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오늘 관람은 계획에 없었습니다. 아침까지만 해도 룰루랄라 딴짓 중이었죠. 그러다 점심참에 연락을 받았지요. 그건 부름이었습니다! 계시였습니다! 가리사니 님의 하해와 같은 은혜에 힘입어 잠실로 달려가 얻은 자리는 무려 b구역 29번. 맨앞 우측 통로석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단 말이죠...! ;ㅁ;
옥주현 씨와 강대성 씨가 빠져서 한동안은 영숙 벨라 진우 터거 체제로 갈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 오늘 특정부분만 가면 편애가 살짝 폭발합니다. ;ㅁ;
1.
서곡이 울리면서 고양이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어느 순간 웬 고양이님(당시에는 웬놈이냐고 생각했으나 지금은 도저히 그럴 수 없음;;)이 얼굴을 휙 들이대더군요. 그거야 이 자리에 앉으면 반드시 겪는 일입니다만, 하필 고양이눈 전등이 정면으로 비치는 바람에 절로 눈이 감겨버렸습니다. 잔상이 남아서 얼얼한 눈으로 뒷모습을 쫓아보니 저의 완전소중한 실버태비인 것 같더군요. 윤식 멍커(낮공 개막 당시 보드에는 정윤식 씨로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잊지 않게따 따위 못된 생각을 했지요. 그리고 드미터가 등장하고. 어둑한 저편 자동차 위로 멍커스트랩이 슬금슬금 넘어오는데.
점점 무대 앞으로 나올수록 그 얼굴이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지난 두 달 간 봐온 윤식 멍커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제가 워낙 얼굴맹이라 긴가민가 하며 쳐다보는 사이 그분은 위엄있게 일어서서 끝내주게 묵직한 바리톤으로 첫 운을 뗐습니다. "태어난 그 순간 앞을 볼 수 있나~"
....그 순간 절로 턱이 딱 벌어졌지 말입니다. 경수 멍커였습니다!;;;;;;;;ㅁ;
저는 10월 16일자 공연 이래 경수 멍커를 전혀 보지 못했더랬습니다. 드디어 복귀하신 후로도 묘하게 시간대가 엇갈려서 놓쳤지요. 해서 운 나쁘면 막공까지 석 달을 쭉 못 보리라 생각했습니다. 오늘 가리사니 님이 표를 양도해 주지 않으셨더라면 정말 그렇게 될 뻔 했습니다. 이번 주 초 꿈에 경수 멍커가 등장해 사람 싱숭생숭하게 만들더니 이걸 예고한 거였나 봅니다. 가리사니 님 복에 복을 받으십시오. 가는 복 오는 복 새해복 낡은해복 몽땅 왕창 받으십시오! ;ㅁ;
네에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제가 홍경수 씨 멍커스트랩에 좀 목을 맵니다. 이 편애는 너그러이 눈감아 주십쇼.;;;
2.
첫공 때는 회웅 미스토가 살짝 시크한 캐릭인가 생각했더랬습니다. 요즘 보는 미스토는 개구지네요. 고양이들이 제니와 춤을 추고 있는 근처에서 얼렁뚱땅 훼방질을 하는 것에 아주 맛을 들인 듯. 엉덩이 붙이고 두 다리 들고 포즈 잡는 스킴블을 퍽 밀쳐 쓰러뜨리고 내빼거나 괜히 열심히 춤추는 고양이(직전에 봤을 때는 콱소라고 생각했던 고양이가 아무래도 멍고제리였던 것 같습니다. 콱소는 바퀴벌레 분장을 하지 않고 뒤에서 노닥거리더군요) 꼬리를 잡아당기거나 하다가 결국 멍고제리한테 혼났습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미스토를 혼내는 걸 보면 아무리 봐도 멍고제리나 파운시벌을 혼낼 때와 달리 손속이 매섭지가 않단 말이죠. 눈 앞에서 뻔히 남들 괴롭히고 있건만 엘렉트라와 엑셋트라는 꾹꾹이까지 해주질 않나. -_- 멍고제리! 좀 더 세게 쥐어박아! 동네북의 한을 담아서! (...)
그나저나 팬들의 마음이 닿았나 봅니다. 조지가 1층의 미스토 근처에서 같이 노닥거리더군요. 오늘은 조지가 2층에 있는 걸 거의 보지 못한 듯?
3.
진우 터거는 공연이 길어지면서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어진 건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이분이 정말 끝장을 내주던 날의 공연을 기억하기 때문에 (그리고 곳곳에 츤츤거리는 발언을 남기긴 했지만 실은 멍커스트랩 만큼이나 좋아하는 게 럼 텀 터거이기 때문에;;) 매번 정도 이상의 기대치로 기다리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만, 공연 중반까지의 모습에 비하면 요즘에는 포쓰가 조금 떨어진 것도 같습니다. 그래도 오늘 커튼콜 때 가장 박수와 환호가 컸던 게 터거였는데 말이죠. 그 기를 팍팍 받아 관객이란 관객들을 모조리 후려주세요. OTL
오늘은 유난히 봄발루리나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터거 소개나 맥카비티 소개 때 누님의 카리스마가 평소보다 더욱 흘러넘쳤습니다. 이런 누님을 차버리다니 터거는... 어떤 의미론 현명한 것이겠죠? 스킴블처럼 잡혀 살면서도 허허허허 달관할 수 있는 성격은 아니니. -_-;
4.
콱소의 연령대를 잘 모르겠습니다. 라이센스팀 젤리클은 대략 듀터로노미>>>>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거스>>제니, 스킴블 같은 중년층>>멍커스트랩, 터거, 알론조 같은 청년층>>미스토 이하는 미성년자 정도로 구분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더 세분하자면 청년층의 멍커는 30대로 밀어버리는 것도 가능하겠죠. 여기서 콱소가 평소 하는 행동을 보면 스킴블과 자주 어울린다든가, 그 럼플티져가 함부로 굴지 못한다든가, 실라밥 같은 어린 고양이들을 예뻐하고 챙긴다든가 하는 것이 듬직한 어른의 느낌이 있어서 멍커와 비슷한 연령대로 보일 때도 있는데, 조지한테 갈굼당하는 걸 보면 그래도 20대인가 싶기도 하고 말이죠.;; 그냥 젊은 날의 스킴블 정도로 생각하면 적당할까요?;;;;
이 얘기를 하는 건 버스토퍼 때 조지인지 애드미터스(넵 정윤식 씨는 낮공 때 애드미터스로 들어오셨습니다)인지 헷갈리는 고양이가 콱소를 줄 밖으로 퍽퍽 밀쳐내면서 괴롭히는 걸 봤기 때문입니다. -_-;;;; 그나저나 인영 스킴블이 파운시벌을 혼내려고 앞으로 나온 멍커를 점잖게 제자리로 돌려보내면서 취한 입모양이 제 눈에는 분명 '여긴 내 나 . 와 . 바 . 리'로 보였는데, 제 기분탓인지? -_-;;;;;;;;;; 그러고 보면 오늘은 럼퍼스캣 노릇을 한 알론조가 삐죽 선 머리를 침 묻혀서 넘겼다고 흉내내며 뒷담을 하시던데, 행동을 보나 용어를 보나 인영 스킴블은 정말이지.... 아자씨 -_-*
(아저씨가 아님 아자씨임 '자'는 장음으로 부르시고 강세는 '씨'에)
5.
어르신이 오실 때 뒤에서 졸졸 따라오던 엑셋트라가 저를 툭 치더니 자랑스럽게 어르신을 가리키더군요. 이분 우리 할아버지! 아니면 내가 모셔왔음! 이라고 자랑하고 싶었나 봅니다. ^^ 터거가 아흔아홉명의 여자 어쩌고~ 할 때 쓰읍 주의를 주는 경수 멍커는 뭐랄까... 이제 다들 인정하는 분위기군요? 멍커스트랩마저 뭐인마 버럭하는 게 아니라 아우님 쉿 하고 적당히 넘어가버리는군요?! 우리 듀터로노미는 정말 끝까지 바람둥이 노친네 이미지 확정인가효?!?! 번안한 분 저 좀 봅시다?!!!! OTL
메모리를 제외했을 때 개인적으로 캣츠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은 올드 듀터로노미입니다.(젤리클송과 저니 투 더 헤비사이드레이어도 우열을 말할 수 없을 만큼 좋아하지만 이쪽은 곡이라기보단 장면으로 다가오네요) 형제에 대한 제 편애가 상당히 작용한 결과죠.(...) 어쨌든, 너무 오랜만에 경수 멍커와 진우 터거의 듀엣을 들으니 넋이 다 빠져버리더군요. 대성 터거의 경우엔 이 부분에서 저음이 아예 나오지 않아 멍커에게 너무 밀린다는 느낌이었고 윤식 멍커 진우 터거 듀엣일 경우엔 두 분이 다 음색이 높아서 조화롭다는 느낌까진 들지 않았습니다. 경수 멍커가 굵직하고 안정적인 목소리로 깔아주면 진우 터거는 높고 맑은 목소리로 띄워주죠. 이 때 팽팽하게 대립하거나 한 쪽이 밀리는 게 아니라, 평소에는 사이가 어떻든 이 순간만큼은 모두가 존경하는 어른을 맞아 두 고양이가, 일족대표바른생활사나이와 일족대표삐딱이반항아가 대등하게 마음을 모으는 느낌입니다. 제가 올드 듀터로노미라는 곡에서 원하는 게 바로 그겁니다. 남성 듀엣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처음으로 알게 된 게 바로 이 곡이었단 말입니다. 행복했습니다. ㅠ_ㅠ
...그때문에 형제만 보느라 도둑고양이들이 뒤에서 뭘 하는지 하나도 보지 못한 건 지금 생각해 보면 아까운 노릇입니다.;;;;
6.
젤리클볼 도중 멍커가 젊은 수고양이들과 나와서 춤추는 장면이 살짝 바뀌었더군요. 콱소가 멍커 자리에 들어갔습니다. 홍경수 씨 부상이 아직도 완치되지 않은 모양입니다. 그러고 보면 뛰는 등 다리를 빠르고 힘있게 써야 하는 데서 쭉 동작이 작거나 살짝 불편했던 것도 같습니다. 그럼에도 맥카비티와의 대결은 맡은 분량을 다 뛰시더군요. ;ㅁ;
그리고 기다렸던 멍커스트랩과 그리자벨라 대치씬. 제가 라이센스팀의 이 설정이 마음에 안 든다고 투덜거리면서도 여기서 둘이 어떻게 하나 보려고 눈 크게 뜨고 집중하는 이유를 저도 모르겠습니다. -_-; 윤식 멍커가 속 끓는 사나이 마음을 직접 드러내진 않는 편(그래도 마음 아파 하는 건 다 보이지만)인 반면에 경수 멍커는 그리자벨라만 등장했다 하면 거의 울상이 되어 속상해 하는 게 보이더군요. 그러면서 그리자벨라 퇴장 직후 버스토퍼가 온다니까 얼른 분위기를 바꾼다든가, 젤리클볼 때 직접 나서서 그녀를 쫓아내는 모습 같은 건, 그리 좋게 보이지 않네요. 드미터가 내내 그리자벨라의 뒷모습을 쫓는 거랑 대조된단 말이죠. 아무리 멍커스트랩이 실질적 리더로서 삿된 감정을 자유로이 드러낼 수 없는 처지라지만, 이 상황에서 둘에 대한 설정은 그다지 설득력있게 보이지 않습니다. 게다가 그리자벨라의 연령대가 대폭 하향되는 바람에 일족에게 배척받는 이유도 상당히 달라진 지금 과연 멍커스트랩은 과거부터 그리자벨라를 위해 무엇을 했나 싶어 그다지 좋게 보이지 않는군요.;;; 개인적으로 멍커스트랩과 그리자벨라라는 각 고양이에 대한 설정은 역시 필름 쪽이 더 좋습니다.;;;
7.
인터미션이 되자마자 부랴부랴 내려와서 캐스팅보드가 잘못되었다고 말하려 하니, 마침 바로 제 앞에 온 분이 그걸 지적하시더군요. 슬쩍 넘겨보니 이분의 카드는 이미 만렙을 달성한 터였습니다. 다음 관람으로 알석을 획득하는 저 따위는 감히 명함도 내밀 수 없겠더군요.; 아무튼 경수 멍커를 보고 평소 이상으로 신난 건 저만이 아니었던 겁니다. ~_~
b구역 1열 29번이면 인터미션을 노려도 좋을 베스트포지션 중 하나라고 당당히 증언하겠습니다만, 오늘은 그렇지 않더군요. 우선 관객들이 인터미션 시간을 꽉꽉 채워 돌아오는 바람에 좀 늦게 시작했고, 초등학교 1, 2학년 정도로 보이는 저학년 자녀를 대동한 가족관객이 굉장히 많이 보였습니다. 주지하다시피 캣츠는 알려지길 가족뮤지컬이며 고양이들의 접대 일순위는 아동이지요. OTL 그래서 오늘은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았습니다. 1층 앞줄 단골인 알론조와 손 끝을 스치면 만사 오케이, 목표를 작게 잡으니 만족도가 크더군요. 의리의 사나이 알론조, 오늘도 고마웠어. OTL
8.
거스와 그로울타이거는 언제 봐도 즐겁습니다. 다만 거스 때 저 개인적으로는 문제가 좀 있는데, 귀로는 거스의 노래를 즐기면서 눈으로는 럼플티져가 실라밥을 어떻게 갈구나 구경하느라 바쁘단 겁니다. 이러면서 거스한테 박수를 칠 자격이 있는 걸까요, 저는.;;; 여하튼! 럼플티져는 오늘도 멍고제리와 뒹굴뒹굴 하면서 커플 만행을 일삼는 걸로 시작하더군요. 중간에 럼플이 젤리로럼의 무릎을 베고 엎드려버린 때부터 짝의 관심을 잃은 멍고는 하릴없이 주위를 배회하며 방황했습니다. 그 자리를 콱소가 슬그머니 차지했죠. 럼플티져가 친근하게 얼굴을 부비고 털도 골라주는 수고양이가 생각보다 많은데 멍고제리, 분발해야겠습니다.(...)
그러던 차 거스의 노래 후반부 쯤에 실라밥이 이쪽으로 오더군요. 목적은 젤리로럼한테 귀여움받는 거였죠. 그런데 그렇게 하면 직전까지 귀여움받고 무릎베개까지 했던 럼플티져가 자리를 빼앗긴단 말이죠. 이 아가씨가 실라밥 갈구는 건 이런 이유였던 겁니까.(...) 거스의 노래를 듣느라 실라밥이 주의를 소홀히 하자마자 럼플티져, 뒷발로 뒤통수차기 공격! 누구한테 왜 얻어맞았는지도 모르는 실라밥은 피해자의 얼굴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시치미 뚝 떼고 있는 럼플티져한테 약간 의심하는 눈길을 보내더군요. 잠시 후 실라밥이 다시 노래를 듣고 있을 때 럼플티져의 제2차뒷발공격! 이번엔 실라밥도 그냥 넘어가지 않고 화를 냈습니다만, 이길 수 있을 리 없죠.(...) 사실 실라밥이 뭔가 보복을 할 틈도 없었습니다. 그 때 그로울타이거 준비를 위해 고양이들이 퇴장하기 시작했거든요. 저라면 실라밥이 얻어맞는 동안 한눈을 판 콱소를 콱 쥐어박겠습니다만. -_-*
그런데 거스 소개 동안 스킴블 전용 푸대를 베고 누워 자던 고양이는 누구지요? 갈색계통인 것 같은 게 조지였던 것 같은데? 아니 어떻게 스킴블 전용 베개를 먼저 차지해버려? 아자씨한테 이를 거야! ;ㅁ;
9.
오늘은 미스토 소개가 시작될 때 조금 조마조마한 기분이었습니다. 회웅 미스토가 젤리클볼 도중 살짝 균형을 잃는 등 평소보다 좀 힘들어 보였거든요. (사실 유회웅 씨 뿐만이 아닙니다. 전호준 씨 같은 경우 그 착지 때 무릎이나 발목이 어떻게 될까봐 순간 깜짝 놀랐음;;; 주말낮공이기도 해서 전체적으로 다들 힘들었던 듯 합니다) 독무 들어가면서 초반에는 살짝 실수하기도 하셨지만 점차 페이스를 찾으시더니, 결국 우레와 같은 박수를 끌어내며 컨져링턴! 프로는 존경받아야 합니다. -_-
어르신을 되찾고 신난 고양이들이 객석으로 내려올 때 럼플티져가 거스를 부축해 주더군요. 젤리로럼이 착하다 예쁘다 칭찬해주니 과연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무대로 돌아갈 때도 아가씨가 거스를 부축했습니다. 경로효친을 몸으로 실천하는 럼플티져, 우리 아가씨는 참하기도 하죠. -_-*
참. 멍고제리가 의자 밑에 넣어둔 가방을 슬쩍하려다 딱 걸렸더랬습니다. 제가 깜짝 놀라서 반사적으로 가방을 안쪽으로 차버리는 바람에 포기하고 다른 데 가버리더군요. 통로석에 앉는 사람이 가방을 들고 들어온다는 건 도둑괭이들한테 바치겠다고 선언하는 거나 마찬가지건만 내가 무슨 짓을;;;;;; 처음 당하는 거라 대략 제정신이 아니었나 봅니다. 그냥 털렸어야 하는 건데! 이런 기회가 두 번 오진 않을 텐데! 으아아아악 OTL
10.
☆★승리의 영숙 벨라☆★승리의 영숙 벨라☆★승리의 영숙 벨라☆★
어째서일까요. 이분의 메모리는 듣기만 하면 소름이 돋는 이유가.
11.
타이어가 올라갈 때 오늘 콱소가 들어준 건 쌍둥이 중 하나였습니다. ..어쩌다가 한국 고양이들은 쌍둥이가 영영 자매로 남게 되었을까요. -_-;;; 어쨌든, 쌍둥이 쪽은 누가 됐든 실라밥과 비교할 수 없게 키가 크죠. 그 힘 좋은 원호 콱소가 번쩍 들질 못하고 무너져버리더군요. 그러자 바로 덮쳐버리는 엑셋트라. 콱소는 애들한테만 인기있습니다. (데굴데굴)
엘렉트라는 상어알 부분에서 묘한 눈으로 듀터로노미를 흘겨보던데, 아직 어려서 비싼 음식을 못 알아보는 게 틀림없습니다! 사실 저도 구경조차 해본 적 없단 말입니다! (...) 한우는 좋아하는 건지 싫어하는 건지 모르겠군요. 그 조그만 입을 있는대로 크게 벌리고 포효를 하던데 이게 좋다는 반응인지 싫다는 반응인지; 뭐 라이센스팀 고양이들은 거의 다 한우에 열광하는 걸로 아니, 너무 좋아서 그랬나 보다 생각해 봅니다. 고양이 입맛 조사는 계속 됩니다! 라고 말하고 싶은데, 이젠 왼쪽 자리에 앉아서 봐야겠습니다. 계속 오른쪽만 조사하네요.;
커튼콜 때 고양이들이 한덩어리로 우르르 몰려 내려오는 바람에 눈을 제대로 마주친 고양이가 거의 없었습니다만, 앞쪽의 교통체증 때문에 머뭇거리던 애드미터스는 붙잡았습니다. 분장은 낯선데 얼굴이 기억에 있더라고요. 혹시나 해서 애드미터스? 하고 부르니 고개를 끄덕이고 환하게 웃으며 두 손을 내미는 윤식 애드미터스. 이때의 포쓰는 멍커스트랩이었습니다. ^^;
12.
반주 말입니다. 제 후기를 쭉 돌이켜보니 반주와 노래가 맞지 않아 투덜거린 부분이 가끔 있더군요. 중반부터는 관람 중에 그런 게 있어도 후기에 적을 정도는 아닐 만큼 사소해서 그냥 넘어갔습니다만, 오늘은 곤란하네요. 독창이 그러면 배우가 자기 흥에 취해 약속된 박자를 어긴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젤리클볼 도입 같은 합창 부분까지 노래와 반주의 박자가 어긋나면 어쩝니까. 공연이 거의 막바지에 이른 지금까지도 이러니, 반주 쪽 담당자를 그다지 신뢰하기가 어렵네요.
반주는 영 마음에 들지 않지만, 오늘 낮공연 티켓은 정말 로또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고양이와의 접촉이 덜했지만 여태 웬갖 것을 실컷 누린 녀석이 주말낮공에 많은 걸 바라는 건 과욕일테죠. 전체 좌석을 두고 선택권을 준다면 3순위 내로 찍고 말 자리에서 오랫동안 뵙지 못한 배우분의 무대를 볼 기회가 제 스스로의 노력도 아니고 다른 분을 통해 굴러들어왔단 말입니다. 이만하면 일주일치 행운에 맞먹지요. 분위기에 눌려 용감하게 기립하지 못한 건 두고두고 스스로를 탓할 일입니다.;;;
캣츠의 팬이 아닌 일반관객이 극장을 나설 때 하는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호주팀과 지금 라이센스팀 공연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대체로 1막은 재미없어 하고 2막에서 신이 났다는 분위기인 겁니다. 디비디로 캣츠를 시작한 저는 첫귀에 꽂힌 멍커스트랩을 위시해 과연 전설의 캐스팅 소리를 들어 마땅한 배우들 하나하나에 반해 1막에서도 재밋거리를 숱하게 찾아냈고 그게 실황으로 이어졌습니다만, 그렇게 따지고 공부해가며 문화물에 집중하는 건 어째선지 오타쿠로 몰리는 분위기란 말이죠.; 어쨌든 2막처럼 스펙타클하진 않지만 아기자기한 재미가 구석구석 널린 1막을 제대로 맛보지 못하고 돌아가는 관객들을 보면 제가 안타깝습니다.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을 텐데, 캣츠를 더 좋아하게 될 수 있었을 텐데.. 싶어서요. 쩝.
그나저나 한 가지 오해하는 이야기도 종종 들리더군요. 캣츠에는 어린이가 캐스팅되어 있지 않습니다. 실라밥의 이나민 씨는 성인이란 말입니다 이 친구들아.;;;;;; 근데 목소리 참 어리면서 곱죠?
p.s. 12월 29일 추가. 27일 이날 김진우 씨는 급성장염 때문에 링겔 맞아가면서 공연하셨다는군요. 그냥 막바지라 피곤한가 싶었지 아프다는 것 까지는 눈치챌 수 없었습니다. 터거가 무대에서 앓는 투를 내면 그건 터거가 아니죠. 배우라는 인종은 역시 유리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