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감상 : 나쁜 남자 이병헌은 새침하고 새초롬하다.

이병헌 씨의 작품을 많이 본 건 아니기 때문에 단정지어 말하기는 좀 어렵습니다. 하지만 가장 최근에 접한 <놈놈놈>때 그랬고 이번에도 그러니 이런 인상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군요. 이분 눈가는 항상 촉촉하게 젖어있어서, '무시무시한 악인'으로 무게를 잡고 있다가도 눈이 클로즈업되는 순간 뭔가 '짠한 악당'이 되어버리네요. 창이가 딱 그랬죠. 원작의 스톰 쉐도우가 어떤 캐릭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병헌 씨가 이번 영화에서 보여준 이미지로 보면, 나쁜 놈은 나쁜 놈인데 뭔가 오해를 많이 샀다거나 기타 등등의 흑역사(그것도 남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데 자기 자신은 엄청난 일로 받아들인 결과)로 인하여 비뚤어진 새침하고 소심한 악당이네요. 과거회상 직후 보여준 클로즈업 한 장면만으로 이런 인상이 생기다니, 무섭습니다.^^; 한동안 동인 쪽 분들이 놈놈놈에 버닝하며 창이를 마구 괴롭혀주던 심정을 이해합니다 하고 말고요;;;

<지 아이 조>라는 영화 자체는 그리 재미가 없었습니다. 첨단장비가 우수수 쏟아져 나오고 액션도 박력 넘치긴 하는데, 뭔가가 빠진 것 같은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 아이언맨을 볼 때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스토리적인 면은 기승전결이 좀 불분명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냥 다음에 어떠어떠한 장면&액션을 보여주기 위해 나열된 바닥판 정도랄까요. 어차피 이 영화의 중점은 스토리가 아니니 큰 문제는 없겠지만 제 취향에선 이미 아웃입니다. 그렇다면 액션이 좋아야 할 텐데. 주인공과 친구가 장갑을 착용하고 파리 도심을 "달려서" 자동차를 추격할 때 사뿐히 즈려밟힌 도로&유리가 멀쩡하다던가, 마하로 달리는 전투기가 도심을 훑고 지나갔는데 별 일 없다던가, 아무튼 액션을 보면서 계속 낄낄 웃었네요.;; 장비가 너무 첨단화되다 보니 더더욱 현실감이 떨어져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현실감이란 건 픽션이 논픽션과 100프로 싱크로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그 작품이 담은 세계관 안에서 작용되는 논리나 물리법칙 등등에는 맞아 떨어져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세세한 데서 조금만 신경 써줬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제가 액션에 열광하려면 피와 땀이 흩날리고 인간의 근육이 춤을 춰야 하거든요.;;; <코난 더 바바리안>이나 성룡 아저씨 영화들, 전쟁물 특히 2차대전을 다룬 작품들이 왔다죠 -_-b 그나마 첨단장비가 동원되더라도 <스타쉽 트루퍼스>처럼 표현되어야 흥분한다면 설명이 될는지.(...)
결론적으로, 취향에서부터 아웃이라 재미가 떨어졌던 것 같습니다. 재미만 놓고 보면 저는 <해운대>가 더 좋았습니다.;


p.s. 본문과 상관 없는 뱀발- 응원단장님... 형저'매'를 보세요. 그리고 힘내세요. 응원단장님 믿고 싶어요. ㅠㅠ
Posted by 양운/견습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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