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단관 다녀왔습니다. 영숙 벨라 라준 터거... 헉?! 라준 터거입니다!
오늘 자리는 b구역 1열 27번이었습니다. 오른쪽에서 세번째죠. 나 이제 좀 중앙이나 왼쪽에서 보고 싶다...OTL
우선 오늘 받아낸 쿠폰 인증샷. 언제 보러 갈까나...
한줄평 : 오늘 나의 에이스는 스킴블과 멍고제리 ;ㅁ;
제가 오늘 정신이 좀 어수선한 상태에서 들어간 고로 1막에는 집중을 못 했습니다. 멍하니 앉아서 동선만 따라가다가 스킴블과 멍고제리 덕에 서서히 정신을 차렸지요. 저 오늘 이 둘 밖에 눈에 뵈는 게 없었심다. OTL
젤리클송 땐 정말 대략 정신이 멍했던 고로 기억나는 게 없습니다. 전체적으로 마이크 성량이 좀 작았다 정도?;
탭댄스는 전보다도 좀 더 발이 맞은 듯. 제니의 탭 소리는 여전히 잘 안 들리네요. 구석에서 미스토가 제미마인지 실라밥인지;; 새끼고양이랑 놀면서 옆에서 춤추는 고양이한테 시비거는 거 구경하느라 제대로 듣지 못한 것일 수도 있지만.;
라준 터거는 컨셉이 록스타인 것 같더군요. 노래하는 삘이나 애들 데리고 노는 삘이나 관객한테 반응 유도하는 삘이나 하나같이 '나는 롸커 -_-* 롸큰롤 스타 -_-*'라는 확고부동한 자의식을 바탕으로 한 느낌이었습니다. 목소리 톤도 이전에 스킴블을 할 때와는 전혀 다르게 굵직한 록스타스럽더군요. 제가 그런 스타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취향인 게 문제일 뿐이지, 훌륭한 터거였습니다. 오늘의 커튼콜 때 미스토와 더불어 열광을 양분했던 듯. 아니 오늘은 터거가 좀 더 환호받은 것도 같군요.
랄까. 여기서부터 스킴블이 제 눈을 붙잡았습니다. 터거가 허리돌리기 들어가자 스킴블(그간 스킴블 언더를 뛰던 라준 씨가 터거 언더로 들어간 고로 콱소 배우인 우원호 씨가 스킴블 언더를 뛰었습니다)이 자기도 모르게 같이 허리돌리기를 하다가 어머머 내 정신 보게ㄶ러ㅣㅑㅡㅋㄱ?! 상태가 되어 사태의 원흉인 터거와 꺅꺅거라는 애들을 말리며 펄쩍펄쩍 뛰더이다. 터거의 울음소리에 다른 누구도 아닌 이장님이 발정 일으킬 뻔 하다니 맙소(...)
이 활기 넘치는 아저씨 (그렇다! 스킴블은 아저씨다! ;ㅁ;) 스킴블은 버스토퍼 때 어떻게 행동할지 궁금해지더군요. 이전에 스킴블 포지션에 섰던 이름 모를 회색고양이와 라준 스킴블은 멍커스트랩한테 어찌나 까탈스럽던지 젤리클의 위계질서가 이 팀에선 좀 다른 건가 싶을 정도였는데요;;; 원호 스킴블은 점잖게 자리를 주장하더군요. 어헛 젊은이 잘못 섰구만 여기는 내 자리니 비켜주시게- 랄까.(...) 이 편이 좀 더 저의 스킴블에 부합합지요. 형님을 매몰차게 면박줘서 쫓아내는 것보다야. ㅠ_ㅠ
피크와 폴리클 땐 뭔가 자디잔 사고가 많았던 듯. 멍커스트랩 파이팅! 오늘따라 호흡이 힘들어서 잠깐 실수하신 것 뿐! 평소엔 얼마나 잘 하시는데;;; 그 와중에 무대 아래에선 스킴블과 미스토가 싸움(?)이 났지요. 서로 신발과 장갑을 던지고 신발 모자를 내팽개치고, 거의 베개싸움 수준이었던 듯.(...) 그러던 중 스킴블이 집어던진 미스토 신발이 저한테 날아와서 한동안 제가 무상임치 좀 해줬심다. 미스토가 신발 찾으러 와선 절 보고 신발 주세요 ^0^ 라고 말하듯이 방긋 웃는데, 으허허허허헉;;; 스킴블 나이쓰샷!!! ;ㅁ;
도둑괭이들이 나올 때 왜, 호주팀에선 카산드라가 왼편 드럼통에 몸을 접고 들어앉아있지 않더랬습니까? 이전에 본 두 번의 공연에선 아무도 그런 걸 안 했는데, 오늘은 새끼고양이 하나가 쏙 들어가 일반인이 따라하면 119 불러야 할 그 행동을 하더군요. 라이센스 무대의 드럼통은 폭이 더 좁길래 아무도 못 들어갈 줄 알았는데 그걸 어떻게 비집고 들어가데요.; 미유님 말씀으론 그 귀여운 짓을 한 게 실라밥이라고. 멍고제리는 아직도 팔이 안 좋은 건지 오늘도 더블윈드밀을 건너 뛰었습니다. 더블윈드밀이 뭔지 까먹겠네요. 부상당한 분들이 어서 나아야 할 텐데..
듀터로노미 등장 때 스킴블은 제대로 이장님 노릇을 했지요. 여기저기서 새끼고양이들을 보살피더군요. 그러던 중 흥분해서 자꾸 튀어나가려는 - 역시 실라밥이었던 듯 - 새끼고양이를 꼬리 잡아당겨 끌어내기로는 제어할 수 없다 판단하자 과감히 허리를 번쩍 잡아올려 한 팔로 옆구리에 끼고! 뒤편으로 들고 가버리더군요. 우와 아무리 그 배우분이 몸집이 작다 해도 성인인데 옆구리에 끼고;;;; 실제 고양이였다면 목덜미를 물어서 옮기는 모양새였을 듯. 스킴블, 멋졌습니다. -_-b 그 전에, 완소형제가 아버님이 어쩌고저쩌고 소개할 때, 오른쪽 구석에서 알론조가 슬그머니 드미터한테 집적거리더군요. 바로 하악질 당하곤 시무룩해져서 나가버리던데 측은하더이다. 뭐 라이센스 알론조는 바람둥이니까 초반에 드미터한테 미움을 사도 할 말이 없을 터이지만.(...)
네이밍 때 세어보니 고양이 수가 스물일곱? 여덟? 그 정도더군요. 라이센스팀은 서른이 넘는 걸로 아는데, 오죽 부상자가 많으면 이렇게 적은가(..사실 적은 수는 아니지만;) 싶어 안쓰러웠습니다. 그게 제일 티가 났던 건 젤리클볼. 터거를 위시한 젊은 수고양이 무리가 전면으로 나온 다음에 군무 들어가는 데서 춤추는 고양이 수가 확 줄어 보이더군요.. 그나저나 빅토리아는 표정이 생기니 그렇게 예쁠 수가 없었습니다. 첫공 때는 너무 표정변화가 없어서 불만이었더랬는데, 그 때 뭔가 교정기 같은 걸 사용하느라 얼굴근육을 잘 움직일 수 없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네요. 여하간 오늘의 빅토리아는 웃는 모습이 너무 예뻤습니다.
1막 때의 제 어수선함이 인터미션 때까지도 사라지지 않은 탓에, 무지막지한 기회가 왔는데 놓쳐버렸심다. 터거가 무대 아래로 내려오길래 "터거다."라고 혼잣말했더니, 이 고양이가 그걸 들었는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제 바로 앞에 멈춰 서서 저를 내려다봅디다.;;; 저는 그러니까, 다른 코러스캣이나 도둑괭이들 상대로 노는 건 대비가 되어 있는데, 터거를 상대로 노는 건;;; 꿈도 꾼 적 없기 때문에;;;; 미샤나의 럼플티져가 처음 제 모자를 훔쳐갔던 날처럼 대략 정신이 멍해져서 눈도 못 마주치고 긁적긁적 벙쪄 있었심다.;;;;; 반응이 없으니까 김이 샌 건지 터거는 딴 데로 가버렸고요;;;;;; 우아악 난 바보야!!!!! OTL
터거야 뭐.. 모두의 터거니까... 훗날을 기약해보고....ㅜ_ㅜ 관객의 가방을 분해하고 훔친 가방을 구석에 숨기고 남의 신발끈 풀어헤치고 그러다 자기가 잡아당긴 신발끈에 걸려 엎어지는 멍고제리 어쩝니까. 가방 빼앗으려고 관객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패배해(...) 축 늘어져 무대로 돌아가던 럼플티져 어쩝니까. 도둑괭이 커플은 뭔짓을 해도 옳습니다! ;ㅁ; 그나저나 멍고제리가 분해해 늘어놓은 물건들이 자기 진로 방해한다고 확 걷어차버리던 알론조는..... 낄낄;;;;
지나고 지나고 지나서, 누님들이 맥카비티는 이러쿵저러쿵 할 때 멍고제리는 왼편 어딘가의 관객 한 사람을 붙잡더니 그분 다리 밑에 머리를 박곤 벌벌 떨더이다. 그러다가 자기 이름이 언급된 순간 혀를 빼물고 발라당 뒤집어지며 죽은 척을 하더군요. 아이고 요 깜찍한 녀석! ;ㅁ; 럼플티져는 묘하게도 쭉 제 시선 밖이었던 탓에 어떤 애드립을 치는지 잘 모르겠는데, 라이센스팀의 멍고제리는 무대 내내 여기저기서 사고를 치며 잘 놀더군요. 제가 하필 후기 끄적이는 지금 기억을 못 해내는 것 뿐이지; 오늘 낮공 때 맨 앞줄 오른편 관객들이 낄낄거린 것 중 절반은 멍고제리가 유발한 거였습니다(나머지는 스킴블). 배우분이 자기 역할을 잘 이해한다는 느낌입니다.
그렇게 또 쭉쭉 넘어가다가 미스토가 소개될 때 스킴블이 한 번 더 뻥 터뜨려 주더군요. 미스토가 듀터로노미 소환 마법을 부릴 때, 터거 녀석이 자신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난리가 난 럼플티져를 발견하고 무대 오른쪽으로 왔지요. 또 꼬리돌리기 내지 허리돌리기 장난에 들어가려는 순간 스킴블 이장님이 냅다 달려와선 앞발로 럼플티져의 눈을 가려버립디다? 아, 그 다음에 뭔가 참 웃기는 애드립이 터졌는데 어째 기억이 안 나네요! 오른쪽 앞줄 앉았던 분들, 두 손을 치켜들고 저에게 힘을 나눠주..실 건 없고 기억 좀 보충해 주십시오.;;; 아무튼 참한(?) 아동의 덕성을 수호하려는 이장님의 분투에 흥 칫 핏이 된 터거는 관객들 쪽으로 가더니 관객 한 분을 찍어 허리를 튕깁디다. 반응이 시원찮으니까 내가 이러면 너는 꺄 뒤집어져야지! 하고 몸소 시범을 보이며 다시 허리를 튕기는 롹스타 터거. 큰 웃음 선사하셨습니다. -_-*
영숙 벨라는 오늘도 포쓰가 넘쳤습니다. 처음부터 집중해서 봤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제 생각에, 찍어놓은 고양이 몇의 동선만 따라간 날에는 메모리에 감정이입이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그게 되려면 첫째로 전체적인 극의 흐름에 풍덩 빠져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자벨라는 다른 고양이들에 비해 워낙 출연시간이 짧은 데다 단 두 번의 메모리로 저 위대한 거스마저 제치고 선택되는 게 모두를 납득시킬 수 있어야 하므로 굉장히 어려운 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양이들 그리고 관객들마저 납득시켜야 한단 말이지요. 그 논리성? 필연성? 을 부여하는 건 단순히 가창력 하나에 달린 게 결코 아닐 겁니다. 그리자벨라가 잠깐동안 보여주는 모든 몸짓 하나 하나가 그 결론을 향해 절실하게 집중되어야 할 것이고, 또한 관객의 마음에 새겨져야 하겠지요. 즉, 네이밍 이후 그리자벨라가 네 번 무대에 서는 동안 보여준 모든 것이 바탕이 된 상태여야 비로소 메모리라는 명곡이 뮤지컬 <캣츠>의 넘버 Memory가 될 수 있는 것 아닐는지. 그 전의 것을 대충 본 탓에 기억이 흐릿한 상태에서 메모리가 끝나면 뭐랄까, 뮤지컬 속의 한 장면을 본 게 아니라 그냥 어느 콘서트 무대에서 분장한 가수가 나와 메모리 한 곡만 달랑 부르는 걸 보는 것과 마찬가지 아닐까 합니다. 뮤지컬은 노래가 연기의 일부인 탓에 콘서트와 달리 노래를 예쁘게 아름답게 부르지 않으니, 그런 상황에서 들은 메모리는 그 관객에게 그리 크게 와닿지 못하겠지요. 관객이 다른 고양이에 집중하느라 신경을 덜 쓰면 그만큼 감동이 줄어버린다니 으... 생각할수록 그리자벨라는 정말 어려운 역이네요.
뻘소리가 좀 길었네.; 하여간 이런 식으로 스킴블과 멍고제리가 제 혼을 빼놓은 탓에 오늘 무대는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통로석의 저주가 드디어 부활하는 것인가!;;;
그나저나 번안가사도 조금씩 바뀌는 것 같습니다. 첫공 땐 "젤리클이 뭐지?" 라던 대사가 "젤리클을 몰라?"로 바뀐 거 하나밖에 못 알아봤습니다만, 다른 데도 뭔가 손질이 가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흠, 뭐지? 보단 몰라? 가 더 좋은 번역인 듯. 기왕 손질하는 김에 바람둥이 듀터로노미 인증가사와 미스토 후렴구도 좀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