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내가 주워들은 바로 볼 때 우리나라에 있는 독일 내지 오스트리아 쪽 뮤지컬 팬덤에서 가장 인기있는 작품은 <엘리자베트>, 그리고 거의 버금갈 정도로 인기있는 작품이 <모차르트!>인 것 같다. 그 <모차르트!>가 드디어 우리나라에 들어오더라. 버스에 광고가 붙은 것도 봤다.
나도 이 작품이 어떤 건지 궁금하다. 하지만 당장은 예매하고 싶지 않다. 별다른 연기경험이 없는데 공개오디션을 거치지 않고 곧장 주역을 따낸 사람이 있어서다. 그가 어떻게 해내는지 공연후기들을 보고 난 후에 결정할 생각이다. 나는 국내배우 중에 딱히 팬질하는 분이 없기 때문에 배우를 크게 가리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내가 비싼 돈을 주고 관람한 공연이 같은 값을 주고 다른 날짜로 관람한 이들의 표보다 값어치가 떨어지는 것은 결코 바라지 않는다. 그것만 보장된다면 나에게 편한 날짜인가가 중요할 뿐 배우는 상관하지 않는다. 달리 말해, 그 사람에 대한 평이 좋다면 나는 그 날짜도 피해가진 않을 거란 이야기다.
이것은 내가 <모차르트!>라는 작품 자체나 거기 참가한 다른 배우들의 팬이 아니기 때문에 취할 수 있는 태도이다. 기대가 큰 뮤덕들과 아이돌 한 사람에게 전심전력을 바치는 아이돌 팬덤은 또 싸움이 붙은 모양이다. 상식을 따른다면 뮤덕들 입장에 좀 더 기울어져야 하겠으나, 나는 끝내 구경만 할 거다. 이럴 때에 하계를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는 것은 제3자의 특권이고 기만이지. 다만 나는 디데이를 기다린다. 캐스팅된 아이돌들은 그 대가로 같은 공연에 참여한 배우들보다 배는 노력해서 '완성된' 모습으로 무대에 올라야 한다. 관객들에게는 돈을 지불한 대가로 그러한 결과물을 볼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미달한다면 우리의 평가는 가차없을 것이고, 아이돌 팬덤도 본격적으로 입을 다물어야 한다. 단지 아직은 나 같은 제3자가 그런 평가들을 내놓을 수 있는 때가 아닐 뿐이다.
팬이 아닌 데다 <캣츠> 때 한 번 겪어본 게 있어 이 이상 왈가왈부할 마음이 들지 않을 뿐, 이번에 들고 일어난 뮤덕들의 심정은 매우 이해가 간다. 그리고 자기 블로그나 팬덤에서 떠들지 않고 뮤덕 블로그에서 참견질하는 정신적 취학연령소아들은 어서 인터넷을 끄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길 바랄 뿐이다. 반대로 아이돌 팬덤이나 블로그에 가서 같은 짓을 하는 뮤덕은 없길 바라며, 혹시 있다면 제발 거기선 입을 닥치길 바란다. 양쪽의 이런 친구들에게는 샤트너 옹의 명언이 절실히 필요하다. "Get your life!"
Posted by 양운/견습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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