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낮공은 라이센스 캣츠가 개막한지 정확히 100회를 맞은 무대였습니다. 단관 때 나름 순위권이라고 생각했더니 어이쿠, 2열 30번이더군요. b구역 오른쪽 통로석입니다. 예매에서 승리한 분들로부터 팁을 얻어들었지만 공유해도 되는 건지는 허락받지 않았으니 넘어가겠습죠(...). 이 자리는 안쪽으로 좀 들어간 위치라 호주팀 땐 고양이와의 접촉에 큰 기대를 갖기 어려웠더랬습니다. 그런데................................ -_-*
자, 오늘은 옥벨라 진우 터거였습니다.
사진 왼쪽은 100회 기념으로 공식카페에서 돌린 떡입니다. 오른쪽은, 실은 본래 제 표가 아닙니다. 단지 저는 홍경수 씨의 글씨가 너무 아름다워 보였을 뿐이고..! 본래 저 표 주인께선 제가 받은 표 뒷면의 유회웅 씨 사인을 원하셨을 뿐이고..!
제가 본래 받았던 표는 앞면 옥벨라 뒷면 회웅 미스토 사인이었습니다. 저 표는 앞면 경수 멍커 뒷면 대성 터거더군요. 다른 분들 표를 보니 이 조합은 랜덤한 게 아니라 일부러 그렇게 맞춘 것 같았습니다. 그나저나, 정말 경수 씨 목소리 좀 듣고 싶군요. 자꾸 이분이 오르는 날을 피해가니 더 환장하겠습니다. =_=
1.
네이밍 때 알론조가 시를 읊는 곳이 바로 이 자리더군요. 두산 알론조(..라고 하니 뭔가 프로 스포츠팀스럽군요. 내년도 고제트의 선전을 기원합니닷!)가 눈을 착 내리깔고 저만 바라보며 그 훌륭한 목소리로 시를 읊는데, 우하... -_-*. 터거의 메카라빔엔 민망해하며 요리조리 눈 돌리던 제가 알론조는 끝까지 뚫어져라 쳐다보았습니다. 저에게 있어 알론조는 참... 애증이군요.;
2.
오늘의 제니는 제미마의 왕브리타 씨였습니다. 천선화 씨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지 좀 걱정스럽네요.
왕브리타 씨는 대화할 때는 낮고 가느다란 목소리던데 무대에선 그야말로 안주인님! 쩌렁쩌렁 박력만땅! 멋지더라고요. 평소엔 제미마 목소리를 거의 듣지 못해서 몰랐네요.; 그리고 안주인께서 멋져주시면 바깥양반도 한 가락 해주셔야죠. 제니를 뒤에서 찌르려다 들킨 인영 스킴블은 따다다다다닥 소심하게 탭 소리를 내면서 뒷걸음질쳤습니다. 절로 풉! 소리가 나더군요. 인영 스킴블은 제니한테 꽉 잡혀 찍 소리도 못 하고 사는군요? -_-* 미스토는 오늘따라 장난이 더 심했던 듯. 춤 중간에 스킴블과 콱소가 바짝 붙어 앉을 때 끼어들어서 갈라놓고 천연덕스레 내빼는 식이더군요. 결국 끝날 무렵 콱소한테 쥐어박혔습니다.(...)
3.
진우 터거가 간택하는 기준은 끌어내도 거부하지 않고 같이 잘 놀아줄 것 같은 사람이라 합니다. 그러니 b구역과 c구역 통로석을 잡는 분들은 진우 터거를 뚫어져라 바라보시면 기회가 올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안 해도 기회가 오는 날에는 오긴 합디다만.(...)
오늘 진우 터거는 세번째 줄까지 가서 탐색을 하는 척 둘째줄로 돌아왔습니다. 표를 확인한 순간 어쩐지 좀 위험하다 싶더니;;;;;;; 이 양반이 키가 크다보니 덥석 잡혀 끌려나갈 때 순간적으로 이분 가슴팍에 모자 챙이 퍽 꽂힌 게 좀 미안했습니다. 폴짝폴짝 걸음도 가볍게 뛰어가서 정수리에 쪽도 해주시고(이 모자는 대체 무슨 복을 받은 거냐..?), 무대로 돌아가는 길에 제자리까지 친절하게 바래다주더군요. 끌려갈 때 떨어뜨린 물건 챙기느라 허리돌리기 가는 순간 다른 고양이들이 뭘 하는지 놓치고 말았지만 키보드를 두드리는 지금까지 실실 웃음이 나옵니다.
네 지금 자랑한 거 맞습니다. 열폭댓글 환영합니다.(도망)
4.
버스토퍼 때는 성격 나쁜 친구 때문에 미묘하게 고생이 많은 알론조와 너무너무너무 귀여운 파운시벌을 보는 재미가 갈수록 쏠쏠하네요. 모자가 무대로 나오니 파운시벌이 먼저 나서서 자기가 가져다 놓겠다고 버둥버둥 하더군요. 허락이 떨어져 신나게 모자를 밀고 나가자마자 텀블이 파운시벌의 꼬리를 잡아당겨 버립디다. 파운시벌이 돌 맞은 개구리마냥 납작 엎어진 순간 스킴블이 절묘하게 모자를 끌고 가더이다.(...) 파운시벌의 고난은 그게 끝이 아니더군요. 버스토퍼가 한창 자기 자랑을 할 때 텀블과 파운시벌이 구석에 앉아서 뭘 수군수군하던데, 보아하니 부잣집 영감님을 뵌 김에 배 터지게 맛난 거 얻어먹자고 텀블이 꼬시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살랑살랑 아양을 떨러 나왔더니 버스토퍼 한다는 말, "앞집 개나 줘버려~" 파운시벌은 머리를 싸쥐고 온몸으로 OTL이 되었습니다. 으하하하!;;;
5.
멍고제리 요녀석이 요즘 더블윈밀을 돌고 나면 듀터로노미가 납실 때까지 술 한 병 까면서 자축하는 버릇을 들인 모양입니다. 오늘도 럼플티져는 짝이 먹인 술에 단번에 가버려서 등 돌리고 헤롱거렸습니다.;;; 그러든말든 멍고제리는 땅콩으로 추정되는 안주거리를 까먹으면서 하계를 구경하시고.
멍커스트랩은 오늘도 애 보느라 고생이 많습니다. 순찰견이 술집으로 땡땡이를 친 직후 마주친 피크와 폴리클의 럼플티져와 멍고제리는 이쪽도 술을 마시고 있었던 건지 뭘 우물거리면서 어기적어기적 나왔더랬습니다. 하하, 이젠 이게 이렇게 이어지는군요. ^^ 만사가 귀찮다고 바닥을 굴러다니다 늦게 나온 플라토는 멍커스트랩한테 엉덩이를 걷어차였습니다. 알론조가 훈계하면 투덜투덜하는 주제 멍커스트랩한텐 아무 소리도 못 하데요. 하긴 주먹이 강맹해 보이는 윤식 멍커니까요.(...)
6.
젤리클볼이 끝나고 첫번째 메모리를 부를 때 옥벨라가 흘리는 눈물은 무대에 뚝뚝뚝 떨어질 정도입니다. 제 생각에 라이센스의 그리자벨라가 진짜로 버림받았다고 느끼고 눈물샘을 자극받는 건 멍커스트랩이 외면하고 떠나는 순간일 듯. 까닭없이 닭살이 돋는군요.;;;
7.
오늘은 관객구성이 다채로웠습니다. 1층 맨앞줄에는 100회 기념으로 단관을 나온 캣츠팬들이 포진한 한편 군데군데 드레스(눈 앞에서 본 건 난생 처음입니다;)와 턱시도 차림의 어르신들이 있었고 2층에는 우주소년단으로 추정되는 초등학생들이 대거 현장학습을 왔더군요. 인터미션 때 2층의 반응이 여러가지 의미로 굉장했습니다.;;; 그 와중에도 저는 가만 있던 저에게 먼저 앞발을 내밀고 제 뒷좌석분이 내민 손에는 툭툭툭 잽을 날리던 알론조 때문에 웃었습니다. -_-* 일요일 낮공연이라 배우들의 피로가 극에 달했을 테니 장난이 평소보다 덜할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적극적인 분위기인 게 기합이 팍 들어간 것 같았습니다. 100회라는 게 의미가 크긴 하죠. ^^
8.
음, 저는 귀여운 걸 보면 귀엽다는 칭찬(물론 귀엽다는 표현은 상황과 듣는 사람에 따라 칭찬이 될 수 없기도 합니다)을 하기보다는 괜히 갈구고 괴롭히고 놀려대는 쪽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실라밥에 대해 갈구는 차원을 넘어선 우리의 럼플티져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가씨 우리 같이 한 잔 하며 이 복잡미묘한 심리에 대해 논해보실까요.(...) 오늘은 콱소의 가드도 통하지 않더군요. 콱소의 품에 파고들어 숨어버린 실라밥을 끝까지 쫓아가서 빼곡 빠져나온 머리에 두두두두두 주먹을 꽂아넣던 럼플티져, 아아 럼플티져 ㅠ_ㅠ
9.
이전에 봤을 때는 원호 스킴블이 워낙 강렬해서 인영 스킴블에 적응하기 어려웠는데, 이번에 보니 이분도 참 재밌더라고요. 그 때 느낀 건 묘하게 현실적인 소시민 느낌의 이장님이었는데 오늘 보니 이장은 이장이로되 활발함이 지나쳐 촐랑대는 구석이 있는 아저씨였습니다. 딸바보 주책바가지의 원호 스킴블이 평소 고양이들과의 관계 같은 디테일에서 빛난다면, 인영 스킴블은 스킴블 소개 부분에서 가장 번쩍번쩍 빛이 난다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멍고제리를 따악따악 쥐어박을 때. 낄낄낄;;;)
10.
진우 터거가 요즘 컨디션이 안 좋은 건지 전체적으로 안무에서 살짝살짝 실수가 보이더군요. 카페분들 같은 팬들은 몇 번 씩 보러 가니 다른 모습도 알지만, 대부분의 관객들은 그 날 딱 한 번만 보러 가겠죠. 어제 본 공연과 오늘 본 공연, 그리고 내일 본 공연이 결코 같은 모습일 수 없다는 게 실황공연의 장점이지만 단점이기도 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100고비를 넘긴 지금 서울 막공까지 한달 약간 넘게 남았습니다. 배우들이 끝까지 힘을 내서 다치는 일 없이 캣츠를 찾는 모든 관객들에게 최고의 공연을 보여주셨으면 싶어집니다.
그건 그거고, 미스토 소개는 누가 뭐래도 메모리에 버금갈 하이라이트라니까요. -_-* 오늘은 유회웅 씨 쪽이 컨디션이 좋았던 건지 평소보다 컨져링턴 횟수가 더 많은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 곡에서의 터거와 미스토에게는 곡 처음부터 끝까지 박수를 쳐도 힘들지가 않습니다. -_-*
마법이 시작되자 콱소가 실라밥의 두 팔을 잡고 흔들면서 얘 뽑아줘! 를 온몸으로 외치더군요. 하지만 미스토의 선택은 카산드라죠. (랄까, 납치하고 싶은 고양이 1위인 게 분명한 실라밥한테 이런 걸 시켰다가 진짜로 납치되면 어쩌려고?!) 카산드라가 희생(?)되고 나서 하릴없이 타이어 근처를 돌아다니던 실라밥은 미스토가 한창 마법을 부리느라 들썩들썩하던 빨간 천에 관심을 보이더군요. 건드리려다 제니한테 쥐어박히고 끌려나왔습니다. 근데 그 불똥이 엉뚱한 데로 튀었단 말이죠. 실라밥 근처에 얌전히 있던 파운시벌과 빅토리아가 앰하게도 같이 혼쭐이 나서 무릎 꿇고 두 손 들고 벌을 섰습니다. 생각해 보니 이 셋은 제니한테 교육받는 쥐 세 마리더군요. 아니 이건 연대책임인 겁니까!;;;
11.
타이어가 올라갈 때 실라밥이 파운시벌을 들어올리려다 실패하고(...그 체격차로!;;;) 대신 파운시벌이 실라밥을 들어올려 주더군요. 파운시벌은 짝인 빅토리아보다 실라밥과 더 자주 붙어다니던데, 이 틈을 잘 노린다면 몇몇 분들의 소원대로 텀블브루터스의 빅토리아 탈환이 가능할지도?! 그러고 보니 텀블이 파운시벌을 잘 괴롭히네요. 알론조 앞에선 배를 보이고 헥헥거리는 주제 파운시벌 앞에선 형 노릇을 하겠다고라. 빅토리아가 무관하진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알론조는 어째 연어를 싫어하는 듯? 콱소는 캐비어가 특히 좋은가 봅니다. 고양이 입맛 조사는 계속됩니다.
12.
커튼콜 때 저 형님 앞발 잡았심다. 윤식 멍커의 손끝은 따뜻했심다. 포기하다시피 했던 아우님의 간택에 형님까지 와 주셨지, 캣츠 보면서 꼭 이루고 싶었던 나머지 소원을 한꺼번에 이뤄버려서 대략 정신이 멍합니다.;
...아, 아니 아직! 아직 하나 남았으니까! 아직 정신줄을 잡을 순, 아니 놓을 순 없습니다!;;;
문의해 보니, 서울 막공인 1월 18일 저녁에 세 번째 도장을 찍으면 쿠폰이 나오지 않는다 합니다. 막공 자리를 얻을 경우 그 날이 딱 세 번째가 될 텐데 좀 아쉽습니다. r석이 걸린 건데, 쩝쩝.(...)
p.s. 공식카페 쪽에서 댓글로 들은 이야기인데, 예상치 않은 단관이 끼는 바람에 13일 저녁공이 100회였다는군요. 이게 정확히 무슨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 합니다. 14일 낮공이 공식카페 쪽에서 100회 기념 단관을 잡은 공연인 것 또한 사실이니 그게 그거겠지 하고 대충 넘어갑니다.(...)
Posted by 양운/견습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