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홀로집에 1&2
..아니 그게.. 찬 바람이 솔솔 불기 시작하던 차 마악 11월이 된 그 무렵에 벌써 라디오에서 케롤 한 곡 뜨길래 괜시리 케빈이 생각났달까. 아무튼 성탄절은 케빈과 함께!(...)
그런데 커서 보는 건 느낌이 영 다르네요. 케빈이 똑똑하기도 했지만 도둑들은 정말 멍청했더군요. 게다가 이건 어디까지나 '가족영화'. 어린이 여러분 아무리 케빈 엉아가 멋있어 보여도 please don't try this at home! -_-;
(다리미 함정 흉내내다 집안 장판 태워먹은 놈을 동생으로 둔 1人)
2. 베오울프
원전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봤습니다. 듣자하니 마녀와 드래곤에 대한 해석이 좀 다르다던데, 제가 직접 원전 보기 전엔 아는 척할 게 아닌 것 같네요. 아무튼 <코난 더 바바리안> 류의 원시적인 힘으로 가득한 판타지를 무지무지무지 좋아하는 제 기대엔 좀 부족했지만 이야기 자체는 재미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거 혹시 거의 90프로 이상은 CG인 겁니까? 말탄 병사의 팔 움직임 같은 데서 미묘하게 실물이 아니라는 느낌이 나서요. 뭐랄까 엄청 잘 만들어진 게임 동영상..?
3. 골든 에이지
일단 영화관 한 번 까자. 이거 엿새만에 내린 건 무슨 의도냐...? 상영 마지막날 전날 우연히 검색 안 했으면 놓칠 뻔 했잖아.-_-; 그렇게 잘 안 팔렸습니까 이거?;
전작인 <엘리자베스>에서 엘리자베스 1세를 맡은 케이트 블란챗이 대단히 멋있었기에 이번편도 기대했습니다. 역시 유감없이 발휘되는 여왕님 포쓰, 시작부터 그 월싱엄의 뒤통수를 인정사정없이(...) 아니 보던 제가 뒤통수가 섬뜩하던데요.(...) 한편으로는 전작 때도 그랬지만 2시간 안에 십수년의 역사를 우겨넣다보니 타임리프가 좀 있더군요. 뭐 재미있으니까 됐습니다. 엘리자베스 1세 치하의 영국 역사를 보러 간 게 아니라 케이트 블란챗과 제프리 러시 보러 간 거니. 영화가 말하고 싶은 것도 그 시절 역사라기보단 인간으로서의 여왕님인 것 같고.
그보다도 보는 내내 재미없네 뭔 소리야 조잘거리던 학생들. 먼나라 이웃나라라도 읽고 오지 그랬나.
4. 오페라의 유령
며칠 전에 적은 대로 웨버의 뮤지컬이 원전인 04년도 작품입니다. 저 뮤지컬에 빠졌을 땐 고3 주제 이틀에 한 번은 몰래 ost 들었더랬는데, 덕분에 아직까지도 런던 오리지날 캐스팅 버전이 처음부터 끝까지 귀에 박혀있습니다.(...) 오페라나 뮤지컬같이 호화스런 문화를 즐길 여력이 없는 서민을 위한 것이 영화, 고로 뮤지컬을 보러 올 수 없었던 이들을 위해 작품을 통째로 스크린에 옮기는 게 이 영화의 목적이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 것 같네요. 그렇지만 공간활용이 비교적 자유로운 영화에 공간 자체가 제한되어 있는 뮤지컬을 그대로 옮긴 것은 약간 실수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영화에서 무대 뒤를 비춰준 것은 마음에 들었지만 그 외에는 전체적으로 뮤지컬이 훨씬 화려하고 신비롭고 굉장했다는 느낌입니다. 드러내지 않으니까(정확히는, 드러낼 수 없으니까) 더욱 상상의 여지가 있달까... 영화에는 영화 나름의 장점이 있는데 연출 자체도 좀 뮤지컬에 갇혀 억눌린 느낌이고요. 그렇게 영화화할 거였으면 차라리 오리지날 캐스팅 공연 디비디를 내주지 ㅠ_ㅠ 어쨌거나, 그 때 그 뮤지컬에 푹 빠졌던 건 공부만 아니라면 100분 토론도 재미있어지는 고3 증후군 탓은 아니었던 게 확실하다는 걸 다시금 깨닫습니다.
5. 어거스트 러쉬
왜 올드캣님이 아나킨 파드메 추즌원 가족이라고 하셨는지 알겠습니다.(...) 그리고, 왜 그분이 예전부터 쭉 프레디 하이모어 말씀만 하셨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프레디 하이모어를 본 영화는 두 편 뿐이었는데 이 영화에서는 거기서 본 이미지를 볼 수 없더군요. 그냥, 어거스트였습니다. (아냐, 피터는 있었을지도. 눈물이 아롱아롱하던 피터는 있었을지도- 퍽퍽)
그나저나 값싼 조조라선지 전연령가라선지 고3들이 심심했던 건지 학생들로 객석이 거의 다 찼더군요. 사람 많은 건 싫은데 돈 없는 분은 심야로..=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