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꿈이었쿠나.
베이조인이 아닌 민간인들을 퇴거시킨 후 시스코는 소수의 부하들만으로 DS9에 온 베이조 군인들과 맞선다. 키라와 잣지아는 카다시아의 개입을 알리기 위해 증거물을 들고 베이조로 향한다. 군부의 추격을 받아 불시착한 둘은 베덱 버라이얼의 보호로 각료회의장에 들어가 증거를 제출하고 쿠데타를 좌절시킨다. DS9에 오른 베이조 군인들도 카다시아의 개입을 알고 항복하나, 불복한 한 사람의 총에 리 날라스가 사망한다.
-롬은 24세기의 지구인 기준으로도 동정심이 많고 어리버리하다. 하지만 영악한 쿼크의 뒤통수를 칠 수 있는 페렝기가 있다면 그건 롬이겠지. 쿼크도 은근히 정에 약한 것 때문에 동생놈한테 번번이 당하는 게 아닌가 싶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정거장 내에서 쫓고 쫓기는 싸움은 5x24(Empok Nor) 쪽이 더 재미있고 긴장감이 있었다. DS9 쪽에선 추격 자체는 부수적인 것으로 티비 드라마용의 가벼운 액션쇼 느낌이었고 엠팍 노어 쪽에선 추격전 자체가 중심소재인 스릴러물이었다는 차이가 있긴 하다. 게다가 엠팍 노어에는 훽 돌아버린 개랙이 있었다는 걸 무시할 수 없다.
요는, DS9을 점거하러 온 배이조 군부대가 너무 쉽게 깨졌다는 것이다. 장성과 대령이 명령자로 있는 부대라면 규모가 꽤 있었을 텐데 겨우 스타플릿 18명+베이조 군부 소속 2명+페렝기 1명한테 농락당하는구나. 결과적으로는 그 이성적이고 똑똑한 장군의 판단을 따르지 않은 대령놈(틀림없이 써클 소속일 거라 추정되는)의 멍청함 탓인데, 기왕 DS9 안을 전장으로 삼을 거면 더 볼만한 전투 내지 머리싸움이 되었으면 했던지라 아쉽다.
-아직은 시스코가 야덕이라는 게 우주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모양이다. 사령관 책상 위에 야구공이 있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두캇도 안다. 껄껄껄.
-키라와 잣지아의 대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만담이었다. 잣지아는 상황이 개떡같을 수록 농담을 뽑아내는 이런 면이 정말 멋지다. 더 멋진 것은 잣지아에게도 무서워하는 것이 있었다는 것이다... 벌레라니, 심비언트와 결합한 트릴의 생리적 문제 때문이라지만 호방하고 호탕한 잣지아에게는 너무 의외라서 웃겼다. 푸핫.
근데 어째서 잣지아가 들고 온 법복은 가사랑 장삼이 일체로 붙어있는 거냐;; 양인들의 센스란;;;;;
-그리고 불시착했다 하면 심하게 부상당하는 잣지아가 동체착륙을 하고도 멀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인 것 같다.
-군부는 자로의 설득 때문에 쿠데타에 동참한지라, 카다시아라는 한 마디에 정신이 번쩍 들어 임시정부 편으로 돌아설 수 있었다 치자. 써클이 한 번 잡았던 기회를 이리도 쉽게 놓아버리는 건 좀 이해하기 어렵다. 카다시아라는 말에 나름 애국자인 베덱 윈이 등을 돌리니까 승산이 전혀 없다고 생각했던 걸까? 카다시아가 개입해봤자 무기를 대준 것 외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주진 않았다. 각료회의장에 있었던 자들을 감금시키던가 해서 비밀을 유지한 채 군부에 대해서는 임시정부 측의 교란이 있었다는 식으로 설명해 일단 권력부터 장악하고 보는 수가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쿠데타로 혼란스러운 와중에 카다시아가 들어올까 걱정한 것 때문이라면, 처음부터 임시정부와 스타플릿을 공격해가며 쿠데타를 벌이진 않았겠지. 베이조인들끼리 잘 할 수 있다, 임시정부 보다는 내가 더 잘 할 거다 라고 생각해서 정부를 뒤집은 게 아니냔 말이다. 베이조에는 다행인 일이지만, 쿠데타를 시도한 것 치고 자세가 전혀 안 되어 있는 것 같다.
써클이란 조직은 결국 훌리건 패거리에 빵빵한 무기가 주어진 것뿐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녀석들도 다루지 못해 정부가 뒤집히기 직전까지 일을 키운 임시정부는 정말 무능한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