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융중키배러의 위엄
2. 옛날 친구 다 소용 없다
3. 화살 십만개 구해올래 목을 내놓을래
4. 노인에게 폭력은 못 써요
5. 배를 묶으세여 & 저는 마초 잡으러 ㅌㅌ
6. 달밤에 술 한 잔 걸치고 뽑아보는 단가행
7. 씽씽 불어라 씽씽 동남풍
8. 관우씨 관우형님 살려주세요. 네? 네? 네?
-이 드라마에서는 방통의 연환계 & 서서의 탈출 파트가 빠졌다. 굳이 넣지 않아도 되긴 하지만 방통 입장에선 그게 연의에서 데뷔하는 장면인데.(...) 그나저나 단가행은 정확히 언제 지어진 시일까? 창천항로 쯤 되는 괴작이 아닌 한 어느 매체에서나 적벽을 다룰 때면 반드시 조조가 단가행을 뽑는 장면을 보여주는 것 같다. 하긴, 천하의 반이 곧 손에 들어올거란 확신으로 가득했던 그 순간이 어떤 의미로 조조의 인생에서 가장 고조되었던 때였겠지. 그것이 실패해 천하가 삼분되면서 조조의 꿈은 꿈으로 끝나버렸으니. 쩝.
-동남풍 이벤트 직후 소교가 제갈량의 탈출을 도왔다. 그것도 둘이 미리 짠 게 아니었다. 제갈량이 허둥지둥 도망칠 걸 미리 짐작한 소교가 기다리다 자기 수레에 태워갔다. 그 결과 판소리 적벽가의 자룡 활쏘다 대목이 통편집 당했다! 내가 좋아하는 대목인데ㅠㅠ 뭐냐;;; 이 제갈량은 주유가 자신을 죽이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어떻게든 도망은 칠 수 있겠지 안일하게 있다가 운이 좋아서 도망에 성공한 것 같은 모양새가 되지 않았는가? 제작진은 이 제갈량에 대해 정확히 어떤 컨셉을 잡은 걸까? 신품의 노숙은 좀 진중해진 한편(그래도 셔틀임에는 변한 없다.... -_-;) 주유는 연의대로 제갈량을 잡아 죽이지 못해 안달이다. 여기서 제갈량은 아직 뭔가 어리버리한 느낌이다. 대사를 정확히 해석할 수 없기 때문에 뭔가 놓친 부분이 많을 거라는 전제지만, 지금 내 눈에 보이는 이 제갈량은 차라리 양수에 가까워 보인다. 제갈량 본인이 양수의 죽음을 두고 "남보다 많이 아는 것을 말하지 않기는 더 어렵다"라고 했던가. 속셈을 다 간파당하고 있다는 걸 주유가 알면 죽이려 들 거란 것까지 예견했다면, 동오에 오기 전부터 자기 몸 빼낼 준비는 다 갖춰둔 다음에 뻔뻔하게 굴거나, 처음부터 노숙에게도 자신의 똑똑함이 티가 나지 않도록 시침 뚝 떼다 조용히 도망가야 하지 않았을까? 주유로부터 어그로는 있는대로 끌어놓은 채 순전히 운에 의지해서 살아나가는 제갈량이라니 이게 대체 누구야?;;;;;;; 주유와 노숙이 좀 더 정사틱하게 해석되었다면 제갈량과의 관계가 비교적 우호적으로 그려지거나 적어도 끝까지 냉정한 동맹지간으로 그려질 수 있을 테니 이런 억지를 쓰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아니면 충실하게 연의를 따라 제갈량이 동오를 아주 농락하고 가게 하던가. 이도 저도 아닌 느낌이다. 그렇다고 이 제갈량이 성장형 캐릭이라고 말하지도 말아달라. 그렇게 렙업 시키고 맞는 엔딩이 오장원이라니 허무해서 내가 돌아가시겠다! 삼국지에서 성장형 캐릭이란 오하의 아몽과 창천항로 유비로 족하다고! -_-;;;
내가 중국어와 한자를 몰라 내용의 99프로를 놓친 탓에 이해하지 못한 것이었으면 좋겠다.;;;;;
-근데 마속 이 새퀴는 왜 벌써 나오나요? 뭘 벌써 승상님 곁을 알짱거리나요? 정작 백미는 그림자도 안 보이던데? -_- 승상님의 탄금은 네놈이 아니라 돌쇠가 들어야 했어!!
-화용도의 조조가 말에서 내려와 싹싹 빌어도 모자를 판에 관우 앞에서 큰소리를 치다니 이건 새롭다. 이런 건 좋다. 이 드라마의 조조는 음흉하고 노회한 정치가보다는 일세를 풍미한 영웅호걸의 모습이 더 강한 느낌이다. 정말 마음에 든다. 이 정도는 되어야 이 드라마의 강성 유비에 맞설 수 있지! 물론 그래봐야 이 드라마는 촉빠 성분이 99.9프로이며 나 역시 악독하고 더러운 진성막장촉빠로서 촉빠필터링에 의지해 해석할 것을 굳게 다짐하는 바이다만.(...)
화용도의 조조가 참 멋있고 비장하게 구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관우가 밀리는 것 같다. 이 관우는 자기 자신의 신의를 위해 조조를 살려보낸 게 아니라, 정말로 이 조조에게 설득되었고 또 인간적으로 어느 정도는 감복한 데가 있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취한 느낌이다. 관우가 아니라 조조 중심으로 묘사되는 화용도라. 허허허.
동오에서 관우의 목을 보내면 이 조조는 거의 유비만큼 화를 낼지도 모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