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덱 버라이얼은 DS9과 베이조에 있는 오브를 연달아 경험하면서 괴로운 환상을 본다. 카이 선출을 이틀 앞두고 베덱 윈이 정거장에 온다. 때맞춰 카다시아에서 돌아온 베이조인 부역자 쿠버스는 체포되자마자 베덱 윈에 의해 면책된다. 키라는 쿠버스가 식민지배 당시 켄드라 계곡의 학살과 관련해 진짜 책임자를 알고 있으며 그것이 버라이얼이라는 말을 듣고 수사를 시작한다. 압박을 받은 버라이얼은 카이 후보에서 사퇴하고, 윈이 카이로 선출된다. 수사를 확장시킨 키라는 진짜 책임자가 전대 카이인 오파카이며 그녀의 명예를 위해 버라이얼이 침묵했음을 알아낸다.
-그러니까 스타데이트 표기 좀 제발....;;;
-이제부터는 윈을 카이 윈이라고 표기해야 한다니. OTL 에피소드 도입부에서 키라와 버라이얼이 나누는 대화를 보면 카이 선출에는 모든 베이조인이 참여하는 모양인데, 압도적으로 지지를 얻었던 버라이얼이 사라지자 바로 윈한테 표가 몰렸다는 것이 픽션 속의 일일 뿐임에도 짜증스러웠다. 윈의 노선이 보수적인 건 비밀도 아니다. 그거야 문제될 것 없다. 보수적인 게 뭐가 나쁜가. 문제는 윈의 방식이다. 윈은 권력을 잡고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그 행보에 걸리적거리는 것은 뭐든지 책략으로 제거해버린다. 그렇지만 윈의 그런 면모는 일반국민에게 알려지지 않으며 오히려 버라이얼 다음가는 지지를 끌어낼 정도로 호감까지 얻고 있다. 정말이지 마키아벨리의 충실한 제자요 타고난 정치꾼이다. 그 재주는 확실히 대단하지만, 정적에 대해 취하는 태도와 수단이 국민에 대해서도 다를 리 없기 때문에 수장으로서는 지지할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대선후보가 선거운동 기간 중에 수백억 대의 비리 건으로 검찰조사를 받고도 끝까지 버티더니 탈없이 대통령까지 되더란 예가 있었다. 버라이얼도 하려고 하면 그런 식으로 버틸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타인의 명예를 위해 자신이 꺾이겠다는 사람이 어떻게 카이라는 지위의 위상을 깎아내려가면서 권력을 다투겠는가. 다만 베이조 사회가 카이 한 사람이 군주처럼 군림하며 홀로 권력을 휘둘러댈 수 없는 체제라는 것에 중점을 두고 카이 윈의 옆에서 보필과 견제에 충실하겠다는 그 자세는 높이 사지 않을 수 없다. 사실은 이런 사람이 지도자가 되었으면 하는데.
-그러니까 카이 윈의 웃는 가면 속에 숨겨진 오만하고 권위적인 태도가 너무너무너무 싫다 이거다. 특사님 앞에서는 알랑거리던 주제 우리 소령님한테 그딴 식으로 말하지 마아아아아!
-부역자에 대한 처벌이 그냥 추방이라니 베이조인들은 엉뚱한 데서 관대하구나 싶었다. 그들이 처벌받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키라가 또박또박 말했으니 패스. 그보다도, 일개 베덱이 부역자 명단에 4순위로 기재된 부역자를 면책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고 또 그것이 임시정부에 의해 간단히 승인되었다는 게 황당하기 짝이 없다. 재판은 뭐 하라고 있는 것인가? 베이조에는 부역자들을 제대로 가려내고 처벌할 어떤 규정이나 절차가 없는 것인가? 아무리 악독한 부역자였어도 윗선에 연줄만 있으면 탈 없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이야기 아닌가? 장난하냐?
-사람의 목숨이 지니는 가치는 함부로 수치로 환산해 계량할 종류의 것이 아니다. 그래서 다수를 위해 소수가 희생되어야 할 때는 할 수 있는 한 그들의 동의와 양해를 구해야 하는 것이다. 카이 오파카의 선택에 대해서는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모르겠다. 40여명의 독립투사 대 1200여명의 무고한 주민들이라고. 독립투쟁을 하는 사람들이니까 계곡에 숨은 40명이 근처에 사는 주민 1200명보다 우선적으로 보호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래서는 오히려 명분이 서지 않으니까. 그들의 투쟁은 바로 그 1200명을 포함한 베이조인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1200명을 살리기 위해 40명이 무조건 죽어야 했다는 게 아니다. 이런 경우까지 그 형식 때문에 부역자로 취급되는 것에 마음이 불편해서 그렇다. 그 40명 중에는 오파카 본인의 아들도 있지 않았는가. 사실이 밝혀진다 해서 오파카의 명예가 손상되는 것일까? 나는 잘 모르겠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버라이얼은 이번에 무익한 희생을 한 것일 수 있다. 그것이 그의 최후에까지 이어진다고 생각하면 답답할 뿐이다.
-에피소드 도입부에서 키라와 버라이얼이 다정하게 이야기하는 걸 보고 있자니 갑자기 스멀스멀 홧기운이 치밀었다. 저 염세적이고 자기혐오에 빠져 사는 보안실장 양반이 소심하게 허허허허 웃고 말아버린 순간에는 화면을 향해 절로 삿대질이 나가더라. 이런 몬난 눔! OTL 제작진의 떡밥 깔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앞으로 4시즌 가까이 이 삽질을 볼 거라 생각하니 웃기면서 한숨부터 나온다. 키라가 (자신도 몰랐지만) 드디어 오도를 자빠뜨린 건 알파 분면과 감마 분면 양쪽에서 쌍수 들고 축하할 일이긴 한데... 아오 못난 놈. 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