旣生瑜 何生亮

└2010 三國 2010. 5. 30. 23:17
"하늘은 어찌하여 주유를 낳고 또 제갈량을 낳았습니까!"

나는 중국어를 모른다. 더럽고 악독한 촉빠성향 때문에 다른 나라 이야기가 진행될 때는 간체자 자막을 때려맞춰서라도 해석하는 데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집중력조차 살짝 떨어진다. 그래서 이 드라마의 주유가 어떤 성격이고 무엇을 구상했으며 어떤 회한을 남긴 채 죽어갔는지 잘 이해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나본의 창작으로 알려진 저 대사 한 마디는 언제나 내 마음에 묵직히 매달린다. 백문루가 맥성과 쌍을 이룬다면 기생유하생량은 추풍오장원을 연상시킨다. 이제 전성기가 시작된 유비 패밀리지만 그들의 최후는 앞서 간 영웅들처럼 쓰다. 그 숱한 노력과 피와 눈물들은 결실을 맺지 못했고, 지금까지 전해지는 것은 이름과 이야기 뿐이다.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사람은 적다. 죽어서라도 꿈을 이루는 사람은 지극히 적다. 주유의 저 피맺힌 외침이 단지 자신보다 뛰어난 이에 대한 복잡한 원망만을 토해내는 것일까. 謨事在人 成事在天, 개개의 인간들이란 얼마나 작은 것인지.
어쩌면 삼국연의 전체가 나본의 블랙유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나저나 드라마의 유선은 진모스럽게 어둠의다크해지는 방향으로 가지나 않을까 살살 의심스러워진다. 장판파에서 집어던진 걸로 모자라 이번에는 방통을 붙잡아야 한다고 아프다는 애를 내버려두고 뛰쳐나가나. 물론 혈육보다 인재를 더 아끼는 명군 이미지에 이보다 적합한 연출은 없다만, 유선이 비뚤어질수록 승상님과 강유의 신세가 고달파지는지라. 소열제폐하 그래도 고놈이 폐하의 나라를 이어야 하옵니다 우리 승상님 오래 못 사십니다 일말의 혈육의 정을 베푸소서;;;;; 유선의 황호애호는 유비 탓이다


Posted by 양운/견습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