기 - 즉, 입학도 하기 전에 치르는 오티와 새터 같은 행사 - 를 놓치는 것입니다. 고등학교에선 반과 교실이 처음부터 지정되어 있으니까 1년동안 천천히 시간들여 사람을 사귀는 게 가능하지만, 대학은 무슨 강의를 듣느냐에 따라 시작부터 뿔뿔이 흩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과 동기가 한 자리에 모이는 거의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인 저 시기에나 그나마 간단하고 자연스럽게 친구(인맥)를 만들 수 있습니다.



대학생들이 아웃사이더가 되는 게 뭔가 큰일이라도 날 문제인 건 아니지요. 어차피 학번 올라가면 군대다 휴학이다 해서 동기들끼리도 흩어지고 결국 혼자 다니지 않더랬습니까. 게다가 혼자 다니는 것도 나름대로 실속있죠. 남의 시간표와 견주어 자신의 일정을 조율하거나 할 것 없이 원하는 시간에 먹고 싶은 거 먹고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지요. 반이나 동아리에 관심 가질 시간에 공부를 하면 학점 선방은 물론이요 고시도 붙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되도록이면 반이든 동아리든 학회든 '단체활동'이란 걸 진지하게 해보는 쪽을 권하고 싶습니다. 선후배 동기 간에 인맥 쌓는 문제만이 아닙니다. 판타지나 무협 소설에 나올 법한 고독한 늑대형 방랑자로서는 세상 살기 어렵다는 겁니다. 혼자 놀고 혼자 뭔가를 하는 데 익숙한 것도 당당한 자신의 표현이므로 좋습니다만,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뭔가를 추진할 때 필연적으로 부딪치는 문제 - 남의 행보를 살피면서 자신을 적당히 양보하는 건 알아야 하니까요.

보다 순수하게 말하자면 목적의식을 가지고 단체로 행동할 때나 느낄 수 있는 연대감이야말로 단체활동을 경험해야 하는 이유지만 요즘 세상은 그런 건 짜증나고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유행이 지났다고 여기는 모양이니 뭐, 정말 그걸 원하는 분이나 그런 목적으로 활동하셔야 겠지만.



인간이 만든 것인 이상 딱히 어떤 특정한 가치관이 절대적으로 옳은 것이라고 딱 부러지게 답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개인주의나 전체주의나 일장일단이 있는 겁니다. 굳이 자신의 성향에 맞지 않는 걸 추구해야 할 까닭은 없지만 극단적으로 하나의 성향에 매몰되지 않도록 스스로 선을 지키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주의도 단체 속에 있어야 '개인'주의가 되는 거죠.



무엇보다도 일단 인간관계를 맺었다면 후에 그 사람이 단체를 나간다던가 해서 유대가 약해지더라도 연락을 끊지는 마시길. 불구대천지원수나 도저히 나와 성향이 맞지 않는다 싶은 사람이 아니라면 가끔 생각날 때 문자 하나 보내는 센스를 발휘하시길.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것보다는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렵고, out of sight, out of mind 라는 수능 단골문장이 괜히 속담으로 전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Posted by 양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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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EL엘 2006.11.25 12: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사실 거의 아웃사이더(...)인 저는 이 글을 보면 많이 찔리는데요(...). 저는 그냥 익숙해져버렸지만 진짜 새내기분들은 저 항목을 잘 새겨들으셨으면 합니다 후우 ㅜㅜ

  2. 윈디아 2006.11.25 14: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또한 새내기때 오티 참석안했다가 1학기 중반까지 철저히 아웃사이더로 지낸 케이스입니다...;;;; 이유는 술이 싫어서...그런데 그거와 상관없이 지금 생각해보면 거금 몇만원 오티비를 내고 안간게 무척 아깝더라고요;; <-거지근성..
    그래도 학과행사나 학생들이 모여야하는 상황이나, 학교에서 밤샘을 하는 둥 여러가지로 움직이다보니 대충 적응,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음. 인맥만들기는 역시 본인이 하기 나름인거 같아요.=ㅂ=

  3. 홍염의눈동자 2006.11.25 22: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쎄요. 제 경우엔 스스로 아웃사이더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친구 몇몇 사귀는 데는 지장 없던걸요. -_-;
    물론 단체생활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장점도 있겠지만.
    전 역시 어딘가에 얽매이고 구속당하는건 너무 싫습니다.

  4. 견습기사 2006.11.26 10: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엘님/ 제 경험이기도 해서 후배들은 겪지 않았으면 합니다.;

    윈디아님/ 아 이해합니다. 저도 그 거금-_-내기 싫고 술마시기 싫어서 새터 안 갔다가 반에서 아웃사이더 되버렸거든요. 그래도 학회에 들었기 때문에 완전히 밀려나진 않았지만 OTL

    홍염님/ 제가 말하고 싶었던 건 친구 사귀는 문제가 아닙니다.(긁적) 단체활동이 정말로 맞지 않는 사람도 있으니까 그런 사람에게까지 해라 이거 꼭 해라 할 수는 없죠. 그렇지만 사람은 자기 하고싶은 대로 다 하고 살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5. evax 2006.11.26 11: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같은 경험을 하신분이 정말 많군요-_-a...

    아무리 아웃사이더라고 해도 정말 대단히 아는사람이 한둘이라도 있는것과 아예 없는것과의 차이는 크니까요(서로 돕고 정보공유하는게 어딤니까)

    굳이 어려운길을 갈 필요 없이 쉽게(엠티 오티 참석)가는게 좋겠지요
    결과적으로 저런 자리에 가기 싫고 불편해 하는 사람일수록
    가야한다는 결론이;;;

  6. 견습기사 2006.11.27 13: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확실히.. 저런 자리 불편해 하는 사림일수록 가야 한다는 결론이 되는 것 같군요..; 어지간히 사교적인 사람이 아니라면 사람 만나는 건 역시 마음이 좀 복잡해질 일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