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하나로 사람 설레게 하지마라 인마 ㅠㅠ
포맷 이후, 씨디가 없어서 몇 가지 프로그램을 아직 복구하지 못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포샵입니다. 짤의 퀄리티가 저 모양인 건 눈감아주시라.
이하 접힘글에는 미리니름 있습니다.
이하 접힘글에는 미리니름 있습니다.
-이번 편이 시작되는 배경은 신야. 관도에서 이긴 조조가 차근차근 하북을 평정하는 가운데(그럼 원방이 죽은 걸로 관도대전이 끝난 거란 말이냐? 진짜로? 완전히? 번복의 여지 없이?;) 형주 쪽 민심은 이제 이쪽이 다음 차례가 아닐까 어수선한 분위기. 여론은 익주에서 잠자는 유장을 까는 듯하다. 見死不救, 같은 유씨가 위험에 처하든 말든 유장은 돌아보지 않을 거라고들 이야기하는 것 같다. 반대로 아직 여남에 있는 우리의 유느님은 주가가 오르는 분위기다.
(견사불구는 요즘 대륙의 사회문제로 심심찮게 들리는 말이다. 이 말을 화봉에서 보니 기분이 살짝 묘하다)
민심은 이런저런 걱정을 하지만 눈 밝은 누군가는 한동안 조조가 형주를 신경 쓰지 못할 거라는 걸 이미 예견하고 있다. 신야의 여론을 살핀 요원화는 그 판단에 동의하며 아직 여남에 있는 유비에게 연락하는데.
어? 설마 진짜로 유비가 조조한테 털리는 건 생략하고 바로 신야로 옮기려는 건 아니겠지?;
-그 다음 장면에서 요원화는 그 눈 밝은 누군가를 찾아 융중에 간다. 요원화는 '조운'으로서 7기를 만났다.
한 가지 이해가 안 되는 게, 유비가 한창 원술을 두드려패던 199년 무렵 요원화는 이미 유비를 위해 7기를 만난 일이 있었다고 기억한다. (유비의 초빙에 대해, 원술을 깨는 건 나 없이도 할 수 있다는 대답을 요원화가 전달하는 형식으로 묘사되었을 것이다.) 그때 요원화가 7기의 소재를 파악했고 그게 융중이라는 식으로 말했던 것 같은데, 관도대전이 끝나고 이제 201년 초? 그쯤이 된 지금 시점에 다시 융중에다 '새로운' 거처를 마련했다 하니 아리송하다. 물론 그 사이에는 7기가 팔괴 때문에 잠시 수경학당으로 몸을 피한 일이 있긴 한데, 뭐랄까. 융중은 그렇게 넓은 땅이 아니다. 최고봉이 300미터에 살짝 닿는 야트막한 산 하나가 납작하게 눌려있는 느낌이랄까. 물론 산자락의 너비는 10킬로가 넘어가긴 하지만 산 속에 사람이 집 짓고 살만한 곳은 정해져 있지 않겠는가. 그 안에서 집을 옮겼다고 해봐야 찾기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보기엔 7기가 꼼짝 못하고 요원화한테 딱 걸린 게 잔병의 정보력이 대단해서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본인한테 융중 바깥으로 나갈 의지가 없는 탓 아닌가 의심된다. 조운이 오길 기다린 거지 당신?(...)
-사실 7기가 스토커 조(...)를 피해 옮겨갔다는 새 집이 가만 보니 고융중 가서 사진 찍어온 걸 그대로 붙인 느낌인지라. 그 규모가 절대 초려라고 불릴 만한 수준은 아닌데 이런 건물이 300미터가 될락말락한 산에 있으면 눈에 안 띄고 배기나, 역시 기다린 거지 당신?(.......)
-그러고 보면 그간 7기의 본명이 언급된 것은 7기가 원방한테 보내는 편지에서 亮이라고 적은 게 전부였다. 물론 워낙 레전설인 분이라 그 한 글자만으로도 이미 독자들은 정체를 알아내고 뒤집어졌지만, 작중의 인물들한테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다. 그 안에서는 아마도 동탁 시절부터 지금까지 쭉 와룡으로밖에 알려지지 않았을 거라 생각된다. 헌데 이번 편에서는 제 입으로 량이 어쩌고~ 량은 저쩌고~ 하니 이것도 묘하게 재미진 구석이 있다. 7기는 출사하지 않았으니 작품의 원칙대로라면 아직 이름이 밝혀져서는 안 된다. 그런데 그 7기가 '제갈량'으로서 대화하는 장면이 작중 처음으로 등장했고, 그 상대가 요원화라는 거다. 요원화 놈은 이미 7기와 통성명을 한 거구나. 날 쓸데없이 설레게 하지마라 7기님녀석아.;;;
-디시버님 댁에 올라와있던 마지막 짤이 확실히 임팩트가 있다. 동자한테 조운이 왔다고 전하여라~ 할 때만 해도 짓궂게 씩 웃던 요원화가 강하게 나오는 7기 앞에서 지은 표정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말을 들은 것처럼 놀란 느낌이다. 7기는 무슨 생각인 걸까.
요원화라는 캐릭터의 포지션상 이 만화에서는 7기가 유비보다 요원화와 먼저 이런저런 상호작용을 시작할 수밖에 없다. 어떤 의미로 7기와 유비의 관계보다 7기와 요원화의 관계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유비의 삼고초려는 절대 유비와 제갈량이 만났다 정도로 끝내고 말 수 있는 이벤트가 아니다. 그게 유비를 촉한의 선주로 올렸고 제갈량의 나머지 반생을 결정지었으니까. 그러니까, 유비와 제갈량의 관계를 뭔가 진모 식으로 요상하게 꼬아놓을 게 아니라면 삼고초려에서 장판파에 걸치는 사이에는 그 만남이 두 사람을 어떻게 바꿔 놓았는지, 혹은 바꾸게 될 것인지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때까지 아직 7년 가량 남은 지금 시점에서 요원화를 상대로 7기가 보이는 태도는 이후 군사 내지 승상 제갈량의 행보와 관련해 결정적인 것으로 볼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한다. 아마도.
-나무에 잎이 없는 걸 보니 아직 겨울인 모양이더구만, 7기는 왜 우선을 쥐고 있었던 거지? 복면 벗고 나서 들고 다니면 오랫동안 얼굴을 가리고 다닌 버릇이 몸에 밸 대로 배었나보다 싶겠는데 그런 것도 아니고. 우선이 제갈량의 트레이드마크이긴 한데 저놈의 복면 때문에 솔직히 부조화스럽다.(...)
p.s. 356화 말인데, 순식간에 202년으로 넘어가니 대략 ???스러움. 아마도 내가 화봉 보다가 양수를 좋아하게 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듯함. 이렇게 된 거 박망파나 기대해볼까.
Posted by 양운/견습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