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홀이 까닭 없이 수 차례 열리고 닫히기를 반복한다. 그 직후 시스코는 스타플릿으로부터 지구에서 1세기 만에 일어난 폭탄테러 소식을 듣는다. 그 배후에는 체인즐링이 있었다. 체인즐링이 지구에까지 침입한 거라 판단한 시스코는 오도와 함께 지구로 간다. 아버지 조셉 시스코의 레스토랑을 방문한 그는 스타플릿 아카데미에 입학한 노그와 마주친다. 시스코를 부른 레이튼 제독은 그를 지구의 스타플릿 보안책임자로 임명한다. 연방 대통령과 대면한 자리에서 두 사람은 오도의 위장을 통해 체인즐링의 위험성을 보여주고 DS9에서 실시한 보안조치를 스타플릿의 고위층과 그 가족에 한정해 실시할 것을 주장한다. 시스코가 보안점검을 하던 중 나타난 노그는 아카데미의 적색소대에 대해 이야기한다. 스타플릿 본부에 남아있던 오도는 레이튼으로 위장한 체인즐링과 마주친다. 소식을 들은 진짜 레이튼은 지금의 보안조치가 부족하다 여기고 보다 강력한 조치를 주장한다. 그때 시스코는 제이크를 통해 아버지가 혈액검사를 거부한다는 걸 알게 된다. 말다툼을 벌이다가 우연히 아버지가 칼에 손을 다쳤을 때 피부터 확인한 시스코는 자신이 가족을 포함한 모든 사람을 불신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갑자기 전 지구가 정전된다. 도미니언이 무력해진 지구를 침공하기 직전이라 판단한 레이튼과 시스코는 대통령에게 전시체제를 선언할 것을 요구한다. 대통령은 그 요구를 받아들인다.
-벤자민 씨의 아버지이며 제이크 군의 할아버지인 조셉 시스코 씨 등장. 그리고 적색소대가 언급되었다.
-1년 동안 네 번이나.. 라니 겨우 네 번이잖아 1년 동안... 물건 몇 개가 몇 센티 움직인 걸로 세상이 다 망한 것 같은 비참한 표정 짓지 마쇼! OTL
쿼크가 잣지아와 공모했을 거란 의심은 이 에피소드 시점에선 앰한 쿼크한테 불똥이 튄 것 정도로 보인다. 그렇지만 쿼크는 분명 오도가 떠난 직후 의뭉스레 웃었더란 말이지. 진위는 다다음 에피소드에서 밝혀진다!(...) 내 생각인데, 잣지아가 솜씨 좋은 해커이도 한 쿼크를 꼬셔서 오도의 방 비번을 알아냈을 가능성이 높다. 쿼크로선 자기 집 바로 위층 -_- 에 사는 성질 고약한 체인즐링한테 여차하면 쳐들어가기 위해서라도 비번을 알아내고 싶어 안달이 나있을 테고. 아무튼 오도가 쿼크한테 비번을 알려줬을 리는 없지 않은가. 내가 4x13에서 가장 놀란 건 그거라니까.(...)
-체인즐링이 침입하기 전까지 지구에서는 무려 1세기동안 폭탄테러가 일어난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럼 대략 커크 시대부터 평화로운 '낙원'이 되었다는 이야기인데. 내가 진 로덴베리의 픽션에서 한 가지 공감할 수 없는 것은 인류가 겨우 2, 3세기 만에 좀 더 이성적이고 윤리적으로 진보할 것처럼 상상한 것이다. 인간의 본성은 기원전의 그리스 내지 은나라 때나 기원후 20세기가 다 될 때까지나 변한 점이 거의 없다. 노예제 폐지, 양성평등, 인종차별금지, 폭력반대, 기타 등등의 관념들은 관념이고 주의주장일 뿐이다. 인간이 본성적으로 그런 것을 실현할 만큼 '진화'했다면 그런 주의주장을 소리높여 외칠 필요도 없고, 매일같이 시민단체들이 목소리를 높일 이유도 없겠지. 게다가 2차대전을 경험하고도 정신을 못 차리는 예가 바로 물 건너에 있는지라, 인류가 전멸할 뻔한 3차대전을 경험한 후 정신을 차리고 이성적 윤리적으로 진보했다는 22세기 이후의 인류에 대한 상상은 정말 상상에 불과해 보인다.
그래도 그러려니 믿어줘야지. 픽션이니까. 그것이 인류가 어떤 방향으로 진보하길 바란 로덴베리의 꿈이니까. 이런 이야기를 '불가능하니까' 할 수 없다면 픽션 쓰는 인간들은 모두 절필해야지 뭐.
-여하튼, 로덴베리의 전제를 바탕으로 도미니언 전쟁이 터지기 1년 전인 지금의 지구가 갖는 지위를 보자. '낙원'이다. 알파 분면의 거대세력 중 하나인 연방에서 20세기 지구의 미국처럼 지도적인 위치에 있다. 그럼 인간들은 어떤가? 연방에는 벌컨 기타 등등 여러 종족이 있음에도, 쿼크로 대표되는 외부인들이 볼 때 연방 사람은 '지구인'을 뜻한다. 마치 미국인 하면 흑인 동양이민자 원주민 히스패닉 기타 등등을 모조리 뒤로 밀어버리고 앵글로색슨 계통의 백인이 먼저 떠오르는 것처럼. 그것을 반영하듯, 아직 TOS 멤버들이 극장판에서 활보하던 시절에는 연방의 대통령 또한 지구인이었다. 사실 스타플릿 자체가 지구인들이 지구인들을 위해 만든 기관인데 연방 전체를 위한 것으로 점차 확장되기도 했고.
그런데 시스코 시대의 연방 대통령은 지구인이 아니다. 일단 이것은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이 된 것처럼 지구인들이 연방의 다른 종족들에게 보다 열린 태도가 된 것으로 생각해주자. 그렇게 지상의 낙원이 된 줄 알았던 지구에 외부의 듣도 보도 못한 종족이 잠입해 테러를 저지르고, 앞으로도 그럴 거란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그것도 보그 큐브가 지구 코앞까지 쳐들어온 게(극장판 8편) 바로 엊그제같은 때에 말이다. 레이튼은 외계인 대통령이 지구에 보안상 특별조치를 취하는 것을 주저하는 것이 그가 지구인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거부감 비슷한 것을 보였다. 결국 그는 다음 에피소드에서 루비콘 비슷한 것을 넘어버린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은가?
내가 DS9의 특정 상황들을 보고 연상하는 것들은 분명 꿈보다 해몽 격이다. 4시즌이 제작 방영된 1996년에 9.11 같은 게 일어날지 어떨지 일반인들이 어찌 알았겠나. 하지만 일개 SF 드라마 속에서 보여진 모습들이 현실에서 고스란히 나타났다는 게 웃기기까지 하다.
방금 전 다음에 뜬 mbn에는 미국 여행객들의 78%가 요즘 말이 많은 알몸투사기 도입에 찬성이라는 뉴스가 있었다. 조셉 시스코는 자신이 누구인지 남에게 밝히도록 강제당하는 것이 인권침해라며 채혈검사조차 거부했는데, 현실의 미국에는 그렇게 주장할 수 있는 대인배가 부시에서 오바마로 바뀐 지금도 여전히 소수파인 모양이다. 시스코는 채혈을 거부한 아버지를 의심했다. 그의 눈에는 모든 사람이 체인즐링으로 의심되고 있었다. 그리고 인간들 사이에 만연한 그런 불신은 누군가로 위장한 체인즐링이 정보를 빼내고 실제로 테러를 가하는 것 따위와 비교가 되지 않는 효과를 일으킬 뻔했다. 구성원들 간의 신뢰를 깸으로써 연방을 안으로부터 무너뜨리기 직전까지 갔던 것이다. (다음 에피소드 이야기지만.)
테러는 불특정다수에게 공포를 일으킴으로써 목표하던 것을 얻어내고자 한다. 20세기 말 미국을 덮친 테러는 공포 하나에 대해서는 테러범들이 원하던 것 이상의 파괴력을 보여줬다. 결과를 원한 부시 행정부는 나라 하나를 깨강정 내놓았으면서 뒷정리조차 못 해 국제적인 빈축을 샀고, 미국 내에서는 국민 모두가 서로를 테러 의심자로 여기게 만들었으니까. 물론 미국인들이 진짜로 자기 이웃을 테러범이라 말하진 않겠지만, '나 자신은' 테러범이 아니라고 겉으로 표시하기 위해서 인권침해를 감수하겠다고 생각한 순간 그것은 표현된 것이다. 미국이 세계에서 제일 잘났다고 콧대를 뽐낼 요소가 몇 개 있긴 한데, 그 중에는 민주주의와 인권보호의 선진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알 카에다가 그것까지 의도하진 않았겠지만, 미국인들은 자기 손으로 그 가치를 부수고 싶다고 말하게 되었다. 9.11과 그 이후에 대해 다룬 수많은 책들이 바로 그 점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미국의 정책도입자들과 국민들은 모르거나, 무시하는 모양이다. 더 나쁜 것은 그런 방법으로는 테러가 근원적으로 단절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픽션과 현실의 차이일 테지. DS9이 방영되는 동안 시스코 편을 들며 레이튼을 욕했을 게 분명한 트레키들이 몇 년 후 대선에서는 시스코가 아니라 레이튼을 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말이다. 인권이니 존엄성이니 하는 것들은 목전에 위험이 닥쳤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가장 먼저 내다버릴 수 있는 개소리가 된다. 그런 것은 후천적으로 학습된 것일 뿐, 우리의 본능은 크로마뇽 시절과 거의 차이가 없으니까. 인간의 본성까지 가면 잡설이 너무 길어지니 여기서 끊자.
뭐, 난 미국인이 아니니 미국놈들이 자기 나라 안에서 뭘 어찌 하든 알 바 아니지. 나한테는 우리 명박씨와 우리나라 사람들과 나 자신이 잘 하느냐가 제일 중요하다. 자신있게 답할 수 없어서 더 더럽고. 카악 퉷.
-비상사태선언을 권고하러 갔을 때 레이튼과 오도가 대통령을 똑바로 쳐다보고 강경하게 말한 반면 시스코는 자기 차례가 아닐 땐 내내 창 밖을 보고 있었다. 아버지를 불신했던 일로 이 조치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었던 게 틀림없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 밖에 알 수 없기 때문에 사람을 믿지 못하는 것은 단일한 육신에 개인의 인격이 고정되어 있는 우리 인간들의 한계이다. 이건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무조건 신뢰하는 것은 바보천치고, 결국 다른 방법을 생각해 내야 할 텐데. 그런 것까지 상상할 수 있을 만큼 나는 똑똑하지가 않다. 이번과 다음 에피소드에서 이어지는 레이튼의 이야기는 그것이 픽션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설정을 통해 뒷맛이 남긴 하지만 어쨌든 마무리는 짓는 방법으로 갔다. 만일 진짜였다면? 제길, 이래서는 미국애들을 비웃을 수가 없잖아. -_-;
-오도가 종족 최대의 불문율을 깬 것 때문에 체인즐링 내에서도 그를 적대하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이 와중에도 끝까지 우리 새끼 돌아온나 모드였던 그 여성 체인즐링이 관대했던 건가.;;; 그치만 파운더 중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체인즐링은 바로 그분이었다고. 그분만 등장하면 오도한테 재앙이 닥치고 키라가 휩쓸린단 말이야.;;;
-7x21(When it Rains..)에서 바시어는 오도가 스타데이트 49419 무렵에 처음 감염되었다고 판별했다. 그런 고로 이번 에피소드는 대략 스타데이트 49419 무렵이라 짐작된다.
나는 이놈의 스타데이트를 어찌 계산하는 건지 모르겠다. <빅뱅이론>의 쉘든이 스타트렉에서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는 사실 TOS 쪽이 아니라 DS9의 5x06(Trials And Tribble-actions) 아닌가 의심되는데(극중에서 두 번이나 그 에피를 돌려본 것 같던데? ㅋㅋ) 그때 시점에서 105년 1개월 12일 전이 스타데이트 4523.7이다. 그런데 이 망할 제작자들이 DS9 쪽 스타데이트를 또 안 적어놨다. -_- 그 언저리의 5시즌 에피소드들에서도 스타데이트 언급을 못 찾겠다. -_-;;; 그, 그러니까! 4시즌은 5시즌에서 대략 1년 전이니까!; 스타데이트로 45000 정도는 서기력으로 104년 쯤 되겠지. 그럼 1년이 대략 스타데이트로 450 안팎? 그것밖에 안 된다고? 4x07 시점이 49263.5이고 그 다다다다음 에피소드가 49419로 짐작되는 판에??
난 숫자 들어가는 게 싫어. 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