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책이 화살에 맞고 벌써 석 달이 지났는가. 그럼 열흘 안에 가겠구나. 이 사이코손책을 가장 고통스럽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역시 손견이었어. 진모는 석 달을 잘라버렸지만 그 석 달간 손책이 어떻게 고통스러워 했을지 한방에 설명이 된다. 화봉의 군주들 중 가장 선량한 사람이던 손견에게서 그런 사이코아들놈이 나오게 한 건 다 이날을 위해서였던가. 손책이 우길을 저주하는 것과 장소가 울부짖는 손권을 담담하게 보내는 것 또한 연의와 절묘하게 이어지지 않는가. 손가에 관심이 거의 없는 내가 다 숙연해질 지경이다. 진모의 연출은 과연 대단하다. 그리고 잔인하구나!

-좋아하는 캐릭일수록 굴려라, 띄워줄수록 대차게 짓밟아라- 이것이 진모퀄리티.
유관장은 뭐 지옥행 확정이고, 조건달도 연의를 생각하면 편히 죽진 못할 것이며, 요원화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도 없다. 가장 걱정되는 건 제갈량이다. 좋아하는 캐릭일수록 괴롭히는 진모가 제갈량을 아끼는지 어쩌는지는 모르겠다만, <불시인>에서 굴려댄 것 정도로 그칠 리 없는 건 확실해 보인다. 어쨌거나 화봉의 제갈량은 초천재 정도가 아니라 神급으로 띄워준 상태이고, 그런 소리를 들으면 햄보칼수가업써가 확정되는 게 화봉요원이니까. -_-;;; 수경팔기는 모두 죽고 주군도 죽고 황제는 안 도와주고 나라는 약하고 키울 만한 애들은 이릉에서 말렸고 싹수를 믿은 녀석은 등산한다고 설쳐서 죽여야 했고 그나마 무장 중에서 쓸만한 위연은 뭐...-_-;;; 고군분투, 그것이 제갈량의 말년이었다. 여기서 얼마나 더 불행하게 만드느냐의 주안점은 역시 마지막 1세대인 조운이 사라지는 229년을 어떻게 다루느냐겠지. 제갈첨이 태어난 게 227년이니 그 무렵까진 그래도 사람 사는 행색을 갖췄을 듯한데, 2차북벌 이후, 그러니까 조운이 죽은 후부터 식소사번이 집중되어 5년 만에 과로사한 거라 망상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연의 만으로도 그렇게 망상할 건덕지가 있지만 화봉의 경우에는 요원화=조운과 제갈량이 엮여서 진흙탕을 굴러다닐 일을 실컷 만들어내려 작정한 것으로 보이는지라. 게다가 요원화와 사마의의 최종결말이 이미 예고된 지금 불행의 별 아래에서 태어난 요원화에게 최악의 크리티컬히트를 가할 기회는 역시 오장원 아니겠는가? 제갈량이 괴롭게 죽을 수록 요원화=조운도 미치게 된다는 이치란 말이지.
...................................................................................................진모는 가학의 별 아래에서 태어났나요...

-그러고 보니 후출사표는 228년작인데 이미 조운의 죽음이 적혀있어서 위작 의심을 받는댔지. 멀쩡하던 사람이 1차 북벌이 끝난 228년 후반에 이상을 일으켜 사마의 레이드 가던 괴물로 변해가고 있었던 거란 식으로 밑밥을 깔 법도 한데? 그리고 전출사표와 달리 비통한 감정으로 절절 끓는 후출사표의 분위기에 대한 설명도 되지롱
Posted by 양운/견습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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