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로 간 아이돌 ‘관객모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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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제목이 좀 자극적이긴 한데, 개인에 따라서는 저렇게 느끼는 분도 분명 계시겠죠. -_-a
오늘 캣츠로 기사를 검색하다가 생각해볼 만한 정보를 하나 건졌습니다. 여러 번 강조하고 강조해서 말했다시피 저는 몇몇 뮤지컬 작품의 팬이지 뮤지컬 자체의 팬은 아닙니다. 해서, 솔직히 말하자면 제가 관심없는 뮤지컬은 아이돌을 기용하든말든 알 바 아닙니다. 뭐 캐스팅해서 잘 됐다면 윈윈이죠.(...) 그런데도 제가 여름부터 아이돌 캐스팅과 관련해 이러쿵저러쿵 투덜거리는 것은 좋아 죽는 <캣츠>가 연관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고로 기사 본문에 대해서도 <캣츠> 부분에 대해서만 잡담해보죠.
라이센스가 개막된 9월 19일부터 월요일 정기휴일이었던 어제 11월 10일까지 포함해 대략 60회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거기서 대성은 8회 출연이군요. 어쩐지. 라이센스를 6회 보는 동안 그리자벨라는 신영숙 씨를 3회 옥주현 씨를 3회 봤습니다. 그러니까 거의 반반이었습니다. 헌데 똑같이 더블이어도 럼 텀 터거는 김진우 씨를 3회 라준 씨를 1회 강대성 씨를 2회 봤단 말이지요.
여기서 라준 씨가 걸린 날은 김진우 씨가 부상이라서 언더로 들어간 때였습니다. 그리고 가장 최근(11월 8일 저녁공)에 걸린 강대성 씨 캐스팅은 카페 회원들이 두 주 전부터 어떤 경로를 통해 김진우 씨 캐스팅이라고 8, 90프로까지 예상하고 있던 차 갑작스레 빅뱅 팬페이지 스케쥴 공지를 통해서 반전(...)을 본 경우입니다. 갑작스런 변동이 없었더라면 저는 김진우 씨 5회 강대성 씨 1회를 봤을 겁니다. (여기서 캣츠의 전통상 캐스팅을 사전공지하지 않는다면서 어떻게 예상 씩이나 하느냐면, 어느 정도는 스케쥴이 짜여 있거든요. 7, 80프로는 확신할 수 있는 경로가 있긴 합니다. -_-a) 아무튼 강대성 씨가 갑작스레 출연한 8일자가 본래 강대성 씨 출연일이라고 쳐주더라도 제가 본 6회 중 2회입니다.
그런데도 저는 대성 터거를 꽤 자주 본 편에 속하죠. 캣츠 공식카페의 후기와 거기 달리는 댓글들을 보면 어제인 11월 10일까지 공연을 보긴 봤지만 대성 터거는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회원들이 생각 이상으로 많습니다. 세어보니, 주말의 낮공 밤공 모두 포함해 24회 공연에 관한 후기가 올라 있더군요.(..9월 10월에는 다들 부산에 간 호주팀에 홀릭하느라 라이센스 후기가 적었습니다 =_=;) 그 중 라준 터거가 나온 날은 10월 11일 낮/밤, 10월 30일 저녁, 11월 2일 낮공 이렇게 네 건이고, 대성 터거가 나온 날은 10월 16일 11월 8일 밤 두 건 입니다. 참고로 저 두 건 관련후기는 다 제 후기입니다. -_-;;; 나머지는 모두 진우 터거입니다. 자, 언더인 라준 터거가 더블이라지만 명색이 메인인 대성 터거의 두 배로 걸려있군요. 제가 대성 터거 후기를 처음 올렸을 때 회원들이 보인 관심과 반응을 생각하면 단지 대성이 나왔다는 이유로 후기를 쓰지 않을 사람은 거의 없을 동네라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대성 터거 후기가 제가 간 이틀치 2회 공연분에 한정된 것은 관객이 밴댕이 소갈찌라서가 아니라 진짜로 대성 터거를 볼 기회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겠지요.
(랄까 60회 중에 8회면 대략 1/6 확률인데 2/6로 걸렸잖아 나는! 뭥미!;;;)
동등한 더블 자격으로서 공연의 절반을 책임지는 옥주현 씨의 경우와 달리, 강대성 씨는 무대 외의 활동을 '본업'으로서 '병행'하고 있습니다. '과외활동'에 불과한 무대 쪽을 본업만큼 신경쓰는 건 초인적인 의지와 노력이 아니고선 거의 불가능할 거라 생각됩니다. 사람 잡을 거 아니면 출연횟수가 적어지는 것은 필연이며, 저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안 드는 무대를 봤음에도 강대성 씨 본인에 대해 동정하는 마음조차 듭니다. 하지만 제가 본 두 번의 대성 터거가 장점보다 부족한 부분이 더욱 눈에 띄었다는 건 분명히 지적해야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캐릭터와 음역대 자체가 맞지 않아 노래가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The Rum Tum Tugger는 그럭저럭 해내지만 Old Deuteronomy에선 듀엣을 부르는 상대배우에게 완전히 눌려버리며, 메모리에 버금갈 하이라이트곡인 Mr.Mistoffelees는 그의 음역대에 맞게 고친 멜로디로도 음을 정확하게 짚어 부르지 않아서 솔직히 듣기 좀 괴로웠습니다. 연기? 자신의 캐릭터 이미지는 정해 놓았지만 세밀한 연구는 하지 않았다는 느낌입니다. 순간순간 보여주는 동작은 재치있는데 그걸 강대성 씨의 '럼 텀 터거'로서는 어떻게 집중시키고 어떤 식으로 보여줘야 할지 모르는 것 같거든요. 여지껏 8회 밖에 나오지 않아서 감사하게 될 지경이라니요. 본인은 순수하게 뮤지컬을 해보고 싶어서 시작했을지도 모르겠으나, 결과적으로 <캣츠>에 있어 강대성 씨의 의미는 등장횟수로도 실력으로도 표를 팔기 위한 얼굴마담에 불과하게 되었습니다. -_-;
디씨 등지에서는 옥장군 등으로 칭하며 옥씨를 좋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가 있긴 한데, 저는 적어도 무대를 대하는 태도 즉 성실함이라는 측면에서 옥씨가 프로 뮤지컬 배우들보다 떨어지진 않을 거란 믿음이 갑니다. 실제로 옥씨의 그리자벨라는 무대에서 상당히 괜찮은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취향에 따라서는 신영숙 씨의 그리자벨라보다 더 좋아하는 사람도 적잖이 보입니다. 하지만 강대성 씨의 경우에는, 어렵군요. 본인에게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했다 해도 관객이 보는 건 무대 위의 결과지 무대 뒤의 과정이 아닙니다. 조조 4천원짜리 영화도 재미없으면 돈 버렸다는 짜증이 드는데 여섯자릿수를 가볍게 오락가락하는 값을 내고 성에 차지 않는 공연을 보게 되면 관객은 기분이 상당히 나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영화 찍느라 1년 가까이 죽어났을 스탭들의 노고는 아웃 오브 안중인 채 신나게 씹을 수 있는 사람들이 오늘 본 무대에 대해 관대할 리 없고요. 그런 관객이 불평을 토했을 때 담담이 받아들이고 더 나아져야 하는 게 프로라는 거지요. 몇몇 어린 아이돌팬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배우의 이런저런 무대 뒤 사정을 관객들이 감안해가며 좋게 봐줘야 할 '의무'는, 일반관객에게는 전혀 없습니다.
스타 마케팅은 확실히 효과가 있긴 합니다. 첫공이나 비씨할인데이 같이 특별한 때가 아닌 날에는 눈에 보이게 관객수가 차이나거든요. 대성이 나온다고 일주일 전부터 공지가 떴던 11월 8일에는 90프로는 찼던 것 같군요. 평소엔 2층의 1/3이 비어 보일 정도인데... (단순히 토요일 저녁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초중딩들이 부모를 조르게 하는 대성의 티켓파워를 무시하긴 어렵겠죠) 하지만 강대성 씨의 럼 텀 터거는 재미없고 -_- 다른 때 같으면 터거만 쳐다볼 장면에서 나는 다른 고양이한테 눈이 가고 -_- 그럼에도 언젠가는 그를 내보낸다고 페이크 쓰지 않으면 흥행에서 밀리고 -_- 무대에 서는 만큼 경험이 쌓이고 실력이 느는 것이니 차라리 아이돌 활동을 잠시 접고 무대에만 집중했더라면 지금보다는 나은 모습 보여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현실적으로는 과외활동을 위해 본업을 팽개치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란 거지요. -_-a 아이돌이란 게 적나라하게 말하면 소속사에 돈 벌어주기 위한 상품이니 본인이 가장 불편할 이런 상황을 감수해야 한다고 하면, 이제 약관인 그 친구에겐 대단히 냉혹하고 인간으로서도 모욕적으로 들릴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근데 그래야 할 상황이 되었군요.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캐스팅에 대해 투덜거리는 잡담을 썼는데 그다지 빗나가지 않아서 더욱 입맛이 씁니다.
이런 현실이 정말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