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9/24


그건 무슨 배우자 소개 및 결혼 중개 회사의 광고였습니다.

한 여성이 웃으면서 말하길 "내 남자를 찾으려면 한달에 네 명은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하는 광고였습니다.

그냥 픽 웃고 지나치려다, 그보다 전에 나온 같은 회사의 다른 광고가 떠올랐습니다.

한 남성이 웃으면서 말하길 "내 여자를 찾으려면 백명은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하는 광고였습니다.

심심했던지라 수를 비교해 봤습니다. 한달에 네 명의 남성을 만나려면 일주일에 한 명 꼴로 찾아본다는 이야기. 그런데 이런 회사에 의뢰해서까지 배우자를 찾으려는 사람들은 배우자를 찾는 데 자신이 없을 만큼 사람들과의 관계가 정감있는 편이 아니거나 그런 걸 귀찮아 하는 사람, 혹은 까다롭게 조건을 따지는 사람, 혹은 당장 결혼하라는 압박이 강한 사람일 것입니다. 앞의 두 경우라면 시간이 오래 걸려도 상관 없겠지요. 하지만 뒤의 경우라면? 남성 광고자의 기준에 맞춰, 저 여성이 100명 정도의 남성을 만나려면 대충 2년이 넘는 시간을 배우자 탐색에 투자해야 하더군요. 한달에 네 명 만나야 한다고 했으니 시간이 널널한 편이라 잡는다면 물론 이야기가 다르겠지요. 하지만 그 경우엔 역시 시간에 비해 만나보는 남성의 수가 남성 광고자의 경우와 비교해 적군요. 당연히 100명의 남성을 만날 생각은 아닐 것이고, 1백명에 비하면 참 적은 수의 남성만 보고 배우자를 선택하겠지요. (혹은 반대로 무한대로 만날 수도 있겠습니다.(웃음;;))

이번엔 남성 쪽을 보겠습니다. 백명이라고 말했지만 실제로 백명을 다 봐야 한다는 말은 아닐 것입니다. (웬만큼 까다로운 사람이 아니라면 대게의 분들은 스무명만 만나도 충분해- 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백명의 여성을 만난다면? 위의 여성의 경우를 생각해 일주일에 한 명 씩 만난다고 할 때 역시 2년 좀 넘는 세월을 보내야 합니다. 그런데 이 경우엔 한달에 네 명이 아니라 여성 백명으로 수가 분명하므로 세월이 얼만큼 걸리든 만나보는 여성의 수는 여성 광고자의 경우와 비교해 더욱 범위가 넓어집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직업인임에도 결혼 적령기를 따지며 주위에서 압박이 강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적령기가 지나도 미혼인 남성은 능력이 있어서 일 때문에 일부러 결혼하지 않는 것으로 보는 게 일반적인 '어른들'의 시각입니다. 반면 여성의 경우엔 적령기를 넘겨도 미혼이면 무슨 문제가 있는 양 생각하지요.

이런 조건을 고려할 때 한달에 네 번 남성을 만나려는 여성과 백명의 여성을 만나려는 남성은 실제로 만나는 사람의 수가 어느 정도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아니, 처음부터 여성은 남성에 비해 좁은 범위에서 남성들을 보고 선택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 건지도.

그 회사야 여성단체 등에서 별 소리 안 들으려고 남성 광고자의 광고가 나간 다음 여성 광고자의 광고도 냈겠지만(그것도 상당히 주의를 기울여) 상대의 수를 세는 기준 면에서 어떤 차이가 보입니다. 결혼에 대한, 미혼의 남성과 여성에게 가해지는 주위 압박의 정도의 차이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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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없는 광고다. ~_~


Posted by 양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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