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에 있다더니 계약기간 끝난 모양이다. 다른 포탈을 타야 했다.
-진모가 그린 인간 아닌 것들(不是人)은 여포, 관우, 제갈량.
-여포편의 여포는 참 인간적이라는 느낌이었다. 여태까지 내가 접해온 온갖 매체 속 여포들과 비교했을 때의 감상이다. 연의에 기반한 2차창작물 속의 여포는 대개 인간의 반열에 둘 수 없는 무용을 뽐내는지라야이호로관메뚜기색퀴야조만간풀업한돌쇠로무찔러주갔어!!!그 밖에 어떤 인간적인 단점을 붙여줘도 인간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그나마 사람 같던 북방선생의 여포조차 여포 본인 + 기마대 300기로 전술이고 뭐고 우적우적 씹어먹는 괴물이었던 걸 보면 말 다 했지.
아마도, <불시인> 쪽에서는 여포의 무용에 중점을 두지 않은 까닭에 가능했던 묘사가 아닐까 한다. 그나마 있던 싸움 묘사도 조금 칼을 다룰 줄 아는 필부가 (심리적인 문제 한정이지만) 필사적으로 싸우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래, 여기서는 이런 여포를 그려봤으니까 화봉에선 대놓고 불시인 가는 거냐. 똑같은 최후인데도 불시인의 여포와 화봉의 여포는 그 느낌이 전혀 다르구나. -_-;
-관우편은 여포편과 연결된다. 진모는 진의록의 처였으며 여포의 아내인 여자(즉, 우리가 아는 초선)를 놓고 조조와 관우가 투닥거렸다는 떡밥을 살그머니 맛만 보고팠던 모양이다. 그런데 이게 관우를 <불시인>의 주인공 중 하나로 놓는 이유와 어떻게 연관되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관우의 어떤 우월한 점 내지 그도 한낱 인간이더란 삘의 묘사는 직접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을 말하고 싶었던 건가 하는 건 있었다. 수십 년 후 어느 부자가 매장하던 전사자들은 끝까지 관우 휘하에서 싸웠던 형주쪽 촉병으로 짐작된다. 거기서 여포가 잠시 언급되었다. 여포와 관우는 그 신적인 무용으로 일세를 풍미했지만 수하의 배반으로 패하고 적에게 참살당했다. 그것이 반복되었다. 1800년 전의 일을 알고 있지만 거기에 간섭할 수 없는 독자들은 당대에 살았음에도 여자라는 이유로 주변부에 머물러야 했던 표선(그러니까 초선)의 시점에서 두 사람의 생을 비교하게 되지 않을까? 그들은 결국 죽었다- 라는. 관우의 최후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그럼에도 그런 생각을 깔면서 보니 삼국지를 완독할 때마다 느껴지던 종류의 쓸쓸함이 든다.
화봉의 관우는 현재 조조한테 의탁 중이며 포스트 여포로서 순조롭게 위엄을 떨치는 중이다. 우월한 유예수와 도원화파 장선생 사이에 끼어 뭔가 평범해졌구나 싶더니 웬걸, 관우는 관우일 수밖에. 근데 진모님아 관도대전은 언제 시작함? -_-;
-여기는 내 블로그니까 솔직하게 말해야지. 방에서 혼자 보다 어느 순간 우워어어어 발광했다. 할 수밖에 없었다.
제갈량 : 장수에는 9 종류가 있음. 지장 용장 덕장 예장 블라블라블라블라 대장
유비 : 우리 군에서는 누가 대장임?
제갈량 : 현재로선 조운 뿐임 ㅇㅇ
그게 유비를 위한 립서비스일지도 모른다는 암시가 나중에 나오는 건 넘어가겠음.어휴강유이똥강아지야좋으셨쌔여?(...) 분량상으로는 제갈량편이 가장 길다. 여포편과 관우편이 찰나의 사건을 중심으로 묘사되었다면 이쪽은 제갈량과 위연의 악연을 중심으로 출사 이전부터 오장원까지 이어서 풀어가니까. 보다보다 이렇게 괜찮은 위연은 처음 봤다. 알고 보니 착한 녀석이었다는 게 아니고, 위연이라는 인물의 캐릭터를 이렇게 잘 살린 걸 처음 봤다는 이야기다. 위연에 가장 어울리는 캐릭터는 역시 더러운 얀데레였던 거야.(응?)
다만, 진모가 생각하는 제갈량의 약점이 조금 의문이다. 그렇게 명성에 주린 사람이었을까? 젊을 적에 당한 창피 하나를 평생 품을 만큼 속 좁은 사람이었을까? 전자의 경우에는 융중 시절부터 관중 악의 운운하고 양부음이나 불러제끼던 양반이니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닌데, 후자의 경우는 아니다 싶다. 제갈량은 공사를 구별할 때 무조건 공이 앞서는 사람이었다. 혹시 일생의 트라우마가 될 법한 일을 당했더라도 그걸 이유로 재능있는 사람을 등한시하거나 할 리 없다. 아니, 그러고 싶어도 이릉 이후부터는 그렇게 할 수도 없었겠지. 쓸 사람이 없는걸. 내 눈의 콩깍지를 전제로 말하자면 제갈량의 약점은 단 하나, 지나친 완벽주의다.(유비 사후부터 노동머신이 된 것도 같은 선상에서 본다. 모든 것은 이릉 때문이다. -_- 인재라면 이제부터 스파르타 실전으로 키우면 된다고? 촉은 한 번의 실패를 병가지상사 취급하며 물량전으로 가는 게 불가능한 나라였다... ㅠㅠ) 위연과 사사건건 충돌한 건 위연 쪽이 원체 더러운 성격인데다 중재자(유비)와 완충지대(오호대장)가 순식간에 사라진 탓이라 생각한다. 제갈량의 그릇이 유비보다 작았다는 식으로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 유비가 어떤 인물인가. 그래서는 비교대상부터 잘못된 거다. 조운이 5년만 더 살았더라면 제갈량도 조금이나마 수명연장의 꿈을 실현할 수 있었을까? ㅠㅠ
그러고 보니 마속을 안 다룬 게 묘하네. 마속까지 넣으면 <불시인>의 제갈량이 너무 가엾어진다고 생각한 걸까, 진모는.(...)
화봉의 제갈량은 현재 융중에서 인생에 다시 돌아오지 않을 니트 생활을 즐기는 중이다. 수경팔기라는 씽크빅한 설정 덕에 10대 시절부터 명성을 날리고 스승으로부터 神 소리까지 들었으니 이 또한 대놓고 불시인으로 가겠지. 나는 다만 삼고초려 전부터 돌쇠가 융중에 놀러다녔으면 할 뿐이다. 그래서 이 양반은 언제 출사하냐고. 나나 작가 둘 중 하나가 죽기 전에 출사표를 볼 수 있을까? 아니 적벽까지 갈 수는 있는 걸까?(...)
-총체적으로, "그들도 인간이었다." 후세에는 무신, 무속신앙의 대상, 전무후무의 신기묘산으로 이름을 날리며 인간을 뛰어넘은 어떤 저편에 있는 존재처럼 이미지화된 사람들이다. 나본의 연의가 너무도 걸출한 탓에 변주에는 한계가 있다. 잡병의 무딘 칼에 흠집이 나서 붕대를 싸매는 여포 따윈 솔직히 나부터 인정하고 싶지 않다.(...) 그렇지만 그런 식으로 확고부동해진 텍스트와 인물상이 이미 존재하니까 <불시인> 같은 작품이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것이겠지. 영웅들의 인간적인 면모는 그 재능이 인간을 뛰어넘은 어떤 것임을 반어적으로 강조하니까. <불시인>의 제목으로 인간을 다루는 것이 이렇게 어울릴 수 있을까.
....그래도 나님은 위연 이색히가 용서가 안 되는구나. 네놈이 감히 승상님을 쳤느냐? 응? 승상님을 쳤어?? 조돌쇠는 당장 출동합니다.......-_-+++
p.s. 그리고 그게 진모의 한계라는 생각도 들었다. 불시인도 화봉요원도, 우선은 독자가 삼국지를 꿰고 있다는 전제로 진모 나름의 동인질을 하는 거니까. 화봉은 그나마 소년만화틱한 전개로 가니까 삼국지를 몰라도 웬만큼 따라갈 수 있겠지만, 불시인은 그게 불가능해 보인다.
p.s. 2 그나저나. 관우편에서 망하후라고 불린 애꾸아저씨는 틀림없이 돈형이긴 한데 뭐랄까.. 맹하후겠지?;;; 제갈량편의 그 영감님은 아무리 봐도 황충이잖아. 어떻게 관우로 번역된 거야? 그것도 두 번이나!;;;
-진모가 그린 인간 아닌 것들(不是人)은 여포, 관우, 제갈량.
-여포편의 여포는 참 인간적이라는 느낌이었다. 여태까지 내가 접해온 온갖 매체 속 여포들과 비교했을 때의 감상이다. 연의에 기반한 2차창작물 속의 여포는 대개 인간의 반열에 둘 수 없는 무용을 뽐내는지라
아마도, <불시인> 쪽에서는 여포의 무용에 중점을 두지 않은 까닭에 가능했던 묘사가 아닐까 한다. 그나마 있던 싸움 묘사도 조금 칼을 다룰 줄 아는 필부가 (심리적인 문제 한정이지만) 필사적으로 싸우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래, 여기서는 이런 여포를 그려봤으니까 화봉에선 대놓고 불시인 가는 거냐. 똑같은 최후인데도 불시인의 여포와 화봉의 여포는 그 느낌이 전혀 다르구나. -_-;
-관우편은 여포편과 연결된다. 진모는 진의록의 처였으며 여포의 아내인 여자(즉, 우리가 아는 초선)를 놓고 조조와 관우가 투닥거렸다는 떡밥을 살그머니 맛만 보고팠던 모양이다. 그런데 이게 관우를 <불시인>의 주인공 중 하나로 놓는 이유와 어떻게 연관되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관우의 어떤 우월한 점 내지 그도 한낱 인간이더란 삘의 묘사는 직접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을 말하고 싶었던 건가 하는 건 있었다. 수십 년 후 어느 부자가 매장하던 전사자들은 끝까지 관우 휘하에서 싸웠던 형주쪽 촉병으로 짐작된다. 거기서 여포가 잠시 언급되었다. 여포와 관우는 그 신적인 무용으로 일세를 풍미했지만 수하의 배반으로 패하고 적에게 참살당했다. 그것이 반복되었다. 1800년 전의 일을 알고 있지만 거기에 간섭할 수 없는 독자들은 당대에 살았음에도 여자라는 이유로 주변부에 머물러야 했던 표선(그러니까 초선)의 시점에서 두 사람의 생을 비교하게 되지 않을까? 그들은 결국 죽었다- 라는. 관우의 최후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그럼에도 그런 생각을 깔면서 보니 삼국지를 완독할 때마다 느껴지던 종류의 쓸쓸함이 든다.
화봉의 관우는 현재 조조한테 의탁 중이며 포스트 여포로서 순조롭게 위엄을 떨치는 중이다. 우월한 유예수와 도원화파 장선생 사이에 끼어 뭔가 평범해졌구나 싶더니 웬걸, 관우는 관우일 수밖에. 근데 진모님아 관도대전은 언제 시작함? -_-;
-여기는 내 블로그니까 솔직하게 말해야지. 방에서 혼자 보다 어느 순간 우워어어어 발광했다. 할 수밖에 없었다.
제갈량 : 장수에는 9 종류가 있음. 지장 용장 덕장 예장 블라블라블라블라 대장
유비 : 우리 군에서는 누가 대장임?
제갈량 : 현재로선 조운 뿐임 ㅇㅇ
진 대 인 ㅠ_ㅠ 사..사....좋아합니다! ㅠ_ㅠ
그게 유비를 위한 립서비스일지도 모른다는 암시가 나중에 나오는 건 넘어가겠음.
다만, 진모가 생각하는 제갈량의 약점이 조금 의문이다. 그렇게 명성에 주린 사람이었을까? 젊을 적에 당한 창피 하나를 평생 품을 만큼 속 좁은 사람이었을까? 전자의 경우에는 융중 시절부터 관중 악의 운운하고 양부음이나 불러제끼던 양반이니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닌데, 후자의 경우는 아니다 싶다. 제갈량은 공사를 구별할 때 무조건 공이 앞서는 사람이었다. 혹시 일생의 트라우마가 될 법한 일을 당했더라도 그걸 이유로 재능있는 사람을 등한시하거나 할 리 없다. 아니, 그러고 싶어도 이릉 이후부터는 그렇게 할 수도 없었겠지. 쓸 사람이 없는걸. 내 눈의 콩깍지를 전제로 말하자면 제갈량의 약점은 단 하나, 지나친 완벽주의다.(유비 사후부터 노동머신이 된 것도 같은 선상에서 본다. 모든 것은 이릉 때문이다. -_- 인재라면 이제부터 스파르타 실전으로 키우면 된다고? 촉은 한 번의 실패를 병가지상사 취급하며 물량전으로 가는 게 불가능한 나라였다... ㅠㅠ) 위연과 사사건건 충돌한 건 위연 쪽이 원체 더러운 성격인데다 중재자(유비)와 완충지대(오호대장)가 순식간에 사라진 탓이라 생각한다. 제갈량의 그릇이 유비보다 작았다는 식으로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 유비가 어떤 인물인가. 그래서는 비교대상부터 잘못된 거다. 조운이 5년만 더 살았더라면 제갈량도 조금이나마 수명연장의 꿈을 실현할 수 있었을까? ㅠㅠ
그러고 보니 마속을 안 다룬 게 묘하네. 마속까지 넣으면 <불시인>의 제갈량이 너무 가엾어진다고 생각한 걸까, 진모는.(...)
화봉의 제갈량은 현재 융중에서 인생에 다시 돌아오지 않을 니트 생활을 즐기는 중이다. 수경팔기라는 씽크빅한 설정 덕에 10대 시절부터 명성을 날리고 스승으로부터 神 소리까지 들었으니 이 또한 대놓고 불시인으로 가겠지. 나는 다만 삼고초려 전부터 돌쇠가 융중에 놀러다녔으면 할 뿐이다. 그래서 이 양반은 언제 출사하냐고. 나나 작가 둘 중 하나가 죽기 전에 출사표를 볼 수 있을까? 아니 적벽까지 갈 수는 있는 걸까?(...)
-총체적으로, "그들도 인간이었다." 후세에는 무신, 무속신앙의 대상, 전무후무의 신기묘산으로 이름을 날리며 인간을 뛰어넘은 어떤 저편에 있는 존재처럼 이미지화된 사람들이다. 나본의 연의가 너무도 걸출한 탓에 변주에는 한계가 있다. 잡병의 무딘 칼에 흠집이 나서 붕대를 싸매는 여포 따윈 솔직히 나부터 인정하고 싶지 않다.(...) 그렇지만 그런 식으로 확고부동해진 텍스트와 인물상이 이미 존재하니까 <불시인> 같은 작품이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것이겠지. 영웅들의 인간적인 면모는 그 재능이 인간을 뛰어넘은 어떤 것임을 반어적으로 강조하니까. <불시인>의 제목으로 인간을 다루는 것이 이렇게 어울릴 수 있을까.
....그래도 나님은 위연 이색히가 용서가 안 되는구나. 네놈이 감히 승상님을 쳤느냐? 응? 승상님을 쳤어?? 조돌쇠는 당장 출동합니다.......-_-+++
p.s. 그리고 그게 진모의 한계라는 생각도 들었다. 불시인도 화봉요원도, 우선은 독자가 삼국지를 꿰고 있다는 전제로 진모 나름의 동인질을 하는 거니까. 화봉은 그나마 소년만화틱한 전개로 가니까 삼국지를 몰라도 웬만큼 따라갈 수 있겠지만, 불시인은 그게 불가능해 보인다.
p.s. 2 그나저나. 관우편에서 망하후라고 불린 애꾸아저씨는 틀림없이 돈형이긴 한데 뭐랄까.. 맹하후겠지?;;; 제갈량편의 그 영감님은 아무리 봐도 황충이잖아. 어떻게 관우로 번역된 거야? 그것도 두 번이나!;;;
Posted by 양운/견습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