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소니 랩(마크 코헨 役)의 친필사인
앤소니 랩의 사진 (망할 휴대폰 내가 디카를 지르던가 해야지 -_-;)
설명이 必要韓地?
1. 앤소니 랩, 아담 파스칼
아아, 조나단 라슨이 고르고 조나단 라슨과 함께 연습했으며 조나단 라슨이 가장 먼저 만난 마크와 로저! ㅠㅠ
극 내내 열심히 박수와 환호가 터지고 모린의 선동에 즉시 음메~ 거릴 정도로 관객 호응이 엄청났습니다. 특히 앤젤 등장 타이밍에서 터지던 박수와 휘파람을 보면 렌트의 팬인 분들이 다수를 차지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단관을 온 카페가 있긴 했지만 서른 명 만으로는 그런 즐거운 분위기가 객석 1층 2층을 가리지 않고 터질 리 없거든요. 즉, 많은 관객들이 앤소니와 아담을 보러 왔을 거란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그들은 명불허전이었습니다. ..사실 명불허전 운운할 것도 없이 디비디만 돌리면 이분들의 옥음이 나오죠. 저도 거기에 넘어가서 골골거리다가 내한 소식을 듣자마자 득달같이 질러버린 것이니. OTL
아담 파스칼은 영화에선 오히려 자제한 거였나요? 노래에서 터지는 카리스마가 장난이 아니더군요. 아예 반주까지 제압해버리던데요.;;; 미미를 맡은 분이 어지간히 단단하게 캐릭을 굳히지 않았다면 첫 번째 튕김에서 바로 쫄아버릴 로저였습니다. 앤소니 랩은 제가 영화를 통해 키워온 인상 딱 그대로 연기하고 노래했습니다.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내 앞에 앤소니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저 좋아서 눈에 뵈는 게 없긴 했습니다만;;;
가까이서 본 앤소니는 투명하고 부드러운 하늘색 눈이 아름다운 남자였어.. "감사합니다"라는 한국어 발음도 원어민 수준이었지... 아아 내가 이 두 눈으로 앤소니를 보고 앤소니와 대화(랄까 앤소니가 한 말은 감사합니다 하나였지만;)까지 할 날이 진짜로 올 줄이야... 꿈이라면 깨지 마라 ㅠ_ㅠ
앤소니의 마크와 아담의 로저를 기대하고 간 거였지만, 다른 배우들도 무난하게 제 몫을 잘 해낸 덕에 두 배우'만' 보고 나오진 않았습니다. 다만, 뭔지는 모르겠지만 2%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귀에 익고 눈에 박힌 것이 있었던 탓일까요? 여기에 이디나와 제시가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하고.. 아니... 이건 그냥 디비디를 꺼내든가 유튜브에서 렌트 10주년 기념 콘서트를 찾아보는 게 빠르지...OTL
2. VS. 영화
구구절절 생각을 하지 않고 몰입해서 보는 것이 뮤지컬을 가장 즐겁게 즐기는 방법이란 걸 절감합니다. 좋아하는 곡이 나오면 흥분해서 입모양으로 따라부르다 보니 벌써 끝나버리더군요. 말도 안 돼! 영화로 볼 때는 가끔 약간 길다는 생각이 드는 때가 있었는데, 그건 제가 디비디를 꺼낼 때마다 각을 잡고 마크 핡핡 모린 핡핡 아무튼 모두 핡핡 생각을 하면서 본 탓인가 봅니다. 이렇게 충만한 기분으로 공연장을 나서는 것도 참 오랜만이네요.
크리스 콜럼버스가 찍은 영화 버전은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에 맞추다보니 원작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뮤지컬 버전과는 약간 이야기의 방향이 달라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작 쪽은 자본주의 비판이 보다 노골적이데요. 이야기의 연결도 훨씬 매끄럽고요. (영화 쪽은 특히 what you own이 뭔가를 건너뛰고 뜬금없이 들어간 느낌이잖습니까? 곡과 곡에 담긴 메시지는 No day but today와 쌍벽을 이룬다고 생각하는데 ㅠㅠ) 그래도 감독이 렌트헤드라서 최대한 두 매체의 절충점을 찾아낸 거라는 생각은 듭니다. 이야기의 흐름을 일단 뒤로 밀어놓고 볼 때 하나하나의 장면이 시각과 함께 어우러져 다가오는 인상은 영화 쪽이 보다 강렬했던 것 같습니다. 영화니까 가능했던 Tango Maureen, 현실과 꿈의 괴리를 보다 낭만적으로 보여주던 Santa Fe는 앞으로도 영화의 손을 들어줄 겁니다. La vie bohem의 흥겨움은 말할 것 없이 영화 쪽이 끝장이었고요.(그만큼 장면이 잘렸지만요 =_=) 역시 원작을 바탕으로 영화를 찍으려면 팬이 감독해야 합니다.게다가 캐스팅이 마크 핡핡 모린 핡핡 아무튼 모두 핡핡 (...)
3. 관객 크리?
Seasons of love 들어가기 직전 웅성거리는 분위기를 깨고 올레!!!! 를 외침으로써 큰 웃음 주신 용자님께 박수! 이런 센스쟁이 -_-b 그렇지만 센스쟁이만 있었던 건 아닙니다. 돌아가는 길에 우연찮게 스탭으로 참여하는 분의 이야기를 흘려들었는데, 오늘 공연에서 누군가가 캠코더를 돌린 모양이더군요. 스탭들이 발견해서 잡으러 가니 이미 도망친 후였다던가. 어쩐지, 통로 건너 옆자리에서 웬 양복 아저씨가 1막 중반부터 무전기로 떠들다가 1막이 끝나는 순간 잡아! 를 외치며 벌떡 일어나더라니. 내막을 알기 전까지는 시끄럽게 굴던 그 아저씨를 오늘의 후기에서 성토할 생각이었습니다만, 그분에게 전적으로 책임지울 문제는 아니었네요.
뭐 이해는 합니다. 미국 본토에서도 이젠 안 해주는 앤소니&아담 콤비가 아시아에 나타나니 바다 건너에서 난리가 난 모양이던데, 그쪽 팬들에게는 그런 불법의 천사만이 희망일 테니까요. 저작권법 한 번 들은 걸로 학사졸업논문까지 우려먹었던 얼치기는 여기서 누구 손을 들어주기가 애매하네요. 명백히 불법이긴 하지만, 뭐랄까;;;;;
4. 불만
극이 진행되는 내내 좋아하는 곡들 좋아하는 장면들이 연달아 터지니 거기에 완전히 빠져들어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덕분에 정말 충만한 기분으로 나왔지요. 그런데 머리가 식은 지금 돌이켜 보면, 그것이 배우들의 연기와 렌트에 미치고 싶은 제 감정이 시너지를 일으켰기 때문인지, 아니면 홀로덱에 들어간 엔터프라이즈의 승무원처럼 제 안에서 이미 형상화된 RENT의 환상이 발현되어 혼자 즐기다 나온 것인지 그것이 잘 분간되지 않습니다. 후기를 타자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분명 아쉬운 데가 있었다는 느낌이 확고해집니다.
생각해 보니, 배우들 '모두'가 불꽃 튀는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저를 들었다 놓았다 하진 못했더군요. 제가 뜨거움을 느꼈다면 그건 렌트라는 작품 자체가 가진 폭발적인 힘 그리고 앤소니와 아담 때문입니다. 이것이 렌트라면 느껴져야 한다고 생각했던 어떤 '열정'이랄까, NO DAY BUT TODAY가 가슴이 아프도록 절절하게 박히고 라비보엠에서는 넋을 놓아버린 것처럼 미치게 만드는 그런 힘을 모든 배우들로부터 느끼진 못했던 것 같습니다. 중간중간에 조역을 맡은 분들이 크리스마스벨이 울리는데 현실은 이렇다고 음산하게 노래하는 부분에서 오히려 더 파고드는 느낌을 받은 것 같군요.
음, 역시 공연을 제대로 즐기려면 논리회로를 끊는 게 제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_-;
5. 나머지
며칠 전 제 사촌동생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습니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마냥 앉아있다가, 어느 순간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조나단 라슨의 부고를 들은 순간 초연 스탭들이 이런 느낌이었겠구나, 하고. 저녁 내내 파이널B를 돌려 듣고, 따라부르면서, 전 그걸로 위로를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했지요. 내가 앞가림을 할 만큼 돈을 벌게 되면 동생들한테 꼭 렌트를 보여줘야겠다고.
저에게 있어 RENT는 그냥 좋으니까 좋아하는 뮤지컬이었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저는 그 달라진 것을 오늘의 공연을 통해 느끼고 싶었나 봅니다. 그래서 공연 내내 흥분했고, 공연이 끝난 지금은 감상적인 기분이 되어 부족한 부분만 더 크게 다가오는 모양입니다. 확실히 조나단 라슨이 대단한 사람이었습니다. 죽고 나서도 자신과 전혀 상관 없는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것좀 보라니까요. ^^;
아아, 조나단 라슨이 고르고 조나단 라슨과 함께 연습했으며 조나단 라슨이 가장 먼저 만난 마크와 로저! ㅠㅠ
극 내내 열심히 박수와 환호가 터지고 모린의 선동에 즉시 음메~ 거릴 정도로 관객 호응이 엄청났습니다. 특히 앤젤 등장 타이밍에서 터지던 박수와 휘파람을 보면 렌트의 팬인 분들이 다수를 차지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단관을 온 카페가 있긴 했지만 서른 명 만으로는 그런 즐거운 분위기가 객석 1층 2층을 가리지 않고 터질 리 없거든요. 즉, 많은 관객들이 앤소니와 아담을 보러 왔을 거란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그들은 명불허전이었습니다. ..사실 명불허전 운운할 것도 없이 디비디만 돌리면 이분들의 옥음이 나오죠. 저도 거기에 넘어가서 골골거리다가 내한 소식을 듣자마자 득달같이 질러버린 것이니. OTL
아담 파스칼은 영화에선 오히려 자제한 거였나요? 노래에서 터지는 카리스마가 장난이 아니더군요. 아예 반주까지 제압해버리던데요.;;; 미미를 맡은 분이 어지간히 단단하게 캐릭을 굳히지 않았다면 첫 번째 튕김에서 바로 쫄아버릴 로저였습니다. 앤소니 랩은 제가 영화를 통해 키워온 인상 딱 그대로 연기하고 노래했습니다.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내 앞에 앤소니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저 좋아서 눈에 뵈는 게 없긴 했습니다만;;;
가까이서 본 앤소니는 투명하고 부드러운 하늘색 눈이 아름다운 남자였어.. "감사합니다"라는 한국어 발음도 원어민 수준이었지... 아아 내가 이 두 눈으로 앤소니를 보고 앤소니와 대화(랄까 앤소니가 한 말은 감사합니다 하나였지만;)까지 할 날이 진짜로 올 줄이야... 꿈이라면 깨지 마라 ㅠ_ㅠ
앤소니의 마크와 아담의 로저를 기대하고 간 거였지만, 다른 배우들도 무난하게 제 몫을 잘 해낸 덕에 두 배우'만' 보고 나오진 않았습니다. 다만, 뭔지는 모르겠지만 2%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귀에 익고 눈에 박힌 것이 있었던 탓일까요? 여기에 이디나와 제시가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하고.. 아니... 이건 그냥 디비디를 꺼내든가 유튜브에서 렌트 10주년 기념 콘서트를 찾아보는 게 빠르지...OTL
2. VS. 영화
구구절절 생각을 하지 않고 몰입해서 보는 것이 뮤지컬을 가장 즐겁게 즐기는 방법이란 걸 절감합니다. 좋아하는 곡이 나오면 흥분해서 입모양으로 따라부르다 보니 벌써 끝나버리더군요. 말도 안 돼! 영화로 볼 때는 가끔 약간 길다는 생각이 드는 때가 있었는데, 그건 제가 디비디를 꺼낼 때마다 각을 잡고
크리스 콜럼버스가 찍은 영화 버전은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에 맞추다보니 원작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뮤지컬 버전과는 약간 이야기의 방향이 달라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작 쪽은 자본주의 비판이 보다 노골적이데요. 이야기의 연결도 훨씬 매끄럽고요. (영화 쪽은 특히 what you own이 뭔가를 건너뛰고 뜬금없이 들어간 느낌이잖습니까? 곡과 곡에 담긴 메시지는 No day but today와 쌍벽을 이룬다고 생각하는데 ㅠㅠ) 그래도 감독이 렌트헤드라서 최대한 두 매체의 절충점을 찾아낸 거라는 생각은 듭니다. 이야기의 흐름을 일단 뒤로 밀어놓고 볼 때 하나하나의 장면이 시각과 함께 어우러져 다가오는 인상은 영화 쪽이 보다 강렬했던 것 같습니다. 영화니까 가능했던 Tango Maureen, 현실과 꿈의 괴리를 보다 낭만적으로 보여주던 Santa Fe는 앞으로도 영화의 손을 들어줄 겁니다. La vie bohem의 흥겨움은 말할 것 없이 영화 쪽이 끝장이었고요.(그만큼 장면이 잘렸지만요 =_=) 역시 원작을 바탕으로 영화를 찍으려면 팬이 감독해야 합니다.
3. 관객 크리?
Seasons of love 들어가기 직전 웅성거리는 분위기를 깨고 올레!!!! 를 외침으로써 큰 웃음 주신 용자님께 박수! 이런 센스쟁이 -_-b 그렇지만 센스쟁이만 있었던 건 아닙니다. 돌아가는 길에 우연찮게 스탭으로 참여하는 분의 이야기를 흘려들었는데, 오늘 공연에서 누군가가 캠코더를 돌린 모양이더군요. 스탭들이 발견해서 잡으러 가니 이미 도망친 후였다던가. 어쩐지, 통로 건너 옆자리에서 웬 양복 아저씨가 1막 중반부터 무전기로 떠들다가 1막이 끝나는 순간 잡아! 를 외치며 벌떡 일어나더라니. 내막을 알기 전까지는 시끄럽게 굴던 그 아저씨를 오늘의 후기에서 성토할 생각이었습니다만, 그분에게 전적으로 책임지울 문제는 아니었네요.
뭐 이해는 합니다. 미국 본토에서도 이젠 안 해주는 앤소니&아담 콤비가 아시아에 나타나니 바다 건너에서 난리가 난 모양이던데, 그쪽 팬들에게는 그런 불법의 천사만이 희망일 테니까요. 저작권법 한 번 들은 걸로 학사졸업논문까지 우려먹었던 얼치기는 여기서 누구 손을 들어주기가 애매하네요. 명백히 불법이긴 하지만, 뭐랄까;;;;;
4. 불만
극이 진행되는 내내 좋아하는 곡들 좋아하는 장면들이 연달아 터지니 거기에 완전히 빠져들어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덕분에 정말 충만한 기분으로 나왔지요. 그런데 머리가 식은 지금 돌이켜 보면, 그것이 배우들의 연기와 렌트에 미치고 싶은 제 감정이 시너지를 일으켰기 때문인지, 아니면 홀로덱에 들어간 엔터프라이즈의 승무원처럼 제 안에서 이미 형상화된 RENT의 환상이 발현되어 혼자 즐기다 나온 것인지 그것이 잘 분간되지 않습니다. 후기를 타자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분명 아쉬운 데가 있었다는 느낌이 확고해집니다.
생각해 보니, 배우들 '모두'가 불꽃 튀는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저를 들었다 놓았다 하진 못했더군요. 제가 뜨거움을 느꼈다면 그건 렌트라는 작품 자체가 가진 폭발적인 힘 그리고 앤소니와 아담 때문입니다. 이것이 렌트라면 느껴져야 한다고 생각했던 어떤 '열정'이랄까, NO DAY BUT TODAY가 가슴이 아프도록 절절하게 박히고 라비보엠에서는 넋을 놓아버린 것처럼 미치게 만드는 그런 힘을 모든 배우들로부터 느끼진 못했던 것 같습니다. 중간중간에 조역을 맡은 분들이 크리스마스벨이 울리는데 현실은 이렇다고 음산하게 노래하는 부분에서 오히려 더 파고드는 느낌을 받은 것 같군요.
음, 역시 공연을 제대로 즐기려면 논리회로를 끊는 게 제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_-;
5. 나머지
며칠 전 제 사촌동생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습니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마냥 앉아있다가, 어느 순간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조나단 라슨의 부고를 들은 순간 초연 스탭들이 이런 느낌이었겠구나, 하고. 저녁 내내 파이널B를 돌려 듣고, 따라부르면서, 전 그걸로 위로를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했지요. 내가 앞가림을 할 만큼 돈을 벌게 되면 동생들한테 꼭 렌트를 보여줘야겠다고.
저에게 있어 RENT는 그냥 좋으니까 좋아하는 뮤지컬이었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저는 그 달라진 것을 오늘의 공연을 통해 느끼고 싶었나 봅니다. 그래서 공연 내내 흥분했고, 공연이 끝난 지금은 감상적인 기분이 되어 부족한 부분만 더 크게 다가오는 모양입니다. 확실히 조나단 라슨이 대단한 사람이었습니다. 죽고 나서도 자신과 전혀 상관 없는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것좀 보라니까요. ^^;
Posted by 양운/견습기사