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굽쇼??


학교에서 52화 재방을 보다 기함했다. 이건 뭐냐!;;; 동양에서 龍이란 것은 전통적으로 천자를 상징하는 신수인지라, 아무리 난세라지만 무협지 주인공도 아닌데 "와룡"이라는 별호를 함부로 써도 되는 걸까, 이 양반이 못해도 제후는 되고 싶다고 사방에 광고하고 다닌 걸까 상상한 적이 있긴 있었다. (물론 이름자는 용을 항상 따라다니는 구름이요 자는 아예 새끼용인지라 부모의 기대가 엄청났거나 아주 강호에 묻혀 산 평민이었나 싶은 상산의 그 남자도 있다만.) 근데 그걸 이 드라마의 제작진이 써먹을 줄은 몰랐는걸? 이보세요 관우씨 관우형님 관성대제시여 "형주의 주인은 유씨가 아니게 될 수도 있음요 -ㅅ-" 라니 이게 뭔 소리야! 이제 형주4군을 차지하고 손상향 이벤트 밑밥이 깔리는 시점에서 제갈량이 유비를 뒷치기하지 않을까 의심하는 관우 장비라니 진짜로 깜놀했다. 게다가 관장의 눈에 조운은 이미 제갈량파인 듯.;;; 계양공략 직전 야밤에 그 둘이서 무슨 작당을 했는지 옥편을 찾아서라도 파악해야겠다. 이 드라마 왜 이래 왜 삼국 중에 집구석이 평온한 데가 한 동네도 없어.;;;
글쎄, 현실적으로 생각한다면야 관장으로 대표되는 유비 구세력이 제갈량으로 대표되는 신진형주인사(정확히 해석은 못 하지만 문맥상 장비가 조운과 더불어 언급한 황충 위연도 일단은 제갈량파로 분류되는 듯? 언급되진 않았지만 마씨 형제야 당연하고)와 알력을 빚는 문제가 전혀 없을 수 없긴 하다. 박망파는 실제론 제갈량 영입 이전의 일이고, 유비 패밀리 입장에서 볼 때 장판파부터 맥성까지는 정말로 숨 돌릴 틈 없이 촤라락 진행되는지라, 지금 시점에서는 그 두 세력이 문제를 온전히 해결하지 못한 채 어영부영 동거 중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 게다가 이 드라마에서는 화용도 썰이 참 무서운 방향으로 풀렸으니. -_-;;; 문제는 관장이 적벽까지 치르고 나서도 제갈량을 의심할 속좁은 인간들이겠냐는 것과, 내가 아는 제갈량은 진정 만고의 충신이요 위징이 논하던 양신(삼성의 그분 말고 良臣)이라는 거다.그러니까 일단은 구세력에 속하는 주제 일찍부터 제갈량과 친하게 논 상산의 그 남자가 비범하다는 거임-_-* 이런 이벤트가 수어지교의 신의를 도원결의와 동등하거나 어쩌면 그것조차 뛰어넘는 무언가인 것처럼 강조하려는 목적인 건 알겠는데, 이 드라마의 제갈량이 어떻게 묘사되려는 건지 정말로 걱정스럽다. 설마 북벌도 이딴 삐딱한 관점에서 진행되려는 건 아니겠지. 나의 승상님을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괴롭히지 말라는 OTL
일단은 유비가 칼을 잡아가며 버럭해서 아우들을 혼내고 한편으로 제갈량한테 다 털어놓아(거기서 관장을 다루는 문제 관련해 유비가 무시무시한 권한을 부여하려 했지만 제갈량이 사양하고 태워버린 문서를 보면 벌써부터 백제성 유언의 초안을 보는 기분이다-_-;) 어느 정도는 이 분위기를 억누른 듯하다만, 맥성에서 관우가 관성대제로 승천하는 그날은 또 어찌 될지 걱정이다. 유비가 복수를 부르짖을 때 제갈량은 아무 소리 안 하고 조운이 나서서 간하는 것조차 얼씨구 네들이 짜고서 그러는 거지? 조운 네놈은 우리 넷째인 줄 알았는데 내 동생보다 공명 저놈이 더 좋다는 거지?! 라며 삐딱선을 탈까 싶어지고. 대놓고 그러지 말아줘 제발... 관우의 형주 떡밥은 너무 미묘하다고.....-_-;;;;

쳇. 그나저나 엔솔 원고에 써먹으려던 것들이 이 드라마 내용에 조금씩 섞여 있으니까 기분 묘하네. -ㅅ-;



p.s. 이미 50화를 넘겼는데 아직 입촉도 안 한 걸 보면 총분량은 90부작이 넘어가는 게 확실한가 보다. 그걸 일주일 내내 두 편 씩 방송한다면 두 달 내에 끝낼 수 있겠지. 그런 의미에서 60부작 운운하는 말이 나왔던 건가. -_-;
잠깐만. 100부작 가까운 분량에서 50부 쯤에야 손상향 이벤트라니 혹시 오장원에서 끝나는 거임? 강유는? 강유는?!?

p.s.2 방금 계양편 야밤의 독대를 복습했다. 내 망상성추측번역이 거진 맞는 것 같던데?(...) 이 조운이 제갈량을 편든다면 그건 오로지 유비를 위해 멀리 내다보는 책을 낸다는 것, 그리고 그 책이란 게 조운이 보기에도 조리에 맞기 때문이란 것이 오히려 분명해졌다. 심지어 제갈량이 직접 설명해주기 전부터 이유가 있을 거라 짐작한 이 똘똘한 조돌쇠는 훗날 입촉 직후와 관우의 사후 올릴 간언을 떠올리게 한다. 제갈량이 조운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고 싶어할 만하다.(그래서 두 번이나 나가는 사람을 아련하게 쳐다본 건가? 키읔) 이렇듯 내가 격하게 애정하는 두 사람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엄친아 포쓰를 떨치는 한편에서 관장이.. 관장이......... 아아 내가 아무리 조운빠 제갈량빠라지만 유관장 삼형제도 격하게 아낀단 말이다! 나는 촉빠라고! OTL

p.s.3 그래서 말인데 신품에선 84부작과 달리 조운의 죽음을 영웅삼국지의 실사버전마냥 세세히 그려줄지도. 상당히 실현가능성 높은 추측 아님?(...)

Posted by 양운/견습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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