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퍼 기간이 다가오면서 바싹 마른 멘탈은 나날이 쿠크다스 가루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 갈 데 없는 분노를 풀기 위해서라도 미리니름을 마구 휘갈길 겁니다. 영화 아직 안 본 분들은 주의하십쇼.
스타트렉은 쌍제이의 <비기닝> 이전에 무려 10편의 영화 시리즈가 있었습니다. 제 기억에 1편은 순수한 sf적 상상력이 이야기의 핵심적인 위치에 있었습니다. 근데 그런 스토리로 나간 건 1편이 끝입니다. 2, 3은 뭐랄까 커크와 스팍 팬을 위한 서비스에 가까웠고 4~6편은 tos 배우들이 노익장을 과시하는 시트콤, 7~10편은 tng 배우들이 티비에서 보여주는 tng의 옴니버스 에피소드 하나를 뚝 떼어 영화에 옮겨놓은 느낌이었습니다. 2편부터는 스타트렉을 본 적이 없는 관객을 거의 배려하지 않는 스토리였던 거죠. 10편이라 할 <네메시스>의 성적이 워낙 처참했던 데다 마침 티비 드라마 쪽도 온갖 야유를 듣던 ent가 4시즌만에 빠르게 종결되고 더는 후속작이 나오지 않아, 다시는 트렉으로 영화고 뭐고 못 볼 거라 생각한 팬이 많았을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스타트렉이 '영화'로 부활할 수 있었던 건 쌍제이의 <비기닝>이 트레키가 아닌 관객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스토리와 형식을 갖췄던 덕이 클 거라 생각합니다. 아마도 비기닝부터 본 분들은 스타트렉이라는 sf계의 고전이 스타워즈 못지 않은 우주 활극 액션물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근데 꼭 그렇지만은 않거든요. 스타트렉은 물론 활극적인 요소의 비중이 크지만 기본적으로는 엔터프라이즈라는 우주선 (ds9의 경우에는 우주정거장 딥 스페이스 나인이겠죠) 안에서 수 년 동안 동고동락 아웅다웅 미운 정 고운 정 다 든 양반들이 우주의 미답지를 개척하고 인간이 아닌 종족과 만나 교류하는 틈틈이 시트콤 찍는 탐험담입니다. ds9의 경우 정거장이 우주에서 가장 전략적인 위치에 고정된 특성상 정치적, 군사적 드라마가 이야기의 메인스트림을 차지하지만, 그런 문제가 없을 때면 멤버들은 다른 시리즈의 인물들처럼 미지와 조우하고 sf적 상상으로나 가능한 사건사고와 마주칩니다. 정처 없이 떠돌아 다니든 전쟁질을 하든 스타트렉이라는 이야기의 심부에는 언제나 현실에서 하려면 조심스러워지는 이야기를 상상의 틀을 빌려 고발하고 인간을 돌아보는 sf의 본질적 고민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반 이상은 물론 시트콤이지만요.
스타트렉으로 영화를 찍는 건 그래서 무척 어려운 일일 거라 생각합니다. 시리즈의 근간을 이루는 철학과 시트콤에서 멀어지면 기존의 열성팬덤을 만족시키지 못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원작 드라마 시리즈에 충실해지려 하면 영화로서 흥행하기가 어렵죠. 스타트렉이 구축해온 긴 역사와 방대한 분량과 거대한 열성 팬덤은 큰 진입장벽입니다. <비기닝>이 아예 패러렐 월드를 택함으로써 기존의 설정을 다수 리셋하고 시작한 건 여러 의미에서 훌륭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괜찮은 포석을 깔고 출발했건만, 이번 <다크니스>는 쌍제이가 무슨 생각을 한 건지 모르겠군요. 저는 <다크니스>에서 몇 가지 이질감을 느꼈습니다.
첫째로 이야기의 방향성이 <비기닝>을 보며 예상했던 것과는 좀 많이 달랐습니다. 섹션31이 언급되고 마커스가 '강한' 연방을 외칠 때부터 분위기가 뭔가 이상하다 싶었는데요. 클라이맥스에서 추락한 우주선이 스타플릿 사령부가 있는 샌프란시스코를 쓸어버리는 장면에서 그게 뭔지 감이 오더군요. 인물들과 시간대의 배경은 tos인데 이 영화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건 ds9인 것 같습니다. 과연 지구가 위기에 처했을 때 연방이 그럼에도 이상을 고수할 것인가, 아니면 자기보호를 이유로 비윤리적인 행위도 서슴지 않고 저지르게 될 것인가. 이것이 ds9의 메인스트림을 구성하는 중요한 축 중 하나죠. 항상 하는 이야기지만 ds9은 스타트렉의 전통과 이상에 대해 무척 도전적인 시리즈입니다. 진 로덴베리는 tos와 tng를 통해 물질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진보한 긍정적인 인류의 미래를 그리고자 했습니다. ds9에서는 로덴베리의 이상에 앞서 적은 것과 같은 질문을 던지고 주인공들이 그 이상을 스스로 엎어버리는 길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이번 <다크니스>에 언급된 섹션31은 ds9에서 처음 등장한 소재로, 커크의 시대(즉 tos)에도 이미 암암리에 존재했다던 설정을 갖고 있긴 합니다만 연방 대통령조차 존재를 모를 정도로 극비리에 이어져 내려오는 조직입니다.그런 걸 커크 앞에서 그렇게 쉽게 까발리다니 OTL 섹션31의 대단한 업적 하나를 소개하자면 전쟁을 끝낼 방법으로 치명적인 전염병을 만들어내 적진영의 지도자급 종족을 말살하려 했습니다. 어느 정치적 책임자가 허가하거나 한 게 아닙니다. 자기들 맘대로 그게 연방을 위한 길이라 판단하고 인종청소를 시도했던 거지요.
여기저 두번째 이질감이 느껴졌는데요. 첫번째 이질감에서 ds9을 떠올린 분이 한국 사람이라면, 스타트렉 시리즈를 거의 대부분 찾아본 팬일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래도 쌍제이의 영화 이전에는 트렉의 인지도 자체가 낮았던지라, tos의 바람둥이 커크나 tng의 대머리 피카드 함장의 얼굴 정도는 알아도 그 이후 시리즈는 뭐가 있는지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편일 거라 생각됩니다. ds9을 검색하면 제 블로그가 주로 뜨는 게 매우 민망해서 하는 소리만은 아니굽쇼. 요는 트렉 시리즈를 모르는 사람도 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던 <비기닝> 때와는 이야기 내의 균형이 달라졌다는 겁니다. 스팍이 왜 프라임 디렉티브인가 뭔가 이상한 규칙에 진짜로 자기 목숨을 거는 건지 이해가 안 되는 분들 많으셨을 겁니다. 스카티가 스타플릿은 군대가 아닌데 왜 어뢰를 싣냐며 깜놀하는 것도 잘 이해가 안 되는 분들 계셨겠지요. 스팍은 단지 규칙을 지켜야 하니까 프라임 디렉티브에 목숨을 걸었던 게 아닙니다. 스타플릿은 원래 군대가 아닙니다. 프라임 디렉티브를 위반하거나 적에 대한 호전성을 군사력으로 드러내는 연방이라는 게 트렉 세계관에서 얼마나 논쟁거리가 되는 사건인가는 tng 하나만이라도 본 팬이어야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이해가 없는 상황에서는 마지막에 커크가 하는 연설의 내용도 무척 뜬금 없게 여겨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세번째로, 트렉 시리즈와 관련된 문제를 떠나 영화 한 편을 구성하는 이야기의 흐름이 무척 산만하고 삐걱거린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거기서 귀염둥이 트리블은 왜 나오는 것이며, 클링온은 대체 왜 끌어들인 것인지? 클링온의 성깔을 생각하면 사건을 빌미로 바로 전쟁 선포해도 이상하지 않을 텐데, 이쪽에 대한 처리는 어느 순간 사라졌죠. 칸어이쿠 미리니름! (>3')~이 분노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이 영화 한 편으로는 이해가 잘 안 됩니다. 기존 영화 시리즈의 2편 <칸의 분노>나 복습해야 할 것 갘습니다. 결국에는 <칸의 분노>의 그 장면이 패러렐 월드이기에 가능한 버전으로 재현되는 게 셀링 포인트였던 걸까요? 로뮬란처럼 폭주하던 스팍이 커크를 위해서라는 한 마디에 미스터 스팍으로 돌아오는 것이 키 포인트였던 걸까요? 이걸 가지고 쌍제이를 비난하거나 할 생각은 없습니다. 원래 tos가 그런 내용이니까. 다만, 기왕 '이야기'를 만들 거라면 좀 더 앞뒤가 맞아 떨어지게, 부드럽게 장면이 이어지도록 할 수는 없었던 건지 그게 아쉽습니다.
개인적으로 <다크니스>는 기대를 하고 간 것에 비해 그다지 만족스럽진 못했습니다. ds9에는 장점이 많습니다. ds9의 그 반동에 가까운 자아비판이 있어줘야 tos, tng에서 추구하는 이상과 균형을 이루어 보다 완성된 트렉 월드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뭣보다 어둠에다크하니까(...) 평화로운 트렉 월드에 아무렇지도 않게 정치적, 전투적, 극적인 주제를 끌어들일 수 있는 점 등등. 하지만 그런 이야기가 성공적으로 묘사되어 트렉 월드 안에 받아들여질 수 있었던 것은 ds9이 ds9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tos나 tng에 ds9의 색깔을 입혀야 할 이유도 없고, 사실 잘 섞이게 하는 것도 어려울 것입니다. 혹시 쌍제이가 세 번째 트렉 영화를 만든다면 tos는 tos답게 가줬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트렉을 처음 접하는 관객들도 즐길 수 있는 이야기로요.
p.s. 현실의 시대적 한계 아래에서는 어찌 할 수 없는 부조리를 sf라는 '허구'를 통해 고발한다 하니 당장 이게 떠오르는군요. ds9 6x13 Far Beyond the Stars 강추합니다.
p.s.2 미스 채플은 우리 가슴 속에 영원합니다!
p.s.3 근데 트리블은 대체 왜 거기서 갑툭튀한 거임? 그리고 쌍제이는 혹시 떡진 머리를 극도로 혐오하기라도 하는 거임? 저번엔 멀쩡한 로뮬란들 머리를 빡빡 밀어버리더니 이번에는 멀쩡한 클링온 머리를 스킨헤드 만들어 놓데. 클링온의 명예로운 전사라면 마땅히 청나라 변발을 풀어헤친 스타일로 풍성한 머리털을 나부낌이 마땅하지 아니한가! 그리고 우후라의 클링온어 실력이 살짝 안쓰러웠음. 클링온 말은 완전 으르렁거리면서 음절 하나! 하나! 짓씹듯이 내뱉어야 제 맛이지엽.
대학원 진학하면서 요즘 정신이 없네요. 어쩌다 인터넷으로 딴 짓을 할라 치면 거진 트위터에서 노니 블로그도 거의 방치 상태고...; 떡밥 좀 물어볼까 해도 파성넷이 없으니 다 귀찮아져서 팽개치고......;;; 총체적으로 귀차니즘에 쩔어 살고 있습니다.;;;;;
13.3.6. 지금이야 옛일의 전후사정과 인과관계를 거진 살펴볼 수 있으니 이런저런 말을 하지만, 당시 그 지역의 사람들에게는 이야기가 다르겠지. 조콩이 못 파서 수군 훈련 시작한 208년 초엽에도 형주에는 설마 전쟁 날까 생각한 사람들도 있겠지. 장래에 일어날 일을 예견하고 그에 대비해 계획을 세워 실행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 같다. 당장 내 인생, 내 가족도 주체를 못 하는데.
13.2.26. 유비 패밀리의 형남4군 평정이 유손동맹의 관점에서는 뭘 의미하는지 다시 볼 필요가 있긴 함. 선주전 보면 유비군이 자력쟁취한 땅인데 오주전에선 손권이 멋대로 행정구역 개편하고, 노숙전에선 조조한테 간접버프 받아 동오가 꿀꺽 가져가버리는 묘한 동네다. 아 파성넷 돌아와 그대 내게 돌아와 나 항상 그대 생각뿐이야 ㅠㅠ
13.2.23. @비밀님 그거 말인데 제갈량이 장예 생전에 보낸 강유 칭찬편지에 떡밥이 있더근영. 중호보병 5천을 강유한테 맡기자던 그거. 강유 항복이 228초, 중호군 조운 사망 228/229, 장예 사망 230, 비의 중호군 취임 230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북방선생이 조운의 유언에서 조운 휘하는 5천 단위 이하로 쪼개지 말라 한 거라던가, 조운과 강유의 엄격하면서 애정 넘치는(...) 사제관계 같은 게 그 편지 한 구절로 짜내신 설정 아닌가 싶어지더근영. 강유가 항복하고 처음 한 일은 승상부 소속 창조연으로 일단 문관계통? 에 가까운 쪽이었으니 조운이 직접 휘하로 부리진 않았을 것 같심다. 하지만 중호군이 군부의 인사권을 관장하는 직위란 말이져. 그 중호보병이 중호군 소속이라면, 우선 제갈량이 조운의 사망으로 잠시 노는 상태던 중호군 일부를 강유한테 맡기자 생각할 정도로 강유의 군재를 평가해줬단 말이고, 둘째로 조운 생전에 이것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눠봤을 가능성. 아무튼, 둘이 속닥속닥하더니 강유를 일단 중앙에 소개시킨 후 조운의 휘하로 들여 군부 쪽에서 쑥쑥 키우고 잡아먹.. 촉의 동량으로 키우자고 장대한 계획을 세웠는데 조운이 먼저 사망 크리ㅠㅠ 같은 상상
13.2.10.
@비밀님@새님 정사를 따라간다면 226년은 첨이가 제작된 시기로 추정되기도 합니다. 저는 그게 제갈씨가 남정 끝내고 나라 안팎의 정세도 대강안정되어 한숨 돌리고 인간답게 살았다는 정황근거로 생각... 이게 아닌데 OTL
@새님 ㅋㅋ 저한텐 승상이 출사한 때부터 너무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서 집에 들어갈 일이 거의 없고 혹시 들어가도 베개에 머리 대면 바로 자는 나날의 연속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문제는 그럼 조용하던 융중 시절엔 왜? 라는 건데 여기서 생각을 정지
@비밀님 @새님 뭘 다들 놀라십니까 우리 공돌이 승상 유전공학도 하는 거 몰랐음? 프로토타입이라 할 통이 광이 클론 제작에 성공하고 세 번째로 만든 게 첨이 아니겠음? #틀려
@새님 제갈교는 228년에 사망했고 그때 이미 부마도위? 교위? 였는데 228년 유선의 나이를 생각하면 제갈교의 아내는 유선이 아니라 유비의 딸이라 여겨지므로 아무튼 210년대 후반 언젠가 쯤이 아닐까 하고... 제갈교의 나이도 고려한다면 유손연합이 한창 흔들흔들하던 무렵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네다. 근데 정확히 언제 양자가 됐는지는 아직 기록을 못 찾았네요. 그러므로 지금까지 한 말은 다 뻘소리.
13.2.9. 예전에는 제갈량 하면 꼬꼬마 시절부터 처음 가는 동네에서 산세 한 번 척 보면 펠레일처럼 지리를 좔좔 읊을 초천재일 것 같았다. 지금은 그런 생각은 안 든다. 뼈가 마르도록 고민하고 또 고민하면서 죽어라 살아갔던 위대한 거인이 상상된다.
13.2.6. @비밀님 제가 그거 확인하려고 위연전을 찾아본 적이 있는데, 정확히는 "알 수 없다"인 것 같습니다. 신야든 어디든 아무튼 형주에서부터 유비의 부곡으로 따른 것만이 확실한 듯합니다. 위연을 신야에 배치시킨 팬픽이라면 압지요. 연의에서는 위연의 첫 등장이 신야에서 장판파로 달리는 유비한테 성문 열어주려고 상관의 뒤통수를 뾰족하게 찌르는 것 아닌가요?(...)
13.1.28 @비밀님 넹 서서가 사고치고 영천에서 도망친 시점이 아직 중원에 난리가 나기 전의 일이니 그럴 거라 생각합니다. 흠 제가 지금 보고 있는 건 일어로 되어있는데요, 후한서를 일어로 번역한 그 책을 누가 다시 우리말로 번역해 인터넷에 돌린 그건가 싶네요. 거기선 최열이 성문교위로서 장안을 수비하다가... 라고 되어 있군요. 제가 보고 있는 일문은 "동탁노 잔당가 궐기스루토 성문교위토시테장안오수비시타모노노, 이각라가 장안오..." 뭐 이렇게 되어 있근영. 효헌제기요? 훔... 제가 보고 있는 포스팅에선 출처는 적지 않았네요. ttp://blog.naver.com/nonkitoya?Redirect=Log&logNo=10121472436 옛 趙나라땅인 기주 지역엔 원래 趙씨가 흔한 것 같더근영. 거기 아니더라도 호족인지 명사인지 아무튼 서주에서 이름 날린 趙씨가 도겸 관련해 배주로 열심히 이름을 남기고, 나중에 촉에서 장완과 위연의 꿈 해몽해준 趙씨도 있고. 돈 놓고 돈먹기 해서 벼슬 주던 시절이니까요. 벼슬 하나를 갈아치우는 주기가 빠를 수록 그 자리를 바라는 다음 돈줄들이 더 자주, 더 큰 돈을 들고 달려들지 않겠심.
중웹 위키를 보아하니 최주평의 형 이름은 均으로도 쓰고 ?으로도 쓰나 보다. 최주평 본인의 이름자는 실전된 모양이고. 최균, 최원평에 대한 기록은 구주춘추가 있고, 최주평의 이름자가 실전되었다고 기록된 건 집해.
@비밀님 제가 가진 자치통감은 삼국시대편인지라, 후한말 파트3는 이제 구하러 다녀봐야겠네요. 정보 감사합니다. 헐. 일웹위키에 있던 성문교위 최열은 그 최열이 맞군요. 그리고 최주평 그대의 이름 鈞이라고! 집해에 있던 말은 뭐가 되는 거지! 이거 최씨 족보같은 건가요?
13.1.27. @비밀님 영제 시절에 돈으로 사도 자리를 사서 가족들한테까지 비난을 들었더랬지요. 192년 장안에 이각 곽사가 쳐들어갔을 때 죽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최주평은 관중에 헬게가 열리던 그날을 경험하고 형주로 도망쳤을 것 같네요. 전 그걸 알았을 때 뭔가 아... 하는 느낌이었습죠. 제갈량이 양양 시절 어울린 친구를 보면 서서는 살인전과범, 최주평은 당대의 명사였던 아버지가 뇌물로 명예 실추, 자신은 아버지 대신 키워준 숙부가 잠깐이지만 원술한테 사관 뭔가 그야말로 아웃사이더 집단들이죠 면면이;;;;;; 제 눈엔 어째선지 그냥 비뚤어진 틴에이저 집단으로 보이는근영 공부 시작하면서 마음 고쳐먹은 서서가 한숨 푹푹 쉬는 보호자고 (...) 이쪽은 글자가 흐릿해서 잘 안 보이는데요 언뜻 보니 최열이 뇌물 바쳤다가 가족들한테 까일 때 동취를 말한 아들이 鈞이라는 것 같네요. 근데 우선은 그게 180년대 중반쯤 일이고요. 최주평의 형 최균이 충직하기로 유명했는데 또한 동탁 낙양 들어온 시절에 최균이 이미 벼슬살이를 하던 연령대인 걸 생각하면 동취 운운한 건 그쪽일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네요. 최주평이 한 말이라면 그 고사가 승상 친구 버프 들어가서 안 적힌 데가 없을 텐데.
13.1.26. @곰님 아 그거 그냥 趙씨라는 것 같고 "일설"에 의하면 조운의 딸이라는 말은 있지만 그게 확인된 정설은 아닌 겁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검색했을 때는 그 이야기가 바이두에서 관평 항목으로 있었고요. 저도 그 썰을 처음 봤을 때 대략 정신이 멍해졌더랬지요. 아마도 유비의 수뇌진 중에 趙씨가 조운 한 사람 뿐이고 관우 정도 되는 최측근 중의 최측근의 아들과 혼인시킬 정도의 측근은 역시 그 조씨 아닐까 해서 나온 썰로 보임다 또, 유비, 제갈량, 관장마가 다 인척관계인데 삼국지에서 그렇게 인기가 많은 조운은 그런 말이 전혀 안 보이니 관평의 처 趙씨라도 그 조씨와 관계 있다고 생각하고픈 팬들도 있을 법하단 생각은 듭니다.
내 생각인데, 조루가 형주의 호족 출신이거나 일찌감치 다른 지역에서 피난와 명사로 자리잡은 사람이라면 관평의 처 趙씨는 조루의 인척일 가능성도 있지 싶다. 결코 상산남자의 동정(?!)을 여기에 결부짓고 싶지 않아서 하는 말은 아니다. 관평의 연령대를 추산해보면 趙씨의 연령대도 대강 계산이 나오는데, 만일 이쪽이 상산선생과 인연이 있다면 하북에서 태어났어야 하거든. 이건 이것대로 뭔가 꼬이지. 제갈회, 과라는 이름자가 진짜로 첨이의 혈육이 되려면 승상이 첨이만 훈육하고 팔불출 짓을 한 것, 다른 자녀가 있다면 첨한테 있는대로 영전을 퍼준 후주가 당근 그쪽도 퍼줬을 텐데 아무 기록 없다는 것 등등을 설명해야 하는 상황과 비슷하지 뭐.
??? 최주평의 본명이 鈞이라는 건 어디서 나온 기록이지? 삼갤 옛글에 자명님이 최주평으로 글을 올리신 건 있고, 거기에 누가 자 가지고 이름을 추측한 댓글은 있는데, 그러니까 그 추측은 확인된 건가 아니면 그냥 누가 엔하에 멋대로 올린 건가?
@비밀님 문제는 엔하에 최주평의 아버지인 최열에 대한 글도 있다는 것입죠. 거기서 아들 이름이 언급되고요. 최열의 열전? 같은 게 혹시 후한서에 있기라도 한 건지...
자명님이 번역하신 글은 태평어람이고. 몰라 그건 구경도 해본 적이 없어서....
13.1.24 제갈량이 장완과 대화하다 마소쿠 이야기가 나오자 울었다는 기록이 있다. 그게 장완이 한중으로 이동하고 난 후의 일이라, 읍참마속하고 2년? 쯤 후일 것이다. 근데 난 그 기록을 볼 때마다 제갈량이 단지 마소쿠 때문에 운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228년은 레알 제갈량의 일생 전체를 통틀어 삼재 중의 삼재가 낀 것 같은 해라니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228년에 겪은 웬갖 마음고생의 스타트를 끊은 상징적인 존재가 마소쿠라 그 마이너스 감정이 한꺼번에 복받친 것 아닌가 싶어.
13.1.18. @곰님 진지하게 말하자면 월영 같은 사람 없심다 그냥 황씨라고 하지. 그리고 제갈량이 유언에 '첩'이란 말을 언급하긴 하는데, 그게 자기 처를 남들 앞에서 낮춰 이른 호칭일 수가 있거든요. 사극에서 멀쩡한 정비가 臣妾이~ 라고 하듯. 어 잠깐 그거 유언이 아니었나? 집에 재산이 많은 건 아니라서 첩에게 좋은 옷도 못 입히고~ 대강 그런 내용인데. 여튼, 당대의 상식으로 보면 제갈량한테 첩이 있어도 이상한 일은 아니겠지만 제갈첨이 첩의 자식이라는 근거도 없심 226년 말씀이군요. 227년엔 제갈량이 연초부터 한중에 가있으니 제갈첨이 제작된 건 226년 중의 일이겠지요. 226년 전의 촉나라에서 제갈량이 어떤 꼴로 살고 있었을지를 생각하면 시사하는 점이 많은 시기입니다. 건필하세요.
가장 최근의 팬픽질이 그 226년을 다루는 거지만 첨이는 과감하게 빼야 했던 것이 새장으로 가는 원고였으니까... 하하하하하하 ㅠ_ㅠ
13.1.8 이엄이 북벌반대론의 대표라는 말엔 그냥 허허 웃었는데 제갈량을 모함한 일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는 소리에 웃음이 쑥 들어가네. 역사로서 삼국지를 말하려면 정사의 관련 열전 정도는 읽어야 하는 것 아니냐. 그 게시판은 창작물 베이스로 노는 데가 아니라고.
12.12.26. 삼국지라는 이야기는 역시 도원에 모든 것이 있는 것 같아. 도원으로 돌아가고 싶다. 도원으로... 복사꽃 흩날리는 도원으로 돌아가고 싶다... ㅠㅠ
12.12.20. 헐 유관장이 다 그렇게 허무하게 죽는다고? 천통은 엉뚱한 놈이 하고? 제갈량은 왜 이렇게 힘들게 죽는 거지 적벽에선 까리했는데. 그보다 조자룡 최고다 #지금_파고있는_장르_처음엔_어떤_느낌_이였나요
12.12.14. (13일 트윗에서 이어짐) @곰님 노숙을 형주로 보낼 때만 해도 손권은 유기가 아니라 "유비"와 결친하고자 했군요. 상황이 바뀌었는데도 노숙이 굳이 유비를 쫓아간 건 아주 월권은 아니라 여겨집니다. 저분이 유기를 조명하려 한 의도는 좋은데 두루 보진 못하신 듯
강표전이 조낸 오의 입장에 치우친 기록이라 배송지한테 매우 까인 걸 생각하면 저 기록에서 유기가 아니라 유비를 언급한 게 유비한테 유리하게 써준 것일 리 없지 싶네여.
@곰님 그보다는 유표의 후계자라는 무서운 어드밴티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그걸 못 살렸으면 손권이 유기가 아닌 유비를 택했을까 싶어지는근영. 10만 형주 사람들이 따른 것도 유기가 아니라 유비고요. 계속 강조하듯, 유종이 너무 서둘러 항복하면서 유비에게 아무 정보도 주지 않았기에 상황이 아주 급박했습니다. 신야의 유비는 조조군이 완에 이르고서야 그 사실을 알 정도였습니다. 노숙은 당시 양양에 가다 하구 쯤에서 그걸 알았고 남군에 도착했을 땐 유종의 항복과 유비의 도주 소식이 거기까지 전해지고 있었습니다. 어찌 됐든 형주 안에 있던 노숙도 장판까지 가서야 유비를 따라잡았는데 형주 바깥의 백성들이 유비를 쫓아가는 건 무리지 싶습니다. 다만, 190년대 군웅할거기를 거치는 동안 전국에서 난을 피해 형주로 몰려들었던 타지인들이 208년의 유비를 따라 대거 이동했을 가능성이라면 생각해봄직 합니다. 이 경우에는 일단 민사상 주소지가 형.. 나 뭐래... 유비가 탁현에서 거병한 이래 계속 반복한 게 패해서 흩어진 사람들을 다시 모아 또 싸우러 나간 거였으니까요. 흩어진 사람들은 알아서 유비를 찾아갔고. 反조조 아이콘도 의대사건 이래 유비가 계속 보여온 태도가 있기에 가능했고. 개인적으로 장판파의 10만 백성들 중 특히 官과 士는 유비의 인떡이 아니라 反조조 아이콘 때문에 따른 거라 봅니다만, 중요한 건 인떡이든 反조조 아이콘이든 유비가 수십년 세월에 걸쳐 피터지게 일군 결과란 거지요. 그야말로 불굴.
12.12.13.
제목에는 亮路라는 말이 들어가는데 정작 조가 놈은 이름자에 亮 들어가는 님녀석과의 관계와는 별개로 독자적 정체성을 세울 가능성을 보인다 카더라는 말에 여러 모로 묘한 기분이 든다. 아무튼 이건 연재분을 직접 봐야 알겠지. 유비가 장판파까지 따라온 형주 사람들을 다소간 '이용'했을 가능성에는 동의하지만, 그 전에 어떻게 10만이나 되는 官, 士, 民이 한꺼번에 살던 터를 버리게 되었는지 그 배경을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나는 그게 당시 조조에 대한 형주 여론이 도저히 봉합될 수 없을 정도로 반쪽 난 상태의 결과라 보는 쪽이고. 유표가 일찍부터 유종을 후계자로 생각한 건 분명해 보인다. 문제는 관도 대전 이전부터 조조에 호의적이었던 양양 근처의 유력 호족들, 그리고 그들과 정반대로 적대적인 무리를 정리하지 않은 채 유표가 죽어버렸다는 거라 생각한다. 실존인물 유종은 채모가 항복을 권할 때 처음엔 유표처럼 중원을 관망하며 형주를 지켜야지 뭔 소리냐는 태도를 보였다. 생각할 점이 많은 대목이다. 이것은 유표 생전부터 형주와 연합할 것을 주장했던 노숙이 형주에 가서 취한 태도를 보면 더 명확해진다고 생각한다. 노숙은 당초 일단 反조조의 아이콘인 유비를 부추겨 유표의 후계자가 손가와 연합해 조조와 싸우도록 만들 생각이었다. 그런데 유종이 너무 빠르게 항복해버리는 바람에 유비와 형주의 反조조 여론이 뭘 도모해보지도 못한 채 붕 떠버렸다. 그럼에도 형주의 反조조 여론은 유비가 도망친다니 따라나설 사람이 10만은 될 정도로 강력했다. 이 모든 게 노숙이 유표의 죽음을 조상하러 양양에 도착하기도 전에 일어난 일이다. 상황이 엄청나게 급변하는 가운데, 말로만 외치는 게 아니라 살던 터를 버리고 세력 약한 객장을 따라갈 정도로 강력한 여론이 10만이나 되는 걸 보고 노숙이 무슨 생각을 했겠는가. 한번 이 무리에 손가의 미래를 걸어볼 만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곰님 강동 정치구조의 특성상 강동의 분위기와 손권의 태도는 각각 볼 필요가 있다 생각됩니다. 노숙전 일독을 권합니다. 도망가는 유비를 쫓아가서 동맹 제의한 건 분명 월권 가능성이 있기에 숙고할만한 지적입니다만 주제에선 벗어나므로..
요는, 유종이 너무 서둘러 항복하면서 정보도 안 줬기에 유비는 뭘 해보지도 못하고 일단 튀어야 했다는 것, 10만이 따라갈 정도로 당시 형북의 여론이 반쪽 난 상태였다는 것, 이게 어느 정도 임팩트였냐면 노숙이 그걸 보고 도박을 걸었다는 것. 유비가 10만명을 다 끌어안고 간 건 조조에 대해선 공갈협박이고, 결과론이지만 유손연합의 성립과 이후 손권이 유비에게 형주를 맡기는 데에도 영향을 줬다. 해서 유비가 전혀 이용하지 않았다고는 말 못함. 하지만 10만이 애초 자의로 따른 것은 분명하다. 여기까지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내 개인적인 해석이고, 장판파라는 한 마디에 담긴 어머어마한 드라마를 후세의 창작자들이 어떻게 재해석해서 표현하는지는 또 별개의 이야기다. 솔까 화봉요원에서 10만 백성의 이주가 처음부터 유비와 7기님놈의 계획이라는 설정이 난 그리 마음에 안 들지만, 이것 또한 창작자에게 맡겨진 영역이 아니겠는가. 지금 가짜 인의 발언에다 일전에 7기님놈이 인의의 가면 어쩌고 한 것도 있는지라, 조운이 이제부터 보여줄 것들은 유비와 7기님놈의 행동에 정면으로 도전하게 되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아니라 생각이 든다. 내가 이 동네 배경으로 열심히 망상해온 조공은 물 건너 갔어! 물 건너 갔다고! 깔깔깔! o<-< 근데 이 앞에다 내가 "이주"라고 적었네. 도주가 아니라 이주라고 빼도 박도 못하는 표현을 써버리다니 나란 녀석ㅋㅋ
@곰님 저분은 제갈량전 해석을 다르게 하셨군요. 제가 참고하는 곳에선 저 대목이 "~패했으나 지금 돌아온 병사와 관우의 수군이 정갑 만명이고, 유기가 합한 강하의 전사 또한 최소한 만명입니다."라는군요. 원문 좀 보고 오겠습니다. 劉琦合江夏戰士亦不下萬人 군요. 여기서 亦이 "또한"인지 "다만 ~뿐"인지 문제군요. 바로 뒤에 不下萬人이라는 건 직역하면 만명 아래는 아닙니다 라는 건데, 긍정적인 뉘앙스이니 문맥상 "또한"이 맞다 여겨집니다. 유비는 돌아온 병사들+관우 휘하 합쳐서 1만이고 유기는 아무튼 1만보다는 많다고 말하는 건데 이게 상대적으로 동맹의 주체를 유기가 아닌 유비에 두려는 거라 생각할 여지는 있지만, 유비가 강릉 가다 방향을 튼 시점부터 틀렸군요. 노숙전을 보면 노숙은 장판파에서 유비를 만났습니다. 그때 유비는 강릉 가려고 장강을 건너려던 참이었고요. 그걸 노숙이 막고 강동과 동맹하자 설득해서 동쪽으로 방향을 튼 겁니다. 그리고 선주전에 주석 달린 강표전을 보니 (화봉요원에서 이 무렵 장판파 초입에 들어가고 있기에 몇 자 끄적이던 게 길어졌음. 14일 트윗으로 넘어감)
12.12.8.
배송지 님, 제가 책을 존나 간략하게 쓴 건 인정합니다. 반박이나 보충이 필요하다면 블로그에 포스팅을 싸던지 정식으로 논문을 쓰십시오. 제 계정에다 일일이 폭트 그만하고... #역사속_유명인들이_트위터를_썼다면
진수 님, 안 그래도 답답해서 제가 주석 다 달았습니다. 님의 책은 간략하기만 한 게 아니라 아예 체계가 없더군요? 본인도 신경쓰이죠? 쫄리면 개정판 내시던가. #역사속_유명인들이_트위터를_썼다면
오늘 삼국지연의 연재분 업뎃했습니다. 그동안 선플도 많이 받고 악플도 많이 받았는데 오늘은 악플이 100프로일 것 같네요. 관운장 팬들 너무 화내지 마세요. 어차피 실제 역사가 어떤지 다 알고 보시잖아요ㅎㅎ #역사속_유명인들이_트위터를_썼다면
12.12.7. 명분의 정치로 예시를 들어주지 않으면 협천자를 평생 잘 써먹은 조콩은 섭섭해할 것 같은데. 실리의 정치로 예시를 들어주지 않으면 용병스럽게 여러 세력을 전전한 이력에 형주 두고 동맹과 다투고 촉에선 유장을 두들겨 팬 유비는 섭섭해할 것 같은데.
12.12.6. 한복이 자살할 때 쓴 것은 죽간에 글자를 새기거나 틀린 글자를 살살 깎아내는 서도였다. 얼마나 심적으로 궁지에 몰린 기분이었을까 생각하면 조금은 짠하다.
12.12.5. 가끔 "격검의 서서"라는 표현을 보고 서서의 주무기가 격검이란 칼인가 생각하시는 분이 있는 듯하다. 저건 擊劍이다. 직역하면 칼을 부딪친다는 소리고, 쉽게 이야기하면 "검도"다. 즉 서서가 격검 좀 했다는 말은 그냥 칼 좀 휘둘러봤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