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0/13



이 프로그램의 정확한 이름이나 방영되는 방송사 같은 건 모릅니다. 어쨌든 저는 어제 심심해서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본 거니까.


릴레이 만장일치는, 어떤 특정 주제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을 릴레이 설문식으로 알아보는 것으로 한 주제에 대해 10명이 같은 생각을 말하면 기부금이 나오는 프로그램입니다.(제가 보기엔 그렇습니다. 혹시 아니라면 자세한 진행 등에 대한 건 여러분이 지적을..쿨럭;) 그런데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무서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의 주제는 가족들과 휴일에 하고 싶은 것으로, "나들이"를 주제로 잡더군요. 무차별적으로 지적당한 10명이 이 질문에 나들이라고 대답해야 하는데, 물론 젊은 커플이나 조용한 휴일을 원하는 사람들은 답이 다르지요. 여행, 영화보기, 낮잠자기.. 기타 의견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을 보는 사람들은 저렇게 "정답"과 다른 생각을 한 사람들을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옆에서 같이 TV를 보던 사람이 릴레이가 끊기자 끊은 사람을 비난하더군요. 왜 딴소리를 해서 끊냐는 거지요. 졸지에 멋모르고 자기 생각을 대답한 사람은 바보 취급 당했습니다.

사람은 가지각색의 얼굴 만큼이나 생각이 가지각색입니다. 그것을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해야만 하는 것으로 만들어 버리고,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은 비난 당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사회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이러한 사회와 광신도 집단과의 차이를 모르겠습니다.

물론 이 프로그램은 국민들의 통합을 지향하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것이겠지요. 하지만 "통합"이란, 자칫 잘못하면 다수의 독재가 되는 겁니다. 소수의 다른 의견을 배제한 상태에서의 통합은 진정한 의미의 통합이 아니라 다수와 소수라는 훨씬 거대한 분열을 만들 뿐입니다. 아무리 의도는 좋았다 해도 사람의 다양성을 가뿐하게 밟아버리는 형식을 취할 수밖에 없는 프로그램을, 좋다고 재밌다고 보는 분들께는 서글픈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에게 무의식적으로 "같은 생각"을 해야 옳고 "다른 생각"을 하면 일을 망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을 강요하는 듯 해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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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생각은, 아직 변함 없다.

Posted by 양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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