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찬합?

三國志妄想 2011. 10. 6. 23:32


갑자기 블로그 조회수가 폭발하기에 뭔가 했더니, 웬 빈 찬합? 순문약 관련해서 어디에 기사라도 났나?
일단 위서 순욱전에는 조조의 위공 문제와 관련해 "근심 속에 죽었다"라고만 기록되어 있다. 그로부터 홧병이라고 유추하는 썰이 있는 듯하다. 순욱이 사망했을 때 유비가 조조 앞으로 댁 때문에 충신이 다 죽는다고 비꼬는 편지를 보냈다고도 하니, 아주 관련이 없지야 않겠지. 여기에는 빈 찬합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
개인적으로는 순욱이 빈 찬합에 대한 이야기처럼 자결했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다만 그런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로 조조와 순욱의 관계가 씁쓸한 비극으로 마무리된 것은 사실이다. 조조의 창업과 조조에게 가장 험난했던 관도대전 시절을 이야기할 때 순문약을 빼놓을 수 있을까. 그런 사람이, 조조가 위공이 되는 것을 반대해 소원해지고 근심 속에 쓸쓸히 죽어간 것이다. 조조빠를가장한고도의촉빠만화로 악명 높은(?) 창천항로조차 순욱의 죽음을 자결로 처리하고 있지 않던가. 촉빠야 촉빠니까 빈 찬합을 들어 조조의 변심을 비난하겠지만 조조빠들에게도 그건 두 군신의 관계가 어긋나버린 무척 아픈 이야기일 것이다.
언젠가 순욱이 조조를 선택하고 떠난 이유에 대해 주절주절 끄적인 적이 있는데 그것은 어디까지나 순욱의 입장에서 생각해본 것이었다. 말년에 천명이 허락한다면 난 주문왕 노릇 하겠음ㅇㅇ 같은 소릴 하던 조조라면, 결국 자신을 선택하지 않은 순욱 때문에 슬프다 못해 섭섭하고 섭섭하다 못해 화가 났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그러든말든 우리 삼덕들 머릿속에서는 순욱=빈찬합=자결이라고 자동으로 키워드가 완성되기는 하지만.



Posted by 양운/견습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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